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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생우수입 왜 또 하나

살아있는 소 8백51마리가 호주에서 지난 20일 우리 나라로 출발했다.
이 소들은 5월 초 부산항과 인천항에 나눠 들어와 경주, 김해 등 지방으로 분산 입식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생우 수입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한우협회의 끈질긴 반대투쟁과 함께 수익성 없는 사업으로 밝혀지면서 지난해 중단됐던 외국산 생우의 수입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한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그 동안 생우수입 반대 운동에 앞장서 온 한우협회 측도 생우가 다시 들어온다는 것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보다는‘왜’라며 의아해 하는 표정이다.
그 동안 수입된 생우의 현황과 사육 후 출하된 결과, 수익성 등에 대해 짚어 보고 이 번에 또 다시 수입되는 생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수입생우 얼마나 들어왔나?

우리나라에 생우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이다.
2001년에는 총1천3백39두, 2002년에는 5백63두, 2003년 3천2백66두, 지난해에는 8백42두가 수입됐다. 총 6천9두가 9차례에 걸쳐 국내에 들어와 입식, 폐사 및 도축되고 현재는 8백여두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남아 있는 생우들도 대부분 국내에서만 1년 이상 장기 비육된 것으로 판로확보가 어려워 손해를 감수하고 계속 사육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생우는 대부분 수입업자가 구매해 자체 매장을 통해 판매하는 방법으로 시장에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수입생우의 품질은

2003년 부산에서는 수입생우의 맛을 평가 받기위한 시식행사가 있었다.
수입생우, 사육업자, 유통관계자 등 1백 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수입생우의 등심, 안심, 갈비 등을 구워 맛을 평가받았다.
이날 시식한 고기의 등급은 시험 도축한 C1 과 C2 등급으로 육색이 국내산 육우 보다 약간 진한 정도이고, 두꺼운 지방으로 C등급 출현율이 높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참석자들은 수입생우의 맛이 수입업자가 한우수준이라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한우와는 맛 등에서 품질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 첩보작전 방불케 한 한우협회의 수입생우 입식 저지운동

생우수입이 본격화됨과 동시에 한우협회의 생우 입식저지 운동에도 불이 붙었다.
한우협회는 각종 유인물을 제작·배포하며, 농가들에게 생우입식을 자제해 줄 것을 홍보하는 한편, 인천항, 부산항 등에서 수백명의 농가들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고 생우 수입에 대한 협회의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또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항구에서부터 생우운반차를 추적해 농가에 소가 입식되는 것을 몸으로 막는 열의를 보였다. 때로는 이 과정에서 생우운반차와 첩보작전을 방불케하는 쫓고 쫓기는 긴박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으며,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한우협회는 또 2003년말 한우사랑 유통투명화 감시단(초대단장 문유상)을 발족시켜 수입생우가 한우로 둔갑 판매되는 것을 철저히 봉쇄하는 동시에 국내 쇠고기 유통질서 바로잡기에 직접 나섰다.
당시 생우 입식저지운동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남호경회장을 비롯한 각 시·도지회장 등 현 한우협회 임원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지역에서는 물론 타지역에서라도 수입 생우에 대한 문제라면 몸을 아끼지 않고, 항상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우협회와 수입업자들은 지속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매번 서로의 강경한 입장차이만을 확인한 체 헤어졌다. 한우협회 측의 주장은 들어온 생우에 대해 전량 수입업자들이 책임지고 수입생우로 팔리게 할 것을 요구했지만, 수입업자들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돈 안 되는 수입생우

전북 지역에 입식된 수입생우 10두가 2003년말 농협 서울축산물공판장에서 공개 경매됐다.
지육 kg당 4천7백85원에서 5천3백29원에 낙찰, 두당 가격으로 환산해 최고가 2백91만4천9백63원(지육 547kg×5,329원)에서 최저가 2백40만9천6백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매된 수입 생우는 구입원가가 두당 2백20만원 정도였고 국내에서 10개월 가량 사육하면서 투입된 사료비 등 제반비용 1백만원을 합하면 최소 생산비만 3백20만원에 이른다는 것. 이를 감안할 때 생우 입식농가들은 두당 최소 20만원이상의 적자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축된 생우 10두는 모두 C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육중량이 4백98kg에서 5백98kg, 등지방 두께가 16∼26mm로 두껍게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 동안 도축된 소들은 대부분 수입업자들이 구매해 자체 매장에서 판매했으며 이 부분에서 다소 높은 가격에 소를 구입해 입식농가에게 일정부분 손해를 보상해 줬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입업자들은 농가에게 수입생우 입식을 권유하면서 일정수익을 보장하겠다며 접근했던 것이 무주지역 입식농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높은 가격에 소를 사주어 농가의 수익을 보장해 줬지만 판매부진 및 가격하락으로 인해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농가들이 피해를 떠 안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언론을 통해 수입생우가 수익성 없다는 내용이 퍼지면서 입식농가들은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서 출하를 미루는 상황이 발생했다. 때문에 한때 수입생우 입식농장에서는 국내에서만 16개월 이상 장기 비육된 생체중 1톤 이상의 출하 지연된 소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수입생우 사육농가 피해 재발 우려

수입 생우를 사육해 본 농가들 사이에‘수입생우 사육이 돈 안 된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지난해 2월 이후 1년 넘게 수입 생우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다.
1년 이상 잠잠하던 수입생우가 또 다시 들어오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그 동안 사육해 본 결과 수익성이 없다는 것이다. 여러 수입 생우 사육농가들이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오히려 손실을 보았다는 점에서 또다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입 생우를 사육하기에 앞서 한우로 둔갑판매하지 않고 수입생우로 판매한다면 수익성이 없다는 점과 이로 인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는 농가들의 신중한 태도가 요구되고 있다.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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