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세계다." 세계최대규모와 설비의 화인코리아(대표 나원주) 오리종합처리장이 지난 4월 마침내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전남 나주시 금천면 고동리 1만6백여평의 부지에서 첫삽을 든지 1년5개월만이다. 이는 곧 국제경쟁시대하에서 한국오리산업이 지금까지의 수세적 입장에서 앞으로는 공격적 위치로의 급전환을 예고함과 동시에 단순히 화인코리아라는 개인기업의 경영차원을 넘어서 국내 오리산업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큰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설계부터 안전성확보에 초점 화인코리아의 나원주사장은 "오리종합처리장은 최신식 시설이나 규모는 물론 HACCP 기준을 훨씬 능가할 정도의 수준을 확보, 철저히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을 생산한다는 개념하에 설계와 설비가 이뤄졌다"고 자신있게 밝히고 있다. 실제로 건축연면적만도 3천9백65평에 달하는 이곳은 시간당 평균 4천수의 생산능력을 지니고 있어 지난해 월평균 국내 오리생산량을 3백여만수로 추정할 때 이공장의 일일 최대생산능력(9만수)만으로도 국내 생산의 90% 이상을 커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생산규모에 못지않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최첨단 설비라인이다. 여기에 나사장의 말대로 각공정 곳곳에서 오염원 차단에 특히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이중 도압장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채택된 에어칠링 시스템은 오리종합처리장의 손꼽히는 자랑거리. 생산방식에 따라 2기의 에어칠링 시스템을 개별가동, 제품특성에 맞는 최적의 조건으로 냉각이 이뤄지게 되는데 그 처리시간이 1시간50분, 냉각소요거리도 5km에 이른다. 물론 도체중의 감소가 불가피하나 이를통해 보다 신선하고 위생적인 오리고기 생산이 가능한데다 유통기한도 신선상태로 10일 정도를 유지, 해외수출에 절대적 잇점을 지닌 것이 특징이라고. 더욱이 냉각실 규모도 신선·토치냉각실을 합쳐 3백여평에 달해 일반 도계장의 그것을 능가한다. 설계부터 식품안전성 최우선 전자동냉각 적출라인에다 항문절단기를 통한 완벽한 내장적출과 함께 Clean Zone과 Dirty Zone으로 분리된 생산컨베이어 라인을 설치, 설계서부터 컨베이어의 연속이동에 따른 제품오염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최신식 자동제빙기와 박스 자동세척기는 도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 가능성을 최소하려는 세심함이 엿보이는 시설이기도 하다. HACCP 기준에 중요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환경·공조설비의 경우 내부온도를 12℃ 이하로 유지토록 설계, 제품의 신선도를 최적의 조건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국내 HACCP 기준인 15℃를 밑도는 수준. 공장내 Dirty Zone에 설치된 스크라바는 집진 및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최신형설비와 Clean Zone의 AHU공조기에 UV살균램프까지 설치, 내부순환공기 살균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오리종합처리장에서 주목할 부분. 이외에 도압장 반입 모든 오리들을 홀딩해주며 자동온습도 조절과 작업소음 및 자극적인 냄새까지 차단되는 최초의 현대식 계류장 및 공장내 진입로 차량동선을 구분 생계차와 제품차진입도 별도로 통제되고 있다. 해외시장 겨냥 이러한 초대형 최첨단 종합처리장의 등장은 전근대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국내 오리업계의 제품생산 수준을 몇단계 끌어올려 보다 신선하고 위생적인 오리육의 대량생산체계를 구축, 고품질의 안전성이 확보된 식품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극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자가도축 성행으로 야기돼왔던 위생문제와 가금인플루엔자 논란을 빚고 있는 중국산오리고기 수입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신뢰를 쌓음으로써 그만큼 오리고기 소비촉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질 수 있게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이곳 종합처리장에서 생산된 신선오리육에 첫 출시되던 날에는 주문량이 2배이상 폭주하기도 한 사례는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뒷받침 해주는 사례. 한 오리육대리점 관계자는 "화인코리아의 기존라인하에서는 생산제품이 물량증가가 이뤄지면서 잔모처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품성이 저하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신선상태로 상품성도 높고 유통기한도 상대적으로 긴 제품이 생산된 이상, 시장에서 마다할 리 없다"며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더욱이 전세계적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최첨단 시설과 생산규모를 갖춤으로써 내수시장을 잠식해온 수입오리육과의 경쟁은 물론 이제 막 해외수출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한국 오리산업에 대한 해외바이어들의 시선도 예사롭지 않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인코리아측도 이번 오리종합처리장 완공을 계기로 올해 9백톤 5백45만불, 오리털가공장과 육가공설비 및 수출전용축사가 완비되는 오는 2003년말경에는 년간 1천5백만달러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공동의 발전" 시너지효과 방안 찾아야 그러나 화인코리아는 이번 종합처리장 완공과 가동에 따른 무한한 성장가능성과 함께 한국오리산업의 맏형으로서의 업계 전체를 이끌어가야한다는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국내 오리업계는 시장점유율이나 영향력면에서 사실상 화인코리아 주도체제로 굳혀졌다. 더욱이 오리업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화인코리아의 독주에 대한 불만과 위기의식이 팽배해져만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뜻있는 업계관계자들은 "화인코리아가 개인기업이라기 보다는 오리업계의 공인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따라서 화인코리아로서는 기업이윤추구와 오리업계 동반발전이라는 이해속에서의 갈등이 올 가능성도 높은 만큼 이번 오리종합처리장 가동을 계기로 기업 자신뿐 만 아니라 한국오리산업 공동의 발전이라는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한 화인코리아의 합리적인 경영체계 확립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