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출하량 증가에도 박피 하루 1천두 안돼
도무지 종잡을수 없는 돼지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만해도 당초 예상을 훨씬 밑도는 가격에 머물렀던 전국도매시장의 돼지 평균가격은 이달들어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9일 박피기준 지육kg당 5천원대를 넘어선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5천347원을 기록했다.
명절 2주전부터는 돼지가격이 떨어진다는 통념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실제로 전체적인 시장상황만을 감안하면 최근의 가격추세는 납득하기 어렵다는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지난달 하루 6만5천두를 밑돌았던 돼지출하두수는 이달들어 6만7천두 안팎으로 늘어났을 뿐 만 아니라 지난 10일 이후에는 7만두를 넘어서고 있다.
반면 돼지고기 소비는 크게 위축돼 있다.
유통업계의 한관계자는 “삼겹살은 정말로 안팔린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품절현상을 보이는 목심의 경우 백신접종 횟수 증가에 따른 이상육 발생급증으로 절대적인 공급량이 부족해서 그렇지 수요는 많지 않다”며 “그나마 명절용 갈비수요 역시 기대에는 못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동안 돼지가격을 지탱해 오던 하부위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수급상황과 시장가격의 괴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FMD 사태속 이동제한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박피를 중심으로 한 도매시장 상장물량이 감소한 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이달들어 도매시장의 박피상장 물량은 하루 1천두가 채 되지 않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명절을 앞둔 농가들의 조기출하추세로 지난달 보다 다소 늘었다고는 하나 탕박상장 역시 5천두 중반에 머물고 있다.
도매시장의 한관계자는 “이동제한 농장의 지정도축장 출하로 도매시장 상장물량이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며 “더구나 중도매인들의 경우 주요 거래처인 정육점의 설수요 물량이 지난주까지 이어진데다 FMD사태로 인해 물량확보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불안감까지 겹치며 경락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기형적인 국내 돼지가격 결정구조가 최근과 같은 이상가격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높은 원료육구매 부담에도 불구하고 설명절 이후 ‘삼삼데이’를 겨냥한 물량확보와 일부 부위의 수요를 맞추려는 육가공업계의 가동률 유지 추세도 한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수급 상황과 동떨어진 돼지가격과 이로인한 육가공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돼지가격 결정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