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ml 우유 출고가 대비 유통마진 무려 48%
생산-소비자 모두 큰 부담…재조정 필요
우유소비 둔화의 가장 큰 이유는 중간유통마진이 너무 높아 소비자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히 요망된다.
서울·매일·남양·빙그레 등 국내 굴지의 우유업체에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우유 공장도 출고가격은 1천ml의 경우 1천704원 전후다. 소비자가격은 E마트를 기준할 때 2천520원 내외로 조사되어 유통비용은 816원이다. 출고가격 대비 48%가 유통마진인 셈이다.
특히 200ml들이 소포장 팩의 경우는 공장도 출고가격이 460원인 반면 소비자가격은 E마트의 경우 730원이며, 일반마트는 850원으로 유통마진은 각각 270원과 390원이다. 일반마트의 유통마진은 공장도 출고가격 대비 무려 81%에 달한다. 또 1천ml들이 일반 마트와 동네 슈퍼의 소비자가격은 2천600원 내외로 더 높다. 그렇지만 이 가격보다 인하할 경우에는 대리점을 운영하거나 배달아줌마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우유업계 한 관계자는 “우유 유통마진을 낮출 경우 유통업계는 마진폭이 높은 품목으로 선회하여 이나마 우유소비 시장은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굴지의 우유업체에서 농가로부터 수취하는 원유가격은 리터당 1천50원에서 1천80원 사이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다.
서울우유의 경우 리터당 49원을 지급하는 유질개선비를 포함하면 쿼터정상가격은 1천118원으로 공장도 출고가격 대비 생산마진은 586원이다. 이 생산마진은 9개 낙농지원센터에서 조합원 목장의 원유를 받아서 4개 공장으로 이송한 후 균질과 멸균처리 등을 거쳐 생산하는 전 과정을 포함한 가격이다. 생산마진(586원)이 유통마진(816원)보다 약 230원 적다.
국민 1인당 우유소비량은 2012년 28.1kg에서 지난해 26.9kg으로 감소하고 올해는 메르스 여파와 안티에 의해 우유소비는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그래도 우유업체들은 원유가격연동제와 원유쿼터제에 따라 낙농가에게 할당된 원유는 일정가격을 주고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매일유업은 원유공급 과잉으로 업체가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1분기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1억원)대비 39% 줄어들었다.
남양유업도 1분기 매출액이 2천82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천925억원)대비 3.3% 줄어 영업이익은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인 24억원에 그쳤다.
특히 조합원이 주인인 서울우유의 경우는 올해 최악의 실적을 올렸다. 이런 사태는 이미 2013년 하반기부터 감지된 일이다. 쿼터초과 원유에 대하여 낙농진흥회 등에서는 리터당 100원을 지급했으나 서울우유는 조합원에게 약속한 사항이라면서 700원을 고수하여 재고분유가 한때 6천300톤을 상회했다.
물론 유통기한이 임박한 분유 등은 kg당 8천원 내외를 손해 보면서 올해만도 1천300여톤을 저가판매하고 임직원들에게 할당지급까지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재고분유는 6월 19일 현재 5천300톤으로 양주·용인·안산·거창 등 4개 공장에 꽉 들어차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적자액은 6월 들어 42억원을 포함 누계손익은 261억원에 달한다. 유통기한이 도래할 재고분유를 저가 판매할 경우 손실은 더욱 커져 연말 손익은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937년 조합창립 이래 최악이어서 최근 허리띠를 졸라매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다만 우유소비 확대를 위해 집행해야할 광고홍보비를 중단한 것은 오히려 우유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경영악화를 낳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쿼터초과원유에 대한 가격을 타사와 같이 kg당 100원에 6월16일 집유량부터 지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5월 2천63톤이었던 서울우유의 하루 평균 집유량은 6월 17일 2천5톤으로 약 58톤이 감소했다.
그래도 하루에 약 2만kg의 잉여원유는 분유로 가공하여 매일 2톤씩 쌓아야 하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200ml기준 주중에 1천10만개가 나가는 우유는 학교우유급식이 중단되는 주말에는 980만개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서울우유가 매일·남양 등 우유업체들과 제품가격을 올릴 수도 또는 유통마진을 대폭 줄일 수도 없다. 만약 두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잘못 건드렸을 경우 메르스 악재 버금가는 화를 자초하여 우유소비는 침체의 늪으로 빠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장도 출고가격 대비 48%에서 81%에 달하는 유통마진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골탕 먹이는 것으로 재조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