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공개 기피 양돈농 확산…자가 진단·처치 의존
효과적 방역 기대난…수의사 처방제 정착도 요원
요즘 현장의 양돈수의사들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진천발 구제역 발생 이후 차단방역을 이유로, 혹은 농장사정이 외부에 알려질 것을 우려해 외부인은 물론 수의사의 농장방문까지 기피하는 추세가 확산되며 수입이 크게 줄고 있는 것이다. 이에 생활고에 몰린 일부 수의사들이 전업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수의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자체 수의사가 없는 양돈장의 경우 질병 발생시 자가 진단과 처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러다보니 양돈장 질병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현장수의사는 “농가, 수의사 모임에 참석하거나 전화문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구제역의 순환 감염속에서 2차, 3차 복합감염 피해를 입고 있는 농가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농장을 직접 가보지 않은 상황인 만큼 어디까지나 추정이긴 하지만 이러한 상태라면 자가처치 수준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각종 동물약품의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과 비용 낭비 뿐 만 아니라 질병 피해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선 양돈현장의 이같은 추세가 수의사 처방제의 정착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수의사 처방전 없이 치료제를 구입하는 불법행위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의전문가들은 “질병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첫 시작은 전문가에 의한 정확한 진단”이라며 양돈농가들이 정상적인 방역관리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