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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구제역 백신 현장실험에 대한 단상

  • 등록 2016.07.22 10:44:42
[축산신문 기자]

 

왕 영 일 대표(영농조합법인금가돈)

 

구제역 전반에 걸쳐 문제점이나 해결방안 등은 밤을 새가며 대화를 나눠도 부족할 것이며, 무엇보다 필자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만큼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자의던, 타의던 간에 2012년부터 구제역백신 접종과 관련한 현장실험에 어느 누구보다 많이 농장을 제공하고, 그 실험에 직간접으로 관여 하였기에 그 동안 실험에 동참하면서 겪은 짧은 생각과 바램을 언급해 보고자 한다.
돼지의 구제역 백신과 관련해서는 국제적으로도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는 자료가 많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실험한 결과가 국제적으로 통용될 정도로 가치있는 연구실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다.
지난 2012년 1월부터 구제역 백신접종이 이뤄지면서 항체율 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았고, 전반적으로 그 문제의 시발점은 접종농가에 있다는 추론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었다. 
1두1침이 이뤄지지 않는다거나, 접종 미숙, 보관상의 잘못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필자는 이에 대해 오히려 백신이나 다른 요인들 때문에 문제점이 발생할수도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경기도 북부축산위생연구소와 함께 본인소유 농장 3곳과 후배 농장 1곳 등 총 4개의 농장에서  백신접종 후 임신돈에서부터 출하까지 6~7개월간 백신접종 후 항체가 변화를 조사하는 실험을 실시, 그 결과가 한국축산위생학회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주관하는 연구용역 실험에 5개 농장 제공과 함께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하였고 이후에는 경기도 북부축산위생연구소와 협력, 실제 백신 항체가 상승을 위한 다양한 컨셉의 실험 및 화농발생의 진위여부 관련 실험을 실시했다. 지난해 부터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대한한돈협회와 공동으로 비감염성 화농의 발생을 줄이기 위한  피내접종 실험을 진행 중에 있다.
때로는 현장실험의 단순 조력자 수준에 그칠 때도 있고, 때로는 실험 후 결과를 놓고 다양한 논의를 해가며 실험농장 제공자 및 코디네이터 역할을 4년여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실험기간은 대략 4~7개월 정도가 소요되는데, 실험이 끝날 때 마다 “이번 결과는 왜 이럴까?”하는 의구심에서부터 “아 조금 다른 컨셉의 실험을 했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들이 반복되면서 이런저런 아쉬움을 많이 갖게 됐다. 특히 다음과 같이 세가지 측면은 정말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 첫 번째가 현장실험농장 제공에 대한 농가들의 유연성이다.
4개월 이상 실험농장을 제공하다 보면 돼지가 받는 스트레스는 물론 추가 노동력의 투입이 불가피하고, 정신적인 압박이 적지 않은 등 감수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 경우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비용을 바라고 실험농장을 제공할 농가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다보니 생산자단체인 한돈협회까지도 아무리 좋은 아이템의 현장실험 계획이 있더라도 대상 농장 선정 과정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현실이다. 따라서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내가 속해있는 산업발전을 위한 일’ 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보다 많은 농장들이 실험농장 제공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럴 경우 보다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실험농장을 제공하는 한돈농가의 부담에 상응하는 적절한 비용 지급 기준 개선도 필요하다.
두 번째는 실험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올바른 코디네이터의 선정이다.
현장실험은 접종, 채혈, 이표장착, 개체추적 등 농장단계에서 이뤄지는 업무와 그 결과물에 대한 분석 두가지 행위로 구성되다보니 중간 조정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담당자를 통상 ‘코디네이터’ 라 하는데 코디네이터의 노력에 따라 실험의 기초가 흔들리지 않고 지속성이 유지되며 결국 완성된 실험에 도달할 수 있다.
단순히 농장만 선정하고 적절한 코디네이터를 배치하지 않을 경우 불안정한 개체추적은 물론 정상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장실험을 하고자 하는 주체는 반드시 그 아이템에 최적의 코디네이터 선정에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는 총괄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현장실험의 중요성에 대한 재평가다.
매번 실험이 끝날 때 마다 “이번 실험 과정에서 또다른 시도를 해보았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게 된다. 심지어 큰 아쉬움에 바로 새로운 실험구간을 설정해 보기도 했지만 만족할 기대를 얻어내지 못했다.
설계단계부터 전문가들과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더욱 세밀하게 담는다면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정부와 농가, 생산자단체 등에서는 구제역 박멸을 위한 다양한 논의와 현장실험, 정책 수립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농가 입장에서는 백신항원의 종류, 항체가 형성, 실제 방어력,비감염성 화농 발생원인 등등 적잖은 부분에 대해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이 충분히 반영된 다양한 현장실험 데이터가 도출될 경우 이러한 혼란은 빠르게 불식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체계적인 현장실험 데이터를 토대로 국제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백신 매뉴얼 제시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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