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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19’와 ‘가축방역’

가축방역 고삐를 조이자

  • 등록 2020.03.13 11:24:39


남성우 전 총장(농협대학교)


세상의 발전과 더불어 바이러스 병원체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세계 제1차 대전중이던 1918년 3월에 유럽에서 발생하여 약 2년에 걸쳐 전 세계로 확산되었던 스페인독감으로 5천만여명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는 전쟁 중이어서 유럽인의 1/3이 감염될 정도로 피해가 컸다. 20세기 말에는 에이즈(AIDS)를 유발하는 HIV바이러스가 놀라게 했다.
21세기 들어서 2002년 11월에 중국 남부 광동성에서 발생한 사스(SARS :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동남아, 아시아, 유럽, 북미까지 확산되어 9개월 동안 전 세계 감염자 8천273명에 775명이 사망했다. 이때 한국은 감염자 3명에 사망자는 없었다. 2015년 5월에는 중동지역에서 메르스(MERS :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하여 3년 3개월 동안 1천367명이 감염되었고 그중 5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 한국에서는 186명이 감염되었고 39명이 사망했다. 사스의 발생기간이 9개월로 짧았던 반면에  메르스는 3년이 넘게 지속됐다는 데 차이가 있다. 이 두 가지 질병은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신종 코로나폐렴(COVID19, 우한폐렴)이 최초로 발생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3월 8일 현재 불과 3개월 만에 전 세계적으로 9만8천173명이 감염되어 3천536명이 사망하여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사스나 메르스보다 그 피해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3월 10일 기준 7천513명 감염에 사망 54명으로 집계되었다.
바이러스도 해가 거듭되면서 진화되어 피해정도가 더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이런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우려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세균성 질병의 경우를 보더라도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세균도 더 강해지는 것을 보면 바이러스도 진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바이러스의 경우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계속 변이를 일으키면서 변종 바이러스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번에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사스나 메스르와 같이 코로나 바이러스인데 새로운 것이므로 ‘신종’이란 말이 붙여진 것이고, 신종이므로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 앞으로도 신종 바이러스가 계속 생겨난다면 인류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걱정이다.
축산인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일반 국민들보다 더 염려가 클 것이다. 왜냐하면 축산인들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여러 차례 치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가축방역전쟁을 회고해보면, 2000년 3월 66년 만에 처음 발생한 FMD(구제역)의 연이은 발생(2010년까지 5회)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AI(조류인플루엔자)는 2003년 12월에 처음 발생한데 이어 2018년까지 9회에 걸쳐서 발생함으로써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경제적인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애지중지하던 가축을 묻어야만 했던 가슴 아픈 기억은 떠올리기조차 싫다. 반복되는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축산농가, 산업계, 학계, 정부는 각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터득했고 이를 매뉴얼화하여 ‘가축방역이행지침(SOP : Standard Operation Proceduer)’을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다. 질병발생 상황단계별 대응방안에 따라 이행함으로써 훨씬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된다.
  가축질병이 발생할 때마다 일반 국민들까지도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동통제, 도로차단, 통행차량소독 등으로 불편을 겪었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었으며,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축산물의 무역이 규제를 받아 수급불균형으로 가격이 불안정해졌다. 언론의 여과 없는 가축 살처분 현장 보도에 정신적 충격이 컸다.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 보니 축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냄새 등 환경문제와 더불어 축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축산업계는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하여 다방면으로 애를 쓰고 있으나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때에 만일 또 조류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FMD)이 재발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농장에서 추가로 발생한다면, 코로나19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첩첩산중이요, 설상가상이 될 것이다. 행여나 축산인들이 AI나 FMD, ASF 등의 방역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 축산인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과 함께, 가축질병 방역의 고삐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다시 한 번 축산인, 농축협, 축산단체, 축산업계, 방역기관, 정부 모두가 가축방역이 SOP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고삐를 조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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