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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1 신년특집 / 유가공산업 전망>면역력 코드, 기능성 유제품 시장 새 활기


이만재 원장(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


악몽과도 같은 코로나 사태로 온 나라가 얼어붙어 버린 2020년이었다. 특히 유가공업계는 우유소비시장의 큰 폭을 차지하던 학교급식이 중단되는 철퇴를 맞아 더욱 큰 난관에 봉착했다.




간편식 유제품 시장 확대…숙성치즈 수요도 증가

백색시유 소비 다소 늘고 가공시유는 상대적 줄 듯


코로나 한파에 얼어붙은 2020년

2019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살아나던 유제품 시장의 활력으로 2020년의 유업계는 희망찬 새해를 맞이했으나 1월부터 갑자기 창궐한 코로나19의 확산이 유업계를 얼어붙게 만들어 버렸다. 학교급식 소비량은 원유로 환산하면 약10만 톤 정도로 190만 톤의 국산원유 유제품 시장의 5.3%나 되는 큰 물량이니 그만큼 유가공 업체들에게는 큰 타격이다. 

여러 종류의 할인행사도 해보고 멸균유를 활용한 주문배달 서비스도 열심히 늘려보고 해봤지만 역부족이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9월까지 원유생산은 2019년보다 오히려 2.61%가 증가한 158만 톤이나 집유 되었다. 그러나 요행이도 성수기인 4~9월 백색시유의 감소량은 0.8% 밖에 줄지 않았고 하반기로 접어든 7~9월에는 오히려 소비는 약 1%가 증가했다. 

학교급식에서 5%나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늘었다? 코로나 때문일까? 우유시장은 오래 전부터 경기가 매우 좋지 않을 때, 사회적인 어떤 문제가 심각할 때 오히려 소비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여 왔다. 어려울 때니까 한 푼이라도 좀 더 알뜰하게 살아야지 하는 심리랄까? 유가공업에 오랫동안 몸담아 온 경영자들은 뭔가 좀 불안할 때 국민들은 백색시유를 더 소비한다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유업체별 시유 매출 희비

우유 값이 비싸다고 늘 떠들었지만 그래도 가격대비 영양성분에 만족해 소위 가성비가 다른 식품에 비해 좋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필자가 늘 주장해 온 바 이지만 우유 한잔 값이 시내버스나 전철 한 구간의 값보다 싸면 그 나라 우유 값은 괜찮은 값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백색시유 한잔 약250ml의 값이 500원 정도니까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시유시장의 변화 속에서도 2020년에는 유업체 별 희비가 크게 엇갈려 왔다. 유업체마다 백색시유의 소비가 크게 편중되고 있다는 증거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어떤 유업체는 시유시장이 크게 감소하고 다른 유업체는 오히려 증가하는 쏠림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한 해였다. 감소한 유업체들은 가격할인, 1+1행사 등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욱 격차는 벌어져 왔다. 또 한 가지 주목 할 사실은 가공시유가 13.1%나 감소됐다는 것이다. 이 역시 맛 위주의 선택보다 알뜰한 백색시유로의 전환이 아닌가 추측된다. 


호상발효유 제품은 선전

발효유의 소비도 0.1% 조금 늘었고 특히 지난해 7~9월에는 2.6%나 늘었다. 최근 소비가 급증한 간편식 형태의 결합상품인 비요뜨 같은 호상발효유 제품들의 소비가 급상승한 영향이 있는 것이 원인으로 보여진다. 액상이 감소하고 호상이 7%이상 증가한 실적이 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시황에도 불구하고 유가공협회 통계에 의하면 국산원유의 전체 소비는 0.2% 감소해 재고가 작년보다 24.2%나 증가했다. 이것은 위에 지적한 원유생산의 증가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그 저변에는 2021년에 이미 21원의 원유가 인상이 약속되어 있다는 점이 깔려있다. 현재 낙농가수는 약4천800농가이고 이들이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209만 톤의 원유를 생산했다. 

농가당 평균435톤, 즉 하루에 1천190kg의 원유를 생산하는 농가들이다. 21원의 원유대 인상은 즉, 농가당 년 2천499만원의 유대를 더 주는 셈이다. 경쟁력 있는 2~3톤의 원유를 양산하는 낙농가들은 7~8천만원의 유대가 더 늘어난다. 누가 원유생산을 줄이겠는가? 이러한 결정을 미리 예고 해놓고 지금 원유생산을 줄여 달라고 아무리 호소를 해도 무슨 소용이 있는가? 낙농과 유가공 산업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연적이다. 낙농제도는 어느 나라든 우유의 생산기반을 보호하고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양질의 유제품을 싸게 많이 먹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러자면 낙농가도 안심하고 우유 생산에 열중해야 하고, 한편 낙농산업의 불가분의 한 축인 유가공업체도 안정적인 이익을 가질만한 제도적 장치가 마땅히 있어야 한다. 

그래서 2021년에는 유업체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여곡절이 많았겠지만 원유가격 연동제라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제도로 유업체들이 유연한 경영합리화를 이어나갈 수 없도록 옥죄어 놓은 상황은 우리나라 낙농산업의 발목을 스스로 자르고 있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낙농가들의 입장으로는 당연히 물가 오르면 자동으로 유대를 인상한다는 제도가 환영받아 마땅하겠지만 국제 유제품시장이 요동치고 수입 완전개방이 코앞에 있는 상황에서도 이를 고수하고 있다면 이는 자멸의 길로 가는 것이다. 

유질에 따른 유대 차등지급, 원유검사의 공영화, 쿼터제도의 도입, 헬퍼제도 등이 낙농가 생산 환경의 보호막으로 쳐지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원유가격 결정제도 아래에서는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른 어떤 대응도 할 수가 없는 현 상황이 유업체들에게 견딜수 없는 현실임을 정부, 낙농가, 유업체, 소비자 등 낙농산업 관련자들이 모두 공감하는 2021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1년, 집유일원화 원년 기대

시장 수요에 적합한 원유가격 결정, 가공용 원유 가격제 도입, 유지율에 의한 가격제도 개선, 잉여원유에 대한 유연한 활용 등에 관한 제도 개선도 2021년에는 반드시 시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한편 아직 반쪽도 안 되는 집유일원화는 낙농가나 유업체나 모두에게 낙농, 유가공산업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제도라는 점을 명심하고 2021년에 100% 집유일원화로 가는 첫발을 내디딜 수 있기를 또한 기대해본다. 집유일원화야 말로 낙농가들에게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일 뿐 아니라 유업체에게도 더욱 유연하고 자유스러운 경영개선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2020년과 마찬가지로 2021년도 유제품 시장은 더욱 발 빠른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백색시유의 소비는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면서 소비가 증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역시 코로나 상황이 변수이긴 하지만 올해에도 학교수업이 다소나마 대면으로 회복되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함께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다른 사치성 음료수요가 실속 있는 백색시유로 더 많이 이동 되는 선험적 예측으로 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가공시유의 소비는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 또는 2020년 감축된 수준으로 굳혀질 것이다. 둘째, 비요뜨와 같은 간편식 유제품 결합상품 시장이 더욱 증가 될 것이다. 2020년에 더욱 달구어진 이 시장은 선발 주자인 서울우유 외 다른 2~3개 업체가 같은 상품을 출시해 소비시장에 불을 댕겨 놓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오래 전부터 필자가 기회 있을 때마다 유업체의 새로운 돌파구로 이러한 간편식 제품에 적극 진출할 것을 권고해 왔지만 이제야 그 반응을 보인 것 같다. 향후 수년간 이 시장은 더욱 커지고 활발해 질 것은 확실하다. 더 많은 유업체들이 이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셋째, 치즈시장은 지금까지 피자, 햄버거, 핫도그 등에 주로 수요가 집중되는 모짜렐라와 체다 또는 가공치즈 등이 주류를 이루어 왔으나 점차 원조 격인 숙성치즈, 즉 다양한 종류의 수입 완제품 숙성치즈들의 소비가 젊은 소비층들에게 점차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로 가고 있는 현 시장이 내년에도 더 활발하게 증가될 기미가 있다. 2021년 미국과 EU의 체다치즈가 0%의 관세로 대거 수입되면 햄버거, 김밥 등의 수요에 좀 더 기여 할 것이지만, 유가공업체들에게는 이를 활용한 간편식, HMR 관련제품 개발로 더 다양한 신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기능성 유제품 시장의 새로운 전개가 활발해 질 것이 확실하다. 코로나의 여파는 온 국민들에게 면역력 강화라는 의무적 욕구를 가중시켜 왔고 이를 계기로 여러 약품, 식품업계는 이 시장에 상응하는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유업체에서도 이미 이 시장을 노리고 면역강화 유음료 또는 발효 유제품들을 개발 중에 있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므로 2021년에는 이들 제품들이 앞 다투어 출시될 것이기 때문이다. 면역력을 강화해 주는 유단백질과 베타글루칸 등을 활용한 제품들을 예로 들 수 있다. 2020년의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이를 부각시키는 면역강화 신제품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한편 매일유업이 수년 전부터 출시해 성공한 단백질 강화 유제품은 신흥 노령수요자의 점진적 증가로 그 시장은 새해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른 유업체들도 그 복제품들을 개발, 출시할 것이 예상된다. 대체로 선발 상품의 시장이 500억 이상으로 커질 때 동종 업체들이 침을 흘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유가공산업도 매우 힘들고 지루한 2020년을 보냈다. 새해에는 새로운 시장의 대두에 잘 적응해 모든 유업체들이 성공적인 경영성과를 얻고 모든 임직원들이 코로나를 이기고 건강한 모습으로 새해를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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