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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칼럼 / 이기주의로 협동조합 정신 훼손하는 서울축협

경영권 내분 사태 돌파구로 품목조합 선택
조합원 빼가기 뛰어 넘어 생존권까지 위협

협동조합 원칙 무시 축협 조합장들 경악

“정부 조합원 제도 개선으로 해결해야”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협동조합은 자조·민주주의·평등·공정·연대를 표방한다. 이것을 협동조합의 기본적 가치라고 한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1995년 100주년 총회에서 ‘협동조합 간의 협동’ 등 협동조합 7대 원칙을 천명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협동조합은 농협중앙회이다. 현재 지역축협 116개소 품목축협 23개소를 비롯해 지역농협, 품목농협 등 1천111개 조합이 회원으로 서로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돕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면서 협동조합을 꾸려간다. 이들은 그동안 각자의 영역(관할지역)에서 농업과 축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농업인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 근간에는 협동조합 간 협동이라는 원칙이 존재한다.

이런 협동조합의 기본원칙을 뿌리부터 흔드는 일이 일어나면서 연말연시 전국 축협을 뜨겁게 달궜다. 예수금만 4조원이 넘는 전국 최대 사업 규모를 지닌 서울축협의 품목축협(한우조합) 전환 추진이 그것이다. 서울축협의 한우조합 전환 추진은 2023년 연말을 앞두고 며칠 사이에 이사회, 조합원 총회, 창립발기인대회, 창립총회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서울을 넘어 경인, 강원, 충청까지 관할지역으로 삼겠다며 비밀스럽고, 재빠르게 진행되던 서울축협의 한우조합 전환 추진은 전국 축협을 대표하는 조합장들의 협의체인 축산발전협의회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일시 정지 상태이다. 도별 축협조합장협의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소집된 축산발전협의회에서는 124명의 축협 조합장이 반대 서명을 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는 그대로 농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에 전달됐다.
문제는 서울축협이 전국 축협 조합장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당장이라도 농식품부에 서울한우조합 인가신청을 하게 될 경우이다. 농식품부는 축협 조합장들의 반대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단 인가신청을 받으면 2개월 안에 답을 해야 한다. 만약 인가신청을 그대로 승인할 경우 전국 축협이 서울한우조합 설립을 막을 방도가 마땅치 않다.
이 대목에서 서울축협이 왜 한우조합 전환을 추진하게 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축협은 현행 농협법상 축협 설립인가 기준을 보다 쉽게 충족시키면서 조합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축협’을 포기하고 ‘품목축협’을 만들겠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내재돼 있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바로 조합 경영권을 둘러싼 내홍이다. 지난해 조합장 선거에서 불거진 내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한우조합 추진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내분이 법정까지 이어지면서 한쪽에서 현행법상 전체 조합원이 직선제로 조합장 선출이 가능한 조합을 만들겠다고 꺼내든 카드가 한우조합이고, 다른 한쪽에서 이를 받아들인 결과가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들의 내분 사태 해결 방안에는 인근 다른 축협과 축산농가의 입장을 고려하는 ‘협동조합 간 협동’은 실종됐다. 
협동조합의 기본원칙을 훼손해도 전국 최대 규모 축협의 경영권만 확보하면 된다는 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서울축협의 지금 모습에선 ‘농협 간판’을 달고 상호금융사업에 가장 유리한 수도 서울에 자리 잡았다는 이유만으로 최대 규모가 됐을 것이라는 다른 축협의 시선 따위는 별거 아니라는 몰염치(?)와 우리가 최고인데 누가 감히 뭐라고 하냐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 보인다.

또 다른 시각에서 이번 사태를 살펴보면 농식품부의 무책임한 자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농협법상 조합설립인가 기준의 조합원 하한선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축협 조합장들이 건의하기 시작한 지 이미 20년 가까이 됐다. 매년 매번 축협 조합장들이 지금 법 기준으로 축산현장에서 조합원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 설명하면 공직자들은 그때만을 넘기고 다음 인사발령 때 자리를 옮기면 그뿐이었다. 누구도 진지하게 현장 의견을 듣고, 충분하게 검토한 흔적이 여태 없다. 공직자들이 사석에선 조합원 하한선 현실화에 공감하지만, 공석에선 정반대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이젠 공식이 됐을 정도이다.
만약 진작에 조합원 하한선이 현실화가 됐다면 서울축협처럼 거소,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 조합원을 위해 품목축협으로 바꾼다는 구실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축협처럼 품목축협 전환으로 자신들의 돌파구를 찾는 축협이 없으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축협 조합장 대부분은 인근에 빵빵한 상호금융사업과 경제사업장을 갖고 있는 대규모 축협을 경계한다. 이미 수 차례 대규모 축협과 조합원 빼가기로 갈등을 빚은 사례가 전국적으로 숱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농식품부가 제도 개선에 나서 조합원 하한선 현실화를 비롯해 축협 조합원 제도를 현장에 맞게 뜯어고쳐야 한다. 서울축협 역시 협동조합 간의 협동을 되새기며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번 사태 수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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