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한우 사육 농가수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 2/4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6월 1일 기준), 8만885 농가가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 8만5천686 농가에서 무려 4천801 농가(5.6%)가 감소한 것이다. 사육두수 또한 2023년 6월 기준 359만6천두에서 343만2천두로 4.6%(16만5천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한우 도매가격 하락에 따른 경영 부담에 농가들이 견디지 못하고 결국 폐업을 선택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육 규모별로 살펴봐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50두 미만 농가는 1년 새 6.1%, 50~100두 미만은 3.8%, 100두 이상은 5.1%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값 하락으로 인한 경영비 부담이 특정 규모의 농가에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한우농가에게 지배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020년 9만 농가의 벽이 무너진 이후 불과 3년 반 만에 8만 농가의 벽이 무너지기 직전의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1년간 약 5천 농가가 감소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7만, 6만, 5만 농가의 벽이 차례로 부서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농가수의 감소는 산업 전체의 위축을 야기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한 사료, 기자재, 식품 등 전후방 한우 관련 산업의 축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전국한우협회 민경천 회장은 “한우농가의 경영악화는 한우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 사료회사와 협동조합은 물론이고, 약품상, 장비 및 기자재 판매상, 조사료 운반업자, 소차 운전자, 톱밥 업체, 도축장, 가공장, 정육점, 식당, 식품회사까지 모든 관련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 농민들이 한우농가 생존권 보장을 위해 강력한 대정부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농가의 경영안정을 넘어 관련기관 모두를 위한 상생의 뜻이 있음을 명심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판매장에서는 도매가격이 낮아진 만큼 한우고기를 낮은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잡아주시고, 사료회사들은 가격 인하요인이 있다면 이를 적극 반영해 농가들의 경영부담은 낮춰주시길 바란다. 도축장도 도축서비스를 선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상육 발생에 대한 정보공개를 통해 전체적인 이상육 발생의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에서는 현 농가수 감소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현재 만들고 있는 한우산업종합대책에도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반드시 포함돼 있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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