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기후 의존도가 타 농업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양봉업 종사자들이 최근 갈수록 급변하는 기후변화와 이상기온으로 인해 그야말로 울상이다.
본격 유밀기를 맞아 양봉 농가들은 올해 꿀 생산을 목전에 앞둔 터라, 급변하는 기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양봉 업계는 꿀 생산의 최대 걸림돌로 잦은 강우와 저온현상을 지목한다. 최근 들어 2~3일 주기로 북쪽에서 불어오는 북풍 영향 등으로 강한 한기가 지속적으로,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전국 곳곳에 강한 바람과 함께 잦은 비가 내림에 따라 양봉 현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아까시나무꽃의 화밀 대부분이 오전에 분비하는데 아침 저온현상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화밀을 분비하지 못하고 있어, 올해 꿀 생산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가령 꽃꿀이 잘 분비되려면 아침 기온이 평균 15℃ 이상, 낮 기온이 25℃ 선에서 유지돼야 하지만, 최근 들어 한낮 최고기온이 20℃ 안팎에 머무는 등 이상기후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더군다나 이상기온 영향 등으로 과거에는 아까시나무 꽃이 남부지방부터 시작해 중부권을 거쳐 북부권역 등으로 꽃 개화가 순차적으로 이어졌다면, 요즘에는 남부권과 중부권이 한꺼번에 꽃이 동시 개화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양봉농가의 영농은 갈수록 힘겨워지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또한 아까시나무 꽃이 피어있는 개화 기간도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인 평균 15일 정도로, 이처럼 꽃 개화 기간이 짧아진 탓에 벌꿀 생산량도 매년 감소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존 꿀샘식물(밀원수) 분포 면적에 비해 양봉농가 수와 사육 규모는 해마다 증가추세다. 이렇다 보니 생산비조차도 건지지 못하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 꿀 생산량 가운데 70%가 아까시나무 단일 수종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기존 아까시나무가 세월이 흐르면서 노화 등으로 쇠퇴하면서 수명을 다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양봉 업계는 이를 대체할 밀원식물 발굴을 통해 아까시나무의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의 양봉산업을 위해서라도 밀원식물 확충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국가적 책무”라며“이를 통해 양봉산업 발전과 농가 수익 안정화에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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