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한우산업, 해법은 없나/ 중> 자급률 35%에 과잉?
한우가격 폭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생산과잉이다. 우리 소비시장에서 한우 300만두는 너무 많다는 것. 청와대 한우반납운동을 시작으로 소 값 하락이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과잉생산이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농가들의 잘못 아니냐’는 인식 또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전체 쇠고기 소비시장에서 한우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감안하면 생산과잉이라는 말은 설득력이 약해진다.
지난해 쇠고기 생산량 11만6천톤…수입은 29만톤 달해
전문가들 ‘국내산 시장 위축’이 소 값 하락 주원인 지적
지난해 우리나라의 쇠고기 수입량은 28만9천444톤이다. 한우를 포함한 쇠고기의 생산량을 추정해보면 약 11만6천톤 정도다.(도체중 423kg, 정육율 75%)
수입쇠고기의 절반도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전체 쇠고기에서 국내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28%정도에 불과하다.
한우농가들은 70%이상을 수입시장에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과잉생산을 원인으로 보고 농가 스스로의 잘못으로만 몰아간다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임관빈 한우협회서울인천경기도지회장은 “정부의 논리는 농가들이 무분별하게 사육두수를 늘려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보는 것인데, 전체 소비시장의 70%이상을 수입쇠고기에 내주고 30%도 안 되는 시장에서 과잉이라고 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국내산의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었었다. 하지만 미산의 수입이 재개되고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국내산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졌고, 급기야 30%의 소비시장도 확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 책임이 농가에게 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40%의 소비시장만 확보하고 있더라도 지금의 가격폭락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한우유통 전문가는 “40%의 소비시장을 국내산 쇠고기가 차지한다면 지금의 사육두수는 오히려 부족하다. 지금의 상황은 농가들이 무분별한 사육두수 늘리기보다는 국내산 쇠고기의 소비시장을 지켜내지 못한 것이 더 큰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소비시장 확보를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보다는 단기간에 두수를 줄이는 대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우산업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소비시장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과잉사육두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값 할인이나 보여주기 식 행사는 근본적 문제해결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책임 회피에 급급하기 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판단하고 미래 지향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길 한우업계는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