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늘려서 비용 낮추고 품질경쟁력 높여야
환율하락이 탄력붙은 동물약품 수출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물약품 수출시 대다수 결제수단으로 쓰는 달러의 경우 환율이 지난해 중순에는 1천100원대에서 주로 오르락내리락했지만, 8~9월 이후 급하향세를 탔고 올 들어서는 쭉 1천100원선 밑을 맴돌고 있다.
특히 최근 3~4개월 사이에는 하향폭이 커졌고, 급기야 1천20원 아래로 주저앉고 말았다. 지난달 26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천17원이다.
동물약품 업체들이 환율하락을 걱정하는 것은 환율하락분을 공급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서다.
예를 들어 똑같이 1달러 어치를 수출하면, 전에는 1천100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1천20원만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적정 마진율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가격을 올리려면 수출상대국 반발이 너무 거세다.
녹십자수의약품에서 수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종욱 차장은 “상대국에서는 환율사정을 감안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급가격이 비싸다는 아우성 뿐”이라며 지금으로서는 환율하락분을 수출업체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코미팜 김성기 이사는 “해외시장 역시 가격경쟁이 심하다. 환율하락에 따라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운신폭이 좁아졌다. 게다가 신규시장이라면 환율하락을 감안해 가격을 설정할 수 있지만, 기존시장은 그렇게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물량을 늘리는 것이 단위당 생산단가를 낮추어서 환율하락에 대응하는 좋은 대안이 된다. 또한 환율이 제자리를 찾기 전까지는 품목등록 등 물밑작업에 포커스를 둔 수출전략이 요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동물약품협회 김준우 대리는 “환율하락이 동물약품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실적을 보면 그간 업체들이 바이어선정, 품목등록 등 터를 닦아놓은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환율과 가격에 흔들리지 않는 품질차별화 등 다양한 경쟁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