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규 수의학 박사(도드람양돈농협)
가을철로 접어들며 농장 화재 발생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농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 지역 아는 농장에 전화해 안부를 묻곤 하는데 그 횟수가 증가하는 것도 온도가 내려가는 요즘부터다.
화마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와서 눈 깜빡할 순간에 농장을 휩쓸고 지나간다. 소화기나 어떻게 손쓸 틈이 없이 사업장을 잿더미로 만든다.
국가가 적의 침입이나 대형 사고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임무인 것처럼 농장 경영주나 컨설턴트가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농장을 위험 요소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도 우선인 것이 화재 예방이다.
농장에서 화재를 예방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지금 당장 꼭 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첫째, 화재 보험에 가입했는지를 확인하고 지금 가입돼 있는 보험이 얼마까지, 어느 범위까지 보상이 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지난달에도 화재가 발생한 큰 농장에서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재기가 가능할지가 의심스러운 상황도 보았다. 이 농장은 화재 보험에 들었지만 마침 지난달에 가입기간이 만료돼 재가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바빠서 미루고 있던 참에 엄청난 일이 발생해버린 것이었다. 보험료가 아까워서 농장규모에 비해 너무 적은 보상만 가능한 보험에 가입한 농장이 화재로 고통을 받는 것도 본 적이 있다.
둘째, 전열 기구 점검을 지금 당장 하자. 낚은 전선, 먼지가 쌓이거나 오래된 콘센트, 확실하게 관리되지 못하는 배전반, 제대로 작동이 되는지도 모르는 누전차단기 등등. 축협이나 개인컨설턴트처럼 열화상카메라나 온도점검 장치가 있다면 콘센트, 배전반, 전선 등의 과열여부를 체크해보는 것이 쉬운 방법이다. 전열기구의 정상작동 여부 확인도 적절한 방법이지만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좋다. 축사에 각종 휀이 많고 먼지가 끼어있거나 내부 부속이 낡거나 닳아서 과부하가 걸리거나 과열이 되는 경우가 있다. 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정상작동을 rpm점검기 등으로 확인해보자.
셋째, 축사 내 먼지를 제거하자. 축사에서 발생하는 화재 중에서는 전기 스파크나 용접 등의 불꽃이 쌓인 먼지에 튀어서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 아주 조그만 관리 하나가 내 사업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고압공기, 수세기, 빗자루나 걸레를 이용해 곳곳의 먼지를 제거하는 작업은 추워서 축사를 밀폐하기 전에 꼭 해야 한다. 겨울철 축사를 밀폐하면 더욱 많은 먼지가 쌓여 화재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미리 먼지를 제거해 준다.
넷째, 축사 내 쥐, 바퀴벌레 등 해충이 많으면 전선을 갉아먹거나 전기기구 안으로 들어가 화재의 위험성을 키운다. 가끔 해충으로 인한 농장화재를 보기도 했다. 해충구제 노력을 하고, 자체적으로 힘들면 전문방제회사에 의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