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ASF 초동방역이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 16일과 19일 ASF의 추가발생을 잇따라 확인했다. 16일에는 허난성 정저우 경제 개발구의 육가공업체 도축장에서 ASF가 발생했다. 해당도축장은 세계최대의 육가공업체인 미국의 스미스필드를 인수, 전세계 축산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중국 솽후이(WH)그룹의 계열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이틀전인 14일부터 해당도축장의 한 차량에 있던 260두 가운데 발병한 30두 전량이 폐사, 중국 국립동물보건센터 조사 결과 ASF로 확진됐다. 폐사된 돼지는 흑룡강성 자무시시 탕원 소재 양돈장에서 출하됐다. 이로부터 사흘후인 19일에는 장쑤성 롄윈강시 하이저우 소재 양돈장의 ASF 발생이 공식 확인됐다. 지난 3일 심양에서 ASF가 첫 확인된지 2주일여만에 2곳에서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ASF 추가 발생지에 대한 즉각적이고, 강력한 방역조치가 이뤄졌다며 초동방역에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지만 현지 언론은 물론 국내 전문가들도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일부 언론들은 2차 ASF의 경우 도축장이 아닌 흑룡강성 양돈장에서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치 못하는 상황에서 흑룡강성의 즉각적인 방역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의문을 표출했다. 중국 방역당국이 출입 제한조치가 내려진 2차 ASF 발생 도축장에서 사람들의 자유로운 출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관련 사진이 SNS에 게재되기도 했다. 국내 수의전문가들 사이에서도 ASF 발생지가 동-서 방향에 걸쳐 상당히 먼 거리에 위치에 있는데다, 감염원인이 각기 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도축장에서도 그 발생이 확인된 사실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의 ASF 초동방역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 국내 한 수의전문가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 “중국에서는 ASF로 의심되면 신고를 하지 않고 나머지 동거축을 바로 출하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의 발표가 ASF에 대한 현지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 방역당국의 ASF 초동방역 실패와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양돈업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