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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오토바이 배달, 교통법규 그리고 식품안전

  • 등록 2019.10.23 10:25:22


윤 요 한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오토바이는 도로교통법에서 ‘차’ 에 해당하며 일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면허증을 소지해야만 이를 운전할 수 있다.
최근 신속성을 위해 오토바이를 이용한 각종 배달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심의 도로를 다니다 보면 교통사고 현장이 가끔 관찰되는데 이때 배달 오토바이가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꽤 있다.
배달 오토바이가 도로에서 질주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사고는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교차로에서 아찔한 신호위반은 물론이고 중앙선 침범 심지어 역주행 까지 서슴지 않는다. 주변에 경찰차가 있어도 개의치 않고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이러한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다반사로 본다.
더 놀라운 것은 차도로만 주행해야 하는 배달 오토바이가 보행자와 같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보행자와 같이 인도에서도 달린다. 참 아슬아슬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대학생 때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글을 일간 신문에 게재한 적이 있다. 이후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거센 항의 이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준수에 대한 의식은 변함이 없다.
이제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지켜야할 교통법규가 있다는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까지 한다. 배달 오토바이를 바라보는 도로의 자동차 운전자들과 길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은 너무나 위협을 느끼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정작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그 행위자체가 매우 위험하다는 걸 못 느끼는 듯하다.
식품안전 또한 이와 같을 듯하다. 소비자들은 식품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계속해서 식품안전에 대해 궁금해 하고 때에 따라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위험성과 위해도(위험성에 노출빈도까지 고려된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규모가 작은 업체들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필자가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불법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신문에 기고를 할 시점쯤 우리나라에서는 ‘안전벨트를 매자’는 교통안전 캠페인이 한창 중이었다. 필자는 이 캠페인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자동차에 안전벨트가 있는 이유는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안전벨트를 매는 것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인데 예산과 시간을 소비하면서까지 캠페인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안전벨트 매는 것이 잘 지켜지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운전자가 운전할 때 불편하다’였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같은 30년이 지났는데 배달 오토바이의 교통 법규 준수 수준은 변화가 없다. 이 차이는 왜 발생된 것일까?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여 자동차 운전자들이 불편해 하지 않는 새로운 안전벨트를 개발해서 일까? 아니다. 둘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은 반복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국민들 의식을 성장시킨 것이다.
식품안전도 관련자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교육과 컨설팅이 수행되지 않는다면 수준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1년에 1번 시행되는 법정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식품안전교육은 빈도가 높아야 하고 시행은 단호하고 직접적이야 하며 교육의 목적과 대상은 명확해야 하고 내용은 현장성이 있어야 한다.
혹시 오토바이 배달을 고용한 고용주나 관리자가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교통법규를 어기고 주변 사람들을 위협하라고 종용했을까? 그런 경우는 없을 것이다.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스스로 판단하여 위험한 운전을 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고용주들은 이러한 현실을 잘 모르거나 관리하려는 의지가 부족하여 자신의 직무를 해태한 경우들일 것이다.
대부분의 식품회사 역시 식품안전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직접 시행하고 있는 작업자들의 시행 의지가 있는지, 실질적으로 잘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특히 회사의 비전이 생산성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나 이익발생 구조를 잘 못 이해하는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욱 명료하다.
이러다 식품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소위 말해 그 동안 번 돈 다 잃게 된다. 그래서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오토바이가 배달을 빨리하기 위해 달리다 교통사고가 나는 경우와 같이 말이다.
오토바이 배달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차도로만 다니고 역주행 하지 않는 등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교통법규만 잘 지켜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운전자는 계속 경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식품생산현장에서 식품안전향상을 생각할 때 설비를 설치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사실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 같이 간단한 규칙들만 체계적으로 잘 시행해도 식품안전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더욱 그러하다. 
식품안전은 큰 시설이나 설비 투자를 하지 않고도 지속적이며 규칙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관련자들의 의식수준을 향상시키고 잘 정비된 규칙들을 준수한다면 상당한 수준까지 개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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