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돼지질병과 불투명한 산업전망이 양돈농가들의 자돈입식 관행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돈농가들에 따르면 최근 5~6월을 겨냥한 자돈입식 시즌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육돈 농가들의 입식열은 예년수준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 이천에서 번식돈 전문농장을 운영하는 한 양돈농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맘때가 되면 자돈수요가 급증, 공급물량이 없어서 분양을 못할 정도였다”며 “올해도 수요가 늘기는 했지만 예전과 같은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자돈가격도 14만원선대에 형성, 1년전 보다 최고 20%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모돈수가 늘어나면서 자돈생산량이 지난해 보다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번식돈농장의 생산성 역시 극히 저조, 바닥 물량이 그리 많지는 않은 만큼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결국 이같은 추세는 웬만한 양돈장들의 자돈폐사율이 30~40%를 상회하는 반면 소비감소 및 미국산쇠고기와 돈육수입급증으로 인해 올해 돈가가 만족할 수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양돈산업의 대외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데다 워낙 폐사피해도 크다보니 ‘일단 입식만 하면 돈을 벌수 있다’는 기존의 공식이 바뀌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충남의 한 대규모 양돈농가는 “지난해 50%에 가까운 자돈이 폐사, 외부구입을 통해 전량 ‘땜방’ 했을 뿐 만 아니라 기존 보다 더 많은 물량을 입식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때문에 올해도 외부구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나 지난해 보다도 가격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입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등록제 시행을 계기로 올해부터 사육밀도에 대한 규제가 시작된 점도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와관련 “일단 하고 보자”는 입식 관행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는 긍정평가하면서도 질병과 함께 불투명한 산업여건에 따른 양돈농가들의 양축의욕 저하가 근본적 배경이 되고 있다는데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따라서 돼지질병 근절을 통한 생산성 회복과 수입축산물의 급속한 시장잠식을 방어할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