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열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권오을)의 ‘한미FTA 농어업 부문 협상결과 실태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여야의원들은 행정부의 소극적인 자료제출에 유감 표명을 시작으로 포문을 열었다. <증인신문> 냉장삼겹살에 국한된 SG “빛 좋은 개살구일 뿐” 90% 수입 냉동돈육은 발동 못해 산업 붕괴위기 TRQ 과다한 책정, 축산업 내주기 협상 아닌가 ○…이날 여야의원들은 협상 내용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와 피해부분은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반쪽짜리 청문회를 할 수 밖에 없도록 정부가 만들었다며 정부의 태도에 극도로 불만을 표출. 특히 권오을 위원장은 요구한 자료에 대해 행정부에서 비협조적인데다 협상 결과를 비공개 열람형식으로 하다보니 정확하게 파악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청문회를 할 수 없게 됐다며 그렇다고 자료가 공개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 만은 없는 절실함과 시급성 때문에 이나마 하게 됐다면서 혹시 정부에서 축소하거나 은폐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과 자괴감마저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 이어 시작된 증인 선서에 이은 신문에 앞서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협상 결과에 대한 열람에 지장이 없었다며 다만 민간인들에 대한 열람 제공 거부는 상임위에서 결정한 대로 했을 뿐 나머지 부분은 적극 협조했음을 설명. ○…이어 증인 신문에서 ▲이영호 의원(열린우리당, 전남 강진·완도)은 한미FTA타결이후 비육우가격이 무려 100만원에서 13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하자 박홍수 장관은 동의하기 힘들다고 제동.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현장과의 이런 시각차가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농업은 있으되 농정은 없다고 질책. ▲김영덕 의원(한나라, 경남 의령·함안·합천)은 정부는 한미FTA타결을 위한 기본입장을 관세수준 철폐를 높이기 위해 현행 관세 유지 최소화와 농업부분의 경우는 농업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민감품목을 최소화하기로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부의 협상 자세와 정신을 질타. 또 농업부문의 피해를 축소한 의혹이 있다며 이는 국회 비준동의를 위한 거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서재관 의원(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모임, 충북 제천·단양)도 한미FTA로 인한 생산액 감소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거 아니냐는 의혹이 생길 정도라며 양돈의 경우 정부에서 발표한 수치와 양돈협회에서 조사한 수치를 비교하면 무려 5배나 차이가 난다고 지적하고, 양돈업이 피해가 큼을 강조. ▲강기갑 의원(민노, 비례대표)은 농업분야 협상 자료를 열람한 결과 우리 정부는 농산물의 국영무역 방식과 TRQ(저율관세할당) 물량에 부과했던 마크업(수입부과금) 제도 등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향후 대책을 따져 물었다. 더욱이 TRQ는 무관세로 허용해 줌으로써 내주기식, 퍼주기식 협상을 한데다 미국의 주장에 반대해 오던 원산지 마저도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미국의 입장을 수용하기로 해 울화가 치민다고 호통. SG도 물량을 너무 높게 책정함에 따라 무용지물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규성 의원(열린우리, 전북 김제·완주)은 이번 한미FTA협상은 ‘경제적 한미합방’이나 다름없다며 (쇠고기의 경우 15년후에 관세철폐가 되는 점을 들면서) 15년후에는 한국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게 아니냐며 협상 결과를 강하게 비판. 특히 이번 협상은 엉터리라며 농업분야의 경우는 방어적인 입장에서 협상을 했기 때문에 선방했다고 하는데 골키퍼 잘 한다고 축구 이기냐며 실패한 협상임을 양심선언하라고 주문. ▲김낙성 의원(국민중심당, 충남 당진)은 오는 20일 열리는 OIE 정기총회에서 미국을 통제된 광우병 위험국가로 등급판정 할 경우 미국이 우리나라에 쇠고기 완전개방을 요구해 올 것이 예상되는데 따른 대응 방안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그동안의 농업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그 예로 소득은 2배라면 부채는 5배나 늘었다고 강조. ▲홍문표 의원(한나라, 충남 홍성·예산)은 협상결과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겠냐고 질책하면서 공개하겠다고 해놓고 하지 않은 국무총리를 고발하겠다고 으름장. 이번 협상이 잘 된 협상이라고 정부에서는 호도하고 있는데 5명의 자식 중 2명은 건강하고, 3명은 골골하다고 하면 잘 했다고 ‘수’를 주겠냐며 농업분야 협상 결과를 강하게 비판. 특히 SG도 ‘빛 좋은 개살구’라며 돼지고기의 경우 냉장삼겹살에만 적용토록 돼 있어 정작 수입 비율이 90%나 되는 냉동삼겹살에 대해서는 SG발동을 할 수 없게 됐음을 지적, 양돈산업 붕괴를 우려. ▲신중식 의원(민주, 고흥·보성)은 쌀을 제외시켰다고 대단한 것처럼 홍보하는데 대한 반감을 드러내면서 실제로 쌀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며 국민들에게 솔직할 것을 주문. ▲이방호 의원(한나라, 경남 사천)은 이번 협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산업이 축산임을 규정하고, 특히 소의 투매현상을 막아 축산농가의 피해를 최소화시킬 것을 주문. ▲한광원 의원(열린우리, 인천 중·동구·옹진)은 노무현 대통령이 협상 결과에 대해 분위기 좋다고 하면서 입이 째진다면 농어민은 ×구멍이 째진다며 만약 대통령이 분위기 좋다는 말 했다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 특히 축산물의 경우 관세철폐 이후에 SG 발동을 못하도록 한 반면 섬유분야는 관세철폐 이후에도 10년동안 SG를 발동할 수 있게 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더욱이 SG도 냉장삼겹살에만 하도록 되어 도입 의미가 없는데다 TRQ물량도 과다하게 내줘 무관세 수입이 가능하게 됐다고 강도 높게 지적. ▲이계진 의원(한나라, 강원 원주)은 우리가 미국과의 FTA 협정으로 상대할 만한 국가냐고 물은 뒤 (박홍수 장관을 향해) 현재 장관이 아니고 농민단체장이었다면 협상결과에 대해 많은 시각 차이가 있지 않겠냐면서 장관 자리 내 놓을 생각 있냐고 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