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소개량 우수농가<8>
“한우는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빌려온 것”이라는 임마누엘농장의 안길찬 대표. 때문에 임마누엘 농장은의 개량 목표는 개량을 통해 새로운 형질을 개발하기 보다는 고유의 능력을 유지, 보존하는 것이다. 육종농가라면 누구나가 내 농장에서 생산된 수소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증씨수소로 선발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전북 남원의 안길찬 대표는 이러한 꿈을 이뤘다. 2009년 한우육종농가로 선발된 이후 꾸준히 개량을 통해 2011년 보증씨수소(KPN 834) 1마리를 배출했다.
보증씨수소 배출 육종농가
경제성 중심 획일적 개량 경계
고유 품종 형질 유지 주안점
개체별 관리로 고급육 생산
2005년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되면서 축사를 신축하면서 본격적으로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다.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지만 여건은 좋지 않았고 조금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에 주위에 소를 키우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뒤처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한우가 희망이 있다고 판단하고 남들보다 더 노력했다. 당시만 해도 20∼30마리만 키워도 전업 규모의 한우농가로 대접 받았다.
하지만 안 대표는 두당 순수익을 당시의 1/5로 설정하고 100∼200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정확히 세우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뤄진다”며 규모를 키우겠다는 1차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한우산업에도 위기가 닥치면서 안길찬 대표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남들은 소 값이 떨어지면 내다 팔기에 급급했는데 안 대표는 오히려 사육두수를 늘리는 기회로 삼았다.
또 규모를 늘리면서 비육우에서 암소 비중을 높여가며 일관사육체제로 농장의 체질을 변화시켰다. 본격적으로 번식우를 시작하면서 개량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우핵군육종연구회에도 가입하고 개체관리시스템도 도입했다.
암소개량을 위해 기존의 암소들을 혈통등록우로 대체해 나갔다. 이처럼 혈통등록에 특히 신경쓴 것은 한우육종농가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육종농가로 선정된 이후 농장관리는 훨씬 수월해 졌다. 고급육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좋은 정액이 필수이지만 경쟁이 심해지면서 정액 구하기가 힘들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체중이나 등심단면적 등 주요 경제형질의 경우 어느 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량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정액을 사용하면 된다” 대부분의 농가들이 이 같은 방법으로 개량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안 대표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획일화된 방법이 과연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급육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특정 형질을 최대한 발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질병 등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형질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는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안 대표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이 체형은 매우 발달됐지만 반대로 체력은 후퇴하고 있다”며 “한우도 마찬가지로 체형이 커지고 고급육 생산에 미치는 형질도 많이 개량됐지만 질병 저항성 등은 약해진게 사실”이라며 이 부분을 경계했다.
안길찬 대표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육농농가라면 누구나 목표라 삼고 있는 보증씨수소를 생산해 냈다.
특히 임마누엘농장은 지금 당장 보다는 미래를 위한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 개량이란 특성상 단시간내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생산되고 있는 정액은 물론 공급이 중단된 정액들도 5∼10스토로우씩 별도로 보관 중에 있다.
실제로 임마뉴엘농장에는 예비 질소통을 포함해 정액 보관용 질소통이 4개나 된다. 질소통에는 최근 생산되고 있는 정액 뿐만 아니라 KPN 넘버가 300단위, 400단위 정액들도 보관돼 있었다.
정액 종류만해도 50가지가 넘으며 최근에 구입한 정액까지 400개 이상 보관 중에 있다.
이는 안 대표가 갖고 있는 개량 철학과도 연관돼 있다. “한우산업 특성상 현행 등급판정제도하에서 농가들의 돈을 벌수 있는 방향은 고급육을 생산하는 것 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한우가 보다 다양한 형태로 개량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나라만의 고유의 품종이다. 지금 한우를 키우는 한우인들이 반드시 지켜내야 할 귀중한 유전자원”이라는 안 대표.
“다른 쇠고기에 비해 한우고기가 맛있다는 것은 우리만 아는 사실이다. 우리만 먹으려고 개량을 해왔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서구 사람들이 즐겨먹는 스테이크 생산용 한우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게 안 대표의 생각이다.
때문에 부드러우면서도 맛있는 고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개량의 한 방향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게 안 대표의 지론이다.
안 대표는 마지막으로 “육종농가는 씨수소를 선발하기 위한 집단이 아니라 한우를 지켜나가는 집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