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인력 관심 유도·검정우 혈통관리 노력 인상적
“한국 낙농 발전 위해 배울점 많다” 일행 한목소리
어렵게 시간을 내 일본을 방문한 우리 낙농가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대회를 지켜봤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진행과정에서부터 소의 생김새, 리드하는 사람들의 자세, 행사장 구성 등 모든 것이 그들의 관심사였다. 행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후에도 일행은 공진회를 지켜본 느낌에 대해 토론을 이어갔다.
공통적으로 아직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많이 부족하고, 배울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포천 노곡목장의 최명회 대표는 “미경산우 부문과 경산우 부문에 각 2개씩 후대 검정우 부문을 만든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것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국내산 혈통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이며, 지금의 이런 노력이 언젠가는 일본 홀스타인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본의 경우 매년 지역 대회와 각종 관련 대회들을 개최하면서 후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결국 산업의 성패는 얼마나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느냐에 좌우된다. 우리도 젊은 친구들에게 낙농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포천 정동목장 김희동 대표는 “어린 학생들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정말 소중한 경험들을 쌓고 있다. 지금 우리와 비교하면 이들은 낙농분야 만큼은 훨씬 높은 수준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상태로 가면 우리와 일본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낙농 후계인력 양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셋째 날 눈이 내리면서 홋카이도의 매서운 날씨를 보여줬다. 일행들은 서둘렀다. 이날은 저지종에 대한 경연과 함께 대회의 주인공인 최고위상(그랜드 챔피언) 수상자가 나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저지종은 총 3개 부문에 31두가 출품됐다. 홀스타인과 비교하면 체구가 작은 저지는 일본 내에서도 일부지역에서만 사육되고 있다. 유량은 떨어지지만 유단백이 높은 우유를 생산해 가공품을 만들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사현장에는 저지우유로 만든 유제품들은 전시해 판매하는 부스가 마련돼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오후에 이어진 행사, 경연장에는 대회 시작 전부터 자리를 맡아놓으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행사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시작된 12~14부의 경연. 탄성이 쏟아졌다. 한국에서 함께 간 참관객들은 소의 체형, 관리상태, 리드하는 솜씨 모두 훌륭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고조되고 14부에서 1등을 차지한, 홋카이도 지역의 출품번호 1410번 ‘레이디스 매너 엠비 세레브러티’이 최고위상을 수상하면서 행사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은 이 젖소는 2009년생으로 올해 4월에 5산을 했다. 검정 유량은 1만3천kg을 넘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젖소는 지난 2013년 북해도 블랙 앤드 화이트 쇼에서도 그랜드 챔피온에 선정됐었다. 아비소는 캐나다산인 ‘듀덕 미스터 번즈 이티’, 어미소는 ‘레이디스 매너 실키 세레브러티 이티’라는 소이다. 지난 2007년 일본 젖소의 장수 연산성을 강조한 홀스타인 심사 표준을 개정한 이래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이 젖소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성우로서 멋진 스타일을 갖고 있으며 강력함과 품격이 있다고 격찬했다.
이번 공진회에는 18개 부문에 총 380두(홀스타인 미경산 132두, 경산우 217두 , 저지 31두)가 출전을 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각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총 33두의 소를 출품해 함께 경합했다는 것.
10년 만에 열린 이번 공진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우리 낙농가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공진회를 통해 일본이 자국 낙농산업의 미래를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