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 확산·큰 피해 의심 ‘특이 동향’ 없어
이상기온 변수…농장공개 기피 원인일 수도
2~3월 폭발적 발생 가능성…안심단계 아냐
올 겨울 PED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일까.
방역당국과 농가, 현장수의사 등 어디에서도 주목할 만한 피해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PED 발생주의보까지 발령하며 잔뜩 긴장해 온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취합을 해봐야 알겠지만 PED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로 접어들었음에도 발생신고는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양돈농가들이 전하는 내용을 종합해 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 북부와 충남 남부 일부 지역에서 PED가 돌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긴 했으나 급속한 확산이나 1~2년전과 같은 수준의 피해를 의심할 만한 수준은 되지 않았다.
현장수의사들 역시 “다른 수의사들과 정보를 공유한 결과 기존 발생농장 외에 특이한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전반적인 반응이었다.
물론 지난해 구제역 발생 이후 농장 공개를 꺼리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현실에서 농가나 수의사들이 전하는 소식만으로 실제 돼지질병의 발생현황과 추이를 짐작한다는 게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PED발생 신고 대부분은 보험을 통한 피해보상이 목적인 반면 한번 보상을 받은 경우 1년이 지나야 다시 요구를 할 수 있는 만큼 굳이 신고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역당국에 대한 신고접수 건수가 적은 원인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PED 발생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배합사료업체들의 반응을 보면 “적어도 지난해 보다는 수그러든 것 같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실제로 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PED 다발시즌이 되면서 주기적으로 각 영업망을 통해 동향을 파악하고 구간별 사료생산량을 분석해 보았지만 지금까지는 특별한게 없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에 대해 구제역을 계기로 양돈현장의 차단방역 수준이 향상된데다 ‘구제역 보다 PED가 더 무섭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지며 PED예방에 대한 농가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진 상황을 그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도드람양돈농협 정현규 박사는 “PED의 경우 2~3년을 주기로 발생양상이 달라지는 추세를 보여온데다 미국과 일본 역시 최근에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예년에 비해 따뜻한 올해 겨울 날씨도 한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현규 박사는 “한번 PED가 발생한 농장은 계속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다 어떤 해에는 2~3월에 급격히 확산되는 사례도 있었다. 더구나 본격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폭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며 PED예방에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을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