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기준가격 인하가 결정됨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어떻게 될지에 쏠리고 있다.
낙농업계는 최근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통계청 발표 우유생산비 인하 분 33원을 원유기준가격에 반영키로 했다. 이에 따라 33원에 지난해 인상이 유보된 15원을 차감한 리터당 18원을 인하키로 결정했다.
◆연동제 지키기 위한 힘든 결정
원유기준가격 인하결정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원유기준가격 인하 결정은 곧 낙농가의 소득 감소가 수반되는 것이기에 매우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생산자 측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담을 감수하고 기준가격 인하에 동의한 배경에는 원유가격연동제를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평균 납유량 1톤 농가의 경우 이번 기준가격 인하로 연간 600만원의 소득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우유, 유제품 가격은 어떻게
가격인하 결정 이후 업계의 시선은 유업계로 쏠리고 있다.
유업계는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원유기준가격이 인하된 만큼 우유 및 유제품의 가격을 낮추지 않을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될 지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업계에서 이에 대해 얼마나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 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유대가 인하된 것은 맞지만 그 외 유통 및 가공비용은 오히려 높아졌다. 그렇다고 리터당 18원만을 내린다면 소비자의 비난이 고스란히 유업계로 향하게 될 것”이라며 “업체마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확대를 위한 대승적 용단 기대
소비자단체에서는 우유가격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생산자들도 유업체의 대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낙농가는 “2년간 기준가격 인상을 유보한 것은 우유소비 부진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의지였다. 각종 감산압박을 감내하면서 버텼고, 이번 가격인하를 수용한 것도 결국 소비확대를 통해 낙농과 유업계가 어려운 시기에 공존의 길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며 “이번에 납득할 수준의 가격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칫 소비자에게 낙농유업계 전체가 이기적 집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 단기적 수익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이 아닌 산업의 전체를 바라보는 넓은 안목으로 이 문제를 바라봐 주시고 심사숙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