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4>한우의 육종과 개량 부문

숫소 중심 ‘반쪽 개량’으로 속도 지체 아쉬움

  • 등록 2016.09.28 11:03:32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가축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오전에는 돼지새끼를 무료로 거세를 했다. 하루장에 보통 30~40마리의 돼지새끼를 우시장에 가마니를 깔아놓고 거세를 하면서 농가를 계몽했었다. 그 당시는 검정돼지 일색 이었고 집에서 한두 마리 기르는 어미돼지가 새끼를 낳으면 돼지새끼와 씨암닭들이 낳은 계란꾸러미를 팔아 가계를 꾸려가고 학비를 마련했던 시절이었다.
인공수정과 돼지거세로 많은 농가와 친해졌다. 거세를 하고 있는 현장에 칠량면의 한 농가가 찾아와 꼭 보여줄 것이 있으니 자기집을 가자고 했다. 그 농가는 검정돼지를 키웠는데 그 중 큰 돼지 한 마리와 새끼돼지 2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그 당시는 보릿겨나 쌀겨 등의 농가잔반에다 들에서 풀을 베어다 (고마니대, 바랭이 등 ) 주로 풀로 돼지를 키우던 때였다.
그러므로 농가에서는 돼지 한 마리는 큰 재산이었기에 매일 부드러운 풀을 베어다주며 돼지가 자라는 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돼지 등을 매일 긁어 주곤 했던 때였다.
그분은 돼지막(돼지우리) 앞에 가더니 돼지에게 “일어나”라고 말했다. 3개월령의 중돼지 한 마리가 그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났다. 그 다음은 ‘앉자’하고 말하자 다시 앉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번에는 문을 열고 나와 “하자”라고 말하니 돼지가 밖으로 나왔다. 다시 들어가 “하자”라고 말하니 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놀랍기만 했다. 도대체 어떻게 3년도 아닌 3개월령의 돼지새끼가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단 말인가?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이 분은 돼지와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새끼를 부르는 돼지의 울음소리와 배고파 우는 울음소리, 풀을 베어다 줄 때 반가워하는 울음소리가 다른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돼지와 살면서 소통을 한 것이었다.
기계적으로 인공수정을 하였던 나에게 귀감이 되었다. 번식은 발정과 수정과 임신과 분만이 모두 호르몬 작용이다. 모든 것은 머리에서 뇌하수체 호르몬 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아무리 인공수정이지만 자연의 원리에서 생각하게 됐다. 기계적으로 빠른 인공수정에서 우선 소부터 안정화 시키고 직장검사의 자극을 질점액이 충분히 누출될 때까지 실시한 다음 수정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됐다.
발정주기가 없는 토끼가 교미자극으로 배란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상기하는 계기가 됐다.
강진축협의 자체 종모우가 큰 체구로 난폭함으로 위험을 느낄 때, 중앙회의 동결정액이 공급되면서 자체 종모우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인공수정에 의한 개량시대가 열렸다. 
중앙회에서 공급되는 동결된 챔피언 정액이 공급되기 시작하자 강진지역의 우량 암소 5두를 선정하여 우량혈통으로 계속 개량하면서 우량 숫송아지를 탄생시켜 챔피언을 만들고자 했다.       
그 당시는 논밭갈이를 소로 했으며 남의 논을 갈아주는 것을 도맡아 업으로 하는 농가가 있었다. 이 분들은 쟁기질을 잘하는 좋은 일소를 가지고 있었는데 일반 암소의 3배를 경운하는 크고 체형이 우량한 슈퍼암소도 있었다.
우리는 슈퍼 암소에 챔피언 정액으로 수정하여 탄생한 숫송아지는 팔지 말고 챔피언대회에 출품축으로 육성토록 했다. 10월에 열리는 전남 축산진흥대회(챔피언선발 도 예선대회)를 앞두고 예비심사를 하기 위해 축주한테 외양간에서 후보축을 끌어내도록 말씀드렸다.(그 당시는 사랑방 부엌에서 쇠죽을 쒀서 외양간의 소구유에다 퍼주는 때였다.)
남자 주인이 소를 마당으로 끌어내는 도중 숫소가 순식간에 주인을 뿔로 들이박는 것이었다. 눈 깜짝할 순간이었으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소리쳤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당황하고만 있을 때 집에 들어온 주인아주머니가 와서 소리치자 소는 남자 주인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왜 아주머니 말에 소가 주인을 내려놓았는지 궁금해 하자 언제나 아주머니만 쇠죽을 끓여서 퍼주었지 주인어른은 한 번도 쇠죽을 끓이거나 퍼 준적이 없었다고 한다.
한우가 매일 쇠죽을 퍼주는 안주인의 말에 순종한것에 선뜩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축산은 ‘사랑’이란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 때의 놀라움 때문에 그 소의 출품을 포기 했다. 그 당시에 챔피언 숫소만이 아니라 챔피언 암소를 선발하였다면 이런 슈퍼암소를 매입하여 유전자원을 활용하는 양쪽 개량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는 암수양쪽의 유전자를 이용하는 수정난 이식이 대세이고 특히 일본이 앞서고 있다. 몇 년전 북해도를 방문했을 때 인공수정 시대에서 수정란 이식 시대로 넘어가고 있음을 설명했으며, 그 당시 수정란 이식비율이 28%를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황우석 교수님의 복제와 제주대학의 흑한우 복제 등 생명공학의 기술은 앞서지만 수정난 이식으로 활용하는 산업화의 뒷받침에서 큰 아쉬움이 남는다.
암소와 숫소 양쪽의 유전자를 선발하여 개량에 이용하였다면 개량의 속도가 배가되었을 것이며 성질이 온순한 유전자를 계속 활용하고 흑모한우의 유전자를 별도보전 하여야 했다.
챔피언대회 한우선발을 부라만종이나 샤로레종의 혈통이 섞어지는 것 때문에 황색 하나로 유니폼화 함으로써 흑모한우의 순수혈통이나 아랫배 밑에 흰색 줄무늬의 순수혈통이 멸종되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