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의 국제암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소시지와 햄, 베이컨 등 가공육을 발암물질이라고 발표하고 소, 돼지 등 적색육을 가공육 다음으로 암유발 가능성이 높은 물질로 분류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국내 축산식품학계에서 학문적 한계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적색육과 육가공품의 종류별 발암성에 대한 연관성이 불문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국축산식품학회(회장 이성기 강원대 교수) 추계 심포지엄에서 이근택 강릉원주대 교수는 ‘적색육과 가공육의 발암성 물질의 쟁점’이라는 주제 발표<사진>를 통해 국내와 아시아인에 대한 역학조사 자료가 절대 부족하다며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의 차이를 무시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육가공품의 종류와 가공 조리방법 등이 상이하고, 모든 종류의 식육 섭취와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도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많은 유럽연합의 선행 연구에서 가금육을 포함한 모든 육류를 섭취할 경우 대장암 발생과의 양의 상관관계가 인정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부는 감소시킨다고 보고됐음을 전했다. 이어 가금육 소비군의 경우 육가공품 소비시 대장암 발생과 상관관계도 보고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대장암의 발생원인이 노화, 비만, 육체적 운동 결핍, 과한 알코올 섭취, 장기간 흡연, 칼슘 섭취 부족, 가족력, 만성 장질환력, 유전 조건, 적색육과 가공육의 다량 섭취 등이라며 음주량이 많은 아시아인들에게서 대장암 발생 위험성이 특히 높다는 연구나, 육가공품의 섭취와 흡연 등이 대장암과 관련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게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결국 비전문가들의 잘못된 인식이 육류 및 육가공산업계 전체에 큰 피해를 입혔던 만큼 적색육과 가공육의 발암성 저감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발암물질 생성 요인별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육종별, 육가공품별, 육성분별에 대해 연구해야 하며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와 적정 소비량 수준을 파악해 가이드라인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