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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온고지신(溫故知新) <8>등급제도 신뢰 근간의 유통 혁신

일본보다 앞서 경매결과 온라인 공유 시스템 개발
등급 신뢰도 커지며 부분육 상장·인터넷 시장 창출

  • 등록 2018.04.06 10:41:19
[축산신문 기자]


윤영탁 전 본부장(축산물품질평가원)


-등급결과의 전산화와 경매결과의 실시간 인터넷 공표
현대는 정보화 사회다. 그 정보화의 일등 공신은 컴퓨터를 이용한 전산화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그 분야의 세계 선두그룹에 있다.
등급판정을 하면 등급판정의 결과를 기록하게 되는데 소·돼지 도체 한 마리 한 마리에 대한 등급판정 항목별 결과다 보니 하루의 정보량만 해도 엄청난 량이다. 등급판정은 판정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에게 등급결과를 통보하고, 우리나라 소·돼지의 개량 정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야 그 시너지 효과가 커지게 된다.
등급판정 시행 초기에는 즉 시범사업 단계에서는 단순히 컴퓨터를 이용해 등급판정결과를 입력하는 정도였으나 사업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도매시장 경매도 등급에 의한 경매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전산망을 개선하게 되었다.
축산물 등급판정 종합정보 시스템 구축은 2000년에 시작해 2001년 6월 완료했다. 당시만 해도 꽤 규모가 큰 사업이었다.
등급판정의 전산화 시스템 구축으로 신속한 정보의 수집, 분석, 출력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뭔가 아쉬움이 있었다. 이러한 정보가 도매시장 경매의 투명화에 활용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른바 경매결과를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통해 중계하는 것이었다. 개발자들은 난색을 표시했다. 그리고 실제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달나라도 가는 세상인데 우린 지금 산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독촉을 했다.
결국 작품은 만들어 졌다. 그러나 처음 개발된 것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공표되는 것이었다. 원래 시작은 그런 것이다. 그 결과물을 토대로 보완을 거듭해 결국 실시간으로 2002년 3월 2일 농협서울과 안양 협신 도매시장의 경매결과를 공표하게 되었다.
문제는 엉뚱한데서 터졌다. 공판장에서 등급 전산라인과 연계된 망을 차단한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경매 후 문제가 된 지육의 가격조정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당시 생산자는 경매에 불만이 컸고 현장에 직접 와야 경매 현황을 알 수 있었다. 경매는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개방되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단절되었던 전산망은 다시 연결되게 되었다.
경매 실시간 중계 서비스는 생산자는 물론 유통업자 그리고 관련업계에 폭발적인 인기를 가져와 전산 과부하가 걸려 등급판정소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그것은 조직의 위상을 크게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 관계자는 이것을 부러워했다. 우리보다 30년 앞서 등급판정을 시작한 일본은 아직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일을 우리는 해낸 것이다. 창조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당시 고생한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


-부분육등급판정과 상장 경매 및 인터넷 시장의 출현
도체등급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소매단계에서의 품종·부위·등급별 표시판매가 정착되어 감에 따라 과거에는 등급표시 없이 부위별로만 판매하던 육가공업체에서도 도체의 등급을 부분육에 그대로 표시해 유통할 수밖에 없었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듯이 쇠고기·돼지고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한우의 경우 등심부위는 수요도 많고 개체별 품질 차이도 커 등급에 의한 거래가 더욱 필요했다.
그러나 부위별 거래로 수요가 적은 일부 부위가 체화되어 육가공 업체로서는 골머리를 앓았고, 정육점과 음식점에서는 고객 수준에 맞는 부위와 균일한 품질을 구입하고 싶어 했다.
그러한 상호 이해관계로 도매시장에서의 부분육 상장 거래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2002년 2월 20일 경기도 안양 소재 협신식품에서의 쇠고기 부분육 상장·경매 시범 실시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 갔다.
이렇듯 등급에 의한 시장의 신뢰는 더욱 커져만 갔고, 그러한 등급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사업으로 이끄는 업체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곳이 농업회사법인 ‘금천’이다.
금천은 정육점과 식당을 찾아가 판매하는 기존의 오프라인 거래와 병행해 인터넷을 통한 판매를 과감하게 실시했다.
시장의 반응은 좋았다. 그 결과 오프라인 판매에서 체화되었던 부위의 판매가 쉬워졌고, 외상 거래가 되지 않는 인터넷 판매의 특성상 유동성 자금의 흐름이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거래의 투명성도 확보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그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등급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은 쇠고기 이력제도라는 강력한 원군이 더해져 그러한 신뢰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시장은 필요에 의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시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공정한 거래가 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
그러한 안전장치가 있는 시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커지게 된다. 신뢰를 만들어 클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는 복잡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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