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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7. 미래 농축산업의 진화론 (1)

과학영농, 생산성 향상·품질 개선…종축개량 성과로
시설·장비 자동화로 사양관리 획기적 변화

  • 등록 2018.05.25 10:43:53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세상의 물질은 생명의 유무에 따라 생물(生物)과 무생물(無生物)로 구분된다. 생물은 다시 식물과 동물 그리고 미생물(微生物)로 나뉜다. 식물은 광합성작용을 통해서 생존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현상은 바로 광합성(光合成)으로,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이다. 광합성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고 지구상의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근본이다. 광합성(photosynthesis)이란 녹색식물이나 그 밖의 생물(광합성세균 등)이 엽록체에서 빛에너지를 이용해서 이산화탄소( CO₂)와 물(H₂O)로부터 유기물을 합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얼마나 신비롭고 기적과 같은 일인가.   


▶ 지금까지 농축산분야가 발전해온 과정을 보면 과학기술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알 수 있다. 공업이나 서비스산업에 비하면 발전 속도나 정도가 훨씬 미흡하지만, 농축산업은 재배나 사육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생산주기가 긴 산업이므로 직접 비교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 과학기술의 힘은 종자나 종축의 개량성과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꾸준한 개량을 통해 작물과 가축의 생산성이 엄청나게 향상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


▶ 쌀의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보면 1975년도에 10a당 386kg이던 것이 2016년에는 539kg으로 40%나 증가했다. 재배기술 향상도 일부 기여를 했겠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벼 품종개량 덕분이다. 녹색혁명이라 일컫는 다수확품종 ‘통일벼’ 육종의 효과가 컸다. 옥수수, 콩, 밀 등 곡물의 경우는 유전자조작이라는 기술을 활용해서 단위 면적당 수확량(收穫量)이 획기적으로 늘어나 세계의 곡물증산에 크게 기여했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의 안전성을 놓고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인류의 식량 확보라는 측면에서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채소 과일 화훼의 경우에도 다수확품종 육종으로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
▶ 한우의 경우 18개월령 수소(비거세)의 생체중이 1974년 290kg이던 것이 2007년엔 567kg으로 약 2배로 커졌다. 젖소의 연간 두당 산유량(능력검정농가 기준)이 1980년 4천975kg에서 2016년에는 1만334kg으로 약 두 배로 늘어났다. 우량 종모우와 암소를 선발해 인공수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량사업을 추진한 성과다. 돼지, 닭 등 다른 가축에서도 종축개량으로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산란율이 높아져서  생산성이 많아 향상되었다.


▶ 수량뿐만 아니라 품질개량 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과채류의 당도가 높아졌고 다양한 모양으로 육종되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오렌지에서 개량한 한라봉, 국산 개량딸기인 설향과 매향, 개량 밤과 대추 등이 좋은 예다. 토마토의 경우는 모양을 개량해 방울토마토 대추토마토가 나왔고, 색깔도 붉은색 이외에 노란색, 초록색, 검은색 토마토가 나와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 등 형형색색의 파프리카는 일본시장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 축산분야는 축사설비나 장비가 많이 개발되었다. 축사천장이나 창문의 자동개폐, 자동환기, 자동점등, 자동사료급이기, 자동급수장치, 자동분뇨스크레퍼, 자동분무장치, 자동소독터널, 건초결속기, 사일리지포장기, 가축행동기록장치 등으로 다양하다. 요즘에는 축사나 운동장에 CCTV를 설치해 집안에서 가축의 동태를 살필 수 있고 외지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축사의 CCTV를 볼 수도 있다.


▶ 낙농목장에서는 젖 짜는 일을 편하게 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로봇착유기를 설치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젖소가 로봇착유장치 안으로 들어가면 로봇이 유방을 세척한 후에 네 개의 젖꼭지에 유두컵을 부착하고 젖을 짜기 시작한다. 착유가 끝나면 젖꼭지를 소독하는 일까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로봇착유기 한 대로 70~80두의 착유우를 관리할 수 있다. 이렇듯 시설장비이나 사양관리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생명과학과 IT가 융합된 스마트팜 시대가 온 것이다.


▶ 소와 돼지의 인공수정이 보편화 되었고, 소의 경우는 수정란이식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우수한 유전자를 빠르게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이용하는 기술이다. 낙농의 경우 수송아지는 쓸모가 없고 값도 나가지 않으므로, X염색체와 Y염색체를 분리해 X염색체만 가진 정액을 수정함으로써 암송아지만을 생산하는 성감별번식(sexing)기술까지 실용화되고 있다.


▶ 소나 돼지를 출하했을 때 도체등급은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가축의 적정 출하시기를 결정할 때는 초음파육질진단을 한다. 소 생체의 등심부위를 초음파 스캐닝검사를 해서 등심단면적과 마블링정도를 추정하는 기술이다. 높은 등급이 나오기에는 이른 것으로 판명되면 2~3개월 더 사육한 뒤에 한 번 더 검사를 하고 출하한다. 돼지의 경우는 등지방두께를 측정해 출하시기를 결정한다. 예전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각종 기술이 농축산현장에서 실용화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진화과정은 더 빠르게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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