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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53. 지방과 콜레스테롤, 누명을 벗다

비만,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서 비롯
지방·콜레스테롤, 체내에 다양한 순기능 작용

  • 등록 2018.12.05 10:06:48


(전 농협대학교 총장)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강은 인간의 가장 큰 관심사다. TV 방송에서도 건강을 주제로 한 프로가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마다 유전인자, 신체조건, 생활환경, 식생활이 다른데 일반화시켜서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편견이나 불확실한 주장을 사실처럼 펼치는 경우도 많다.


▶ 요즘 건강과 관련해서 가장 일반화 되어 있는 인식을 보면 ①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② 비만의 주범은 지방(脂肪)이다. ③ 육식은 나쁘고 채식은 좋다. ④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의 주범이다 등으로 간추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위 네 가지 중에서 ① 번만 빼고는 모두 잘못된 인식이다. 이제 하나씩 진실과 거짓을 밝혀보고자 한다.   


▶ 비만이 만병의 근원인 것은 맞다. 비만의 원인은 한마디로 에너지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Kcal)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고, 신체활동 등을 통해서 소모하는 에너지의 양이 적으면 잉여에너지가 생기게 되는데, 이 잉여에너지가 지방으로 변해서 몸에 축적되면 비만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비만의 주범은 지방이 아니라, 바로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라는 사실은 잘 모른다. 오랜 동안 믿어왔던 것이 사실이 아니라니, 아마도 충격이 클 것이다. 그러나 그게 진실이다. 우리가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다. 이 셋 중에서 열량이 가장 높고 가장 먼저 쓰이는 영양소는 지방이다. 가장 먼저 연소되어 없어지므로 지방으로 섭취한 에너지는 축적될 일이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방으로부터 섭취하는 에너지는 약 19%밖에 안 되므로 비만의 원인은 지방이 아니다. 문제는 탄수화물(炭水化物)이다.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남은 당(糖)이 중성지방으로 전환되어 체내에 축적됨으로써(피하지방, 내장지방) 비만이 되는 것이다. 비만은 나쁜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발생한다. 야식, 간식, 폭식, 편식 등은 비만을 일으키는 식습관이고 설탕, 빵, 라면, 과자, 사탕, 초콜렛, 콜라 등은 피해야 할 탄수화물식품들이다.


▶ 지방이 비만의 주범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육식을 부담 없이 즐기자.   한우고기 ‘마블링’의 맛을 즐기자. 마블링은 좋은 지방이므로 피할 이유가 없다. 단백질식품인 육류에는 장점이 많다. 육류는 양질의 단백질이 20%이상 들어 있는 고단백식품이고 필수아미노산의 보고다. 따라서 근육을 유지·생성시키려면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나 계란을 먹어야 한다.  고기에는 비타민 B₁,  B₂,  나이아신 등 비타민과 철분, 아연,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식물성식품에는 없는 콜레스테롤과 비타민 B₁₂, B6를 함유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또한 고기 속에는 식물성식품에는 없거나 부족한 필수지방산도 많이 들어 있다.


▶ 이제 콜레스테롤의 누명을 벗겨보기로 한다. 우리는 통상 콜레스테롤은 무조건 나쁘고 ‘건강의 적’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콜레스테롤은 의외로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막을 만드는데 필요한 성분이고 세포막의 유동성을 유지하는 기능도 한다.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담즙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성분이고,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 등 성호르몬의 재료이기도 하다. 또 비타민 D의 원료이기도 하여 뼈를 튼튼히 유지하는 데도 필요하다. 비타민 D는 체내에서 칼슘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므로 골다공증과 골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콜레스테롤은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제 기능도 하여 면역력을 높여준다. 


▶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콜레스테롤을 건강의 적으로 홀대하다니, 그동안 콜레스테롤은 누명을 썼던 것이다. 콜레스테롤의 누명은 미국에서도 벗겨졌다. 미농무부는 2014년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받아들여 콜레스테롤 1인당 하루 섭취권장량(300mg이하) 조항을 삭제했다. 콜레스테롤은 34년 만에 누명을 벗었고,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고 먹기를 꺼리던 계란과 새우도 함께 누명을 벗게 되었다.


▶ 콜레스테롤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필수영양소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콜레스테롤의 2/3는 간 등 체내에서 합성되기 때문이다. 체내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이 식품을 통해서 섭취하는 식이성 콜레스테롤의 2배 정도를 차지하므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은 식품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에 의해서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 문제는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혈관 벽에 쌓여서 혈관이 좁아지고, 그 결과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쁜 콜레스테롤의 섭취다. 모든 지방이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과도한 포화지방의 섭취와 트랜스지방(trans fat)이 문제이다. 우리는 HDL(고밀도리포단백질)은 건강에 좋고 LDL(저밀도리포단백질)은 나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HDL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는 일을 하고, LDL은 반대로 간에서 혈액으로 운반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HDL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면 오히려 피로감과 무력감을 겪게 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중요한 것은 좋은 지방을 섭취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누명이 벗겨졌으니 축산물에 대한 오해가 더는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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