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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66. 닭과 계란 이야기

계란, 최적의 단백질 식품…콜레스테롤 ‘편견’ 해소를
육계, 불포화 지방산 많은 백색육…다이어트에 효과적

  • 등록 2019.01.25 10:32:38


(전 농협대학교 총장)


▶ ‘꼬끼오-’하는 닭의 울음은 새벽을 연다. 우리에게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이다. 시계가 없던 시절에 ‘첫 닭이 울 때 출발하자’고 약속하는 것처럼 시를 알리는데도 활용했다. 그래서 닭은 개벽의 상징이자 신성함과 부귀공명의 의미를 지닌다. 닭은 악(惡)을 물리치는 신성한 기운이 있다고 하여 마을에 전염병이 돌 때 대문이나 벽에 닭의 피를 바르거나, 닭 그림을 붙이는 풍습이 있었다. 닭의 벼슬은 사람이 관(冠)을 쓴 모습과 닮아서 입신양명을 뜻하며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큰 벼슬을 했다’고 칭송했다. 닭이 알을 낳는 모습은 부귀영화와 다산의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혼례식의 초례상에 닭을 청홍보자기에 싸서 올리거나 시댁에 폐백을 드릴 때도 함께 가져가는 풍습이 전래되었다. 서양에서 닭은 정의, 용기, 평등, 사랑의 의미로 이용되어 왔다. 프랑스에서 닭은 국가를 상징하는 의미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 닭은 조류이고 시조새에서 진화되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가금류인 닭은 5000여 년 전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의 들닭[野鷄, Jungle fowl]이 가축화 된 것이고 여기서 세계 각 지역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대 국가의 시조 탄생 신화에 달걀 또는 닭이 등장하기도 한다. 고구려의 시조 주몽은 유화부인의 배를 비춘 햇빛에 의하여 알에서 태어났고, 신라 박혁거세는 백마가 지킨 알에서, 석탈해는 궤짝에 실려 온 알에서, 김알지는 계림의 흰 닭이 지킨 황금상자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닭의 신성함과 신비스러움을 차용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닭을 사육한 역사는 2000여년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 무용총에 긴꼬리닭 그림이 있으며, 1973년 경주 천마총에서는 세계 최초로 AD 400년경의 계란이 토기 속에서 발굴되었고,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궁중음식과 오계(烏鷄) 등 닭을 식용이나 약용으로 활용했다는 기록이 있다.(RDA Interrobang 22호, 2011)    


▶ 닭은 알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산란계(産卵鷄, Layer)와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육계(肉鷄, Broiler)로 나뉘며 혈통이 전혀 다르다. 산란계는 병아리를 17주령(週齡)까지 육추단계를 거치면 산란을 개시한다. 대개는 18주령부터 80주령까지 산란하고 그 이후는 산란효율이 떨어져서 도태하게 된다. 산란율은 주령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20주령에 50%내외에서 시작해서 계속 올라가며 산란피크 시기의 산란율은 95%정도가 된다. 계란은 중량에 따라 왕란(68g이상), 특란(68~60g), 대란(60~52g), 중란(52~44g), 소란(44g 미만)으로 구분된다. 품질등급은 1+, 1, 2, 3 등급으로 구분된다.


▶ 계란은 동서를 막론하고 우리 식생활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축산물이다. 계란요리는 매우 다양하게 조리되는데 삶은 계란, 포치드에그(porched egg) 구운 계란, 계란찜, 계란탕, 계란말이, 계란프라이, 계란베네딕트, 오므라이스 등이 있다. 계란프라이는 조리방법과 익힌 정도에 따라 오버이지(over easy), 서니싸이드업(sunny side up), 스크램블드(scrambled) 등으로 구분된다. 계란은 단독 요리도 있지만 다른 요리를 할 때 많이 쓰인다. 약방의 감초처럼.  


▶ 계란은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동물성식품 중에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영양가가 대단히 우수한 축산물이다. 그런데도 잘못 알고 계란을 기피하는 소비자가 많으니 어인일인가? 집에서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 계란을 먹지 않는다. 어떤 어머니는 아예 식탁에 계란을 올리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 보면 “콜레스테롤이 많아서 안 먹는다”고 한다. 이런 믿음이 어찌된 일인지 종교에 가깝다. 편견을 가진 일부 학자들, 왜곡된 지식을 가진 논객(?)들이, 형평성을 잃은 언론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언론을 맹신하는 소비자들은 여과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파한다. 이래서 오류의 함정에 빠진 소비자들이 늘어난다.


▶ 과연 그들의 주장대로 계란이 해로운가? 결론은 그렇지 않다. 계란은 식품으로서 아무런 결함이 없다. 우유와 함께 완전식품으로 불리는 고품질의 단백질식품이다. 미국의 보건부와 농무부는 2014년 미국인 식생활지침 (Dietary Guidelines)을 개정하면서 ‘콜레스테롤 1일 섭취량 300mg 이하 권장’ 조항(1980년 제정)을 폐지했다. 폐지이유는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인정한 것이다. 이제 걱정하지 말고 계란을 마음껏 드시기 바란다.    


▶ 육계는 소비용도에 따라 30~45일간 사육하여 출하한다. 한 계사의 육계가 도계시기에 도달하면 계사 전체를 출하하고(All-out) 축사 안을 세척, 소독 후 휴지기를 거쳐서 병아리를 다시 입식한다(All-in). 닭고기는 고기색이 하얀색을 띄어 백색육(white meat)이라고 한다. 쇠고기나 돼지고기처럼 붉은 색을 띄는 적색육(red meat)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닭고기는 근육 속에 지방이 침착되지 않아서 담백하고 섬유소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다양한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맛이 좋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서 다이어트에 효과적으로 이용된다. 적색육에 비해서 지방함량이 낮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는 고기다. 비타민 B군과 C의 함량도 높으며 리놀렌산 등 필수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닭고기 가슴살, 안심살은 아주 부드러워서 소화가 잘 되고 영양도 뛰어나 환자의 회복이나 어린이의 성장과 노약자의 근력 증강에도 좋다. 물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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