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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68. 양봉산업과 밀원수 그리고 로얄젤리

양봉산업 미래 밀원수 확보에 달려
풍요로운 미래 위한 `밀원수 심기’ 범업계 운동을

  • 등록 2019.02.01 10:12:41

[축산신문 기자]


(전 농협대학교 총장)


▶ 2017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양봉농가는 2만5천여 농가, 봉군(蜂群)수는 240만군(1군 2천~3천마리)에 이르고 있다. 벌꿀생산은 밀원수의 생장상태나 기상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는데 통상 생산량은 연간 2만5천톤 내외, 생산액은 3천억원 내외다. 벌꿀생산량은 2005년 이후 정체상태인데 그 원인 중 하나는 밀원이 부족한 것이다. 그러므로 양봉산업의 미래는 밀원수(蜜源樹)의 확보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 우리나라에서 많이 생육하는 밀원수는 아까시나무, 밤나무이며 제주도의 유채, 강원도의 싸리, 메밀 등 지역에 따라 특화된 밀원식물이 있다. 또 음나무, 때죽나무, 모감주나무, 헛개나무, 조팝나무 등도 우수한 밀원수들이다. 음나무나 헛개나무 등은 밀원수로도 쓰이면서 약재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에 황폐한 산에 나무를 꾸준히 심어서 산림녹화에 성공했다. 50~60년 전에 헐벗은 산에 사방공사를 할 때 심었던 아까시나무가 지금은 좋은 밀원이 되어 아까시 꿀 생산기반이 됐다. 산에 유실수를 심어 소득을 올리려고 심은 밤나무에서는 밤도 따고 꿀도 딴다. 따라서 산림의 경제적 이용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식목을 할 때 밀원수를 적극 권장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한다. 농협중앙회와 양봉조합 그리고 양봉협회도 ‘밀원수 심기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도시의 가로수로 경관도 좋고 꿀도 생산되는 나무를 심는다면 요즘 관심이 높아지는 도시양봉을 확대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백년의 풍요로운 미래를 후손에게 물려주려거든 나무를 심으라고 했다. 꿀벌을 늘리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정한다면 밀원수를 심는 게 답이 아니겠는가.   

▶ 이제 우리가 이용하는 양봉산물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양봉산물은 벌꿀, 로얄젤리, 화분, 프로폴리스, 봉독(蜂毒) 등이다. 우리나라 식품공전을 보면 벌꿀류에 벌꿀, 벌집꿀, 사양(飼養)벌꿀, 사양벌집꿀로 분류하고 있다. 벌꿀이란 꿀벌이 꽃꿀, 수액 등 자연물을 채집하여 벌집에 저장한 것을 채밀하여 숙성시킨 것, 벌집꿀은 벌집 전체 또는 일부를 봉한 것 또는 이에 벌꿀을 가한 것으로서 벌집 고유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사양벌꿀은 꿀벌을 설탕으로 사양한 후 채밀하여 숙성시킨 것, 사양벌집꿀은 설탕으로 사양한 후 채취한 벌집꿀 또는 이에 벌꿀이나 사양꿀을 가한 것으로 벌집의 고유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규격기준상 유일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탄소동위원소비율로서 벌꿀은 22.5%이하, 사양꿀은 22.5%를 초과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벌꿀과 사양벌꿀을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꿀을 구입할 때는 표시사항을 잘 읽어보고 벌꿀인지 사양벌꿀인지 확인해야 한다.  

▶ 다음으로 로얄젤리(royal jelly)에 대해서 알아본다. 역시 식품공전에 보면 로얄젤리란 일벌의 인두선(咽頭腺)에서 분비되는 분비물인 로얄젤리를 식용에 적합하도록 이물을 제거한 것이거나 이를 건조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로얄젤리가 왜 좋다고들 하는지 그 이유는 이러하다. 벌은 부화 후 유충기(幼蟲期)에 3일간은 모두 로얄젤리를 먹게 되는데, 그 후 다시 3일간 계속해서 로얄젤리를 먹으면 여왕벌이 되고 꽃가루와 꿀만 먹으면 일벌이 된다. 여왕벌은 몸집이 일벌보다 2배 이상 크고 수명은 6~7년으로 일벌의 30여배나 된다. 또 생애동안 200만개의 알을 산란할 정도로 경이로운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반면에 일벌유충에서 성충으로 성장한 일벌은 45일간의 짧은 수명기간 동안 일만하게 된다. 여왕벌이냐 일벌이냐를 결정짓는 게 바로 로얄젤리이므로 이의 효능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생로얄젤리는 수분이 65.5~68.5%이며 동결건조 로얄젤리는 수분이 5%이하로 낮아진다. 

▶ 화분(花粉 pollen)은 벌이 꽃에서 꽃꿀[花蜜]을 채집하면서 뒷다리 화분주머니에 뭉쳐서 모아들인 꽃가루로서 벌들의 영양 공급원이기도 하다. ‘stemen’은 라틴어로 꽃의 수술에 묻어 있는 꽃가루를 말하며, 흔히 말하는 ‘stemina’는 stemen의 복수형으로 정력, 끈기, 기력 등의 뜻을 지닌다. 화분의 성분은 단백질 23~25%, 탄수화물 25~27%, 미네랄 2.5~3.0%, 아미노산 10가지(그중 필수아미노산 8가지), 비타민류 10가지가 들어 있어서 체력증강, 저항력증강, 갱년기장애,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 프로폴리스(propolis)는 꿀벌들이 다양한 식물들로부터 모아온 수지(樹脂)와 같은 물질에 꿀벌의 타액을 섞어서 만든 물질로서 자연이 준 신비의 천연항생물질이라고 부른다. 프로폴리스는 수많은 식물의 꽃이나 잎 그리고 수목들의 생장점을 보호하기 위해서 분비되는 보호물질과, 나뭇가지 껍질이 벗겨진 곳을 보호하기 위해서 분비되는 보호물질을 꿀벌들이 모아들여 이것을 타액의 효소와 혼합하여 세균 방어력이 있는 교상물질(膠狀物質)로 만든 천연항생물질이다. 일벌들은 봉군(蜂群)의 보호를 위해서 벌집의 오염되기 쉬운 곳을 이 물질로 싸 발라서 세균, 바이러스 등 외적 방어에 활용한다. 여왕벌이 산란하기 전에 미리 밀방(蜜房)을 프로폴리스로 코팅하여 알과 유충을 미생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 생육시킨다(Linderfelser 1967).

▶ 소비자들의 국산 꿀에 대한 신뢰가 높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따금 가짜꿀, 수입꿀, 혼합꿀 등에 관한 보도가 나오면 소비자들의 불신이 오히려 높아진다. 수입개방시대에 국내 양봉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꿀다운 꿀, 즉 천연 꽃꿀을 많이 생산하는 일이다. 이는 우리 양봉인들의 책무이며 자존심이기도 하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밀원이 풍부한 나라에서 생산한 천연꿀은 가격이 국내산의 1/3~1/5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품질로서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철저한 품질검사를 거쳐 검증된 꿀을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표시해서 유통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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