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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96. 네덜란드 국제낙농경영과정 연수 (3)

전문성 높은 현지 실습교육 환경 부러움
돌을 수입해 간척지 조성…농업강국 의지 돋보여

  • 등록 2019.05.31 10:35:25


(전 농협대학교 총장)


▶ 목장실무훈련센터 PTC : 교육과정 중에 실무훈련센터 PTC(Practical Training Center)에서 4박 5일간 숙박교육으로 진행되는 낙농현장실습과정이 있었다. 소를 다루는 방법, 예방주사 놓는 법, 발굽손질하기, 털깎기, 송아지 인공포유, 착유기 작동방법, 착유장비의 세척·소독, 유방염 예방·치료, 젖소외모심사, 우유저장 및 살균, 목장에서 버터 치즈 가공하기 등 매우 실질적인 교육인데, 실습교사들의 숙련도는 완벽한 전문가 수준이었다. 5일간 내내 부럽다는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실습교육장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홀스타인의 원산지 프리즈랜드 : 5월초 네덜란드 북부지방인 프리즈랜드(Friesland)로 현장견학을 갔다. 프리즈랜드는 젖소품종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육되고 있는 홀스타인(Holestein)종의 원산지여서 남다른 기대를 갖게 했다. 아침에 출발한 버스는 한참을 달리더니 바다를 막아 간척지를 만든 제방(Dam) 위의 길로 접어들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긴 제방으로 그 길이가 무려 30km에 이른다고 했다. 땅을 만들기 위한 네덜란드 사람들의 의지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 담당교수의 설명은 네덜란드는 돌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 댐을 막기 위해서 돌을 수입해 왔다고 한다. 바닷물을 계속 퍼내면서 담수를 받아서 토지의 염도를 낮추는 과정을 거쳐 보통 10년 정도 걸려야 목초를 심을 수 있는 농토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간척지를 초지로 발전시켜 가는 과정에서, 가축분뇨는 유기질 비료로서 토양개량의 효력까지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고, 간척 초지에는 내염성이 강한 리드 카나리그라스(Reed canary grass)와 같은 목초를 뿌린다고 했다.


▶ 프리즈랜드의 조그만 시가지 중심에 있는 홀스타인 동상 앞에서 일행은 기념사진을 찍었다. 홀스타인 협회로부터 이 품종이 개량된 경과와 그간의 노력에 대해서 브리핑을 받았다. 또 더 경제성이 높은 젖소품종으로 개량하기 위한 장기 계획에 대해서도 들었다. 무엇이든지 원조(原祖)가 된다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홀스타인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 젖소 착유우를 50마리 정도 기르고 있는 농장도 둘러보았는데, 부부 둘이서 일을 하며 초지는 25ha 정도로 조사료는 자급이 된다고 했다. “낙농업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았고, 비록 큰돈을 벌지는 못해도 젖소를 돌보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부부. 농사일을 하는 탓에 얼굴은 그을고 악수하는 손도 투박하게 느껴졌지만 표정만은 더없이 맑고 밝아 보였다. 이곳에서는 하루 종일 버스로 달리는 곳마다 평평한 풀밭이나 감자밭, 채소밭, 꽃 재배단지의 연속이었다. 농업을 하기에는 축복받은 땅, 그 천혜의 토지가 너무 부러웠다.


▶ 코이켄호프 꽃 공원 (Keukenhof Flower Park) : 튤립이 만발하는 5월 초, 우리는 세계적인 화훼 주산지인 코이켄호프에 견학을 가게 되었다. 네덜란드는 한 마디로 참 아름다운 나라다. 농촌을 가도 도시 거리를 가도 온통 꽃으로 뒤덮인 나라. 네덜란드에서는 ‘좋은 주부란 꽃을 잘 기르는 주부’라고 할 정도로 모든 가정은 집 안팎을 꽃이나 나무로 아름답게 장식한다. 꽃이 없으면 남의 손가락질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듯, 서로 솜씨를 겨루기라도 하는 듯, 자기의 취향대로 개성 있게 꾸민다. 듣던 대로 ‘꽃의 나라’ ‘세계에서 꽃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 코이켄호프는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35k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매년 5월이면 꽃 축제(flower festival)가 열리는데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수도 없이 몰려든다. 먼저 각종 꽃과 나무를 세련되고 조화롭게 꾸민 코이켄호프 꽃 공원을 견학했다. 수많은 꽃과 풀과 나무 그리고 연못으로 아름답게 가꾸어진 공원을 보며 나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상 낙원이 바로 이곳인 것 같았다. 공원 디자인도 다양하게 아기자기하게 꾸몄고, 온갖 세상의 꽃은 다 심어 놓은 것 같았다.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국화(國花)인 튤립을 비롯해서 히아신스, 프리지아, 대포다일, 샐비아, 아잘리아, 장미, 데이지, 라일락, 바이올렛 등은 물론이고, 처음 보는 꽃도 수없이 많았다. 특히 5월의 이 공원은 너무 아름다워서 달리 어떻게 표현할 방법을 모르겠다. 봄이 되면 평생에 한 번은 가볼 만한 명소로 추천하고 싶다.


▶ 크뤨러 뮐러 미술관(Kroller Muller Museum) : 어느 토요일 현지에서 사귄 친구의 안내로 ‘크뤨러 뮐러 미술관’을 찾았다. 와게닝겐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이 미술관은 ‘반 고흐’의 걸작들을 소장하고 있었다. 미술책에서만 보던 그림들을 직접 마주하자 새로운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1863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17세가 되던 해 1880년, 그림을 그리는 것이 자신을 구원하는 길이라 깨닫고 화가의 길을 걷는다. 고흐는 초기에 노동자 농민 등 하류층의 생활과 풍경을 주로 그렸다. ‘감자 먹는 사람들’이 대표작이다. 이후 파리로 와서 인상파의 그림을 접하면서 밝은 화풍으로 바뀌었고, 정열적인 작품 활동을 전개했다. 1888년 2월 파리에서 아를(Arles)로 이주하여, 이 시기에 ‘아를의 다리’ ‘해바라기’와 같은 걸작을 그렸다. 그날 크뤨러 뮐러 미술관에서 나는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길’ ‘아를의 카페테라스’ ‘모브의 추억’ ‘공원의 가로수길’ ‘올리브나무숲’ ‘울타리가 있는 초원’ 등 그의 수많은 걸작들을 감상할 수가 있었다. 다시없이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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