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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최윤재 교수의 ‘목소리’ <2> 교육자·연구자로서의 역할 (2)

질병 청정화·순환형 농축산업 구현 등 자구 노력
‘질적 성장’ 전환 위한 미래지향적 성찰 필요

  • 등록 2019.10.03 19:44:50


(서울대학교 교수,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1) 인간의 세 가지 욕망
인간은 누구나 명예, 권력, 재산에 대한 욕망이 있고, 이 세 가지 중 두 개 이상을 추구하다보면 자칫 추한 인간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 세 가지가 보통 한꺼번에 붙어 다닌다는 것인데, 과도한 욕심으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들이 우리 주변에 허다하다. 워런 버핏이 말한 “명성을 쌓는 데에는 20년이라는 세월이 걸리지만, 명성을 무너뜨리는 데에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걸 명심하면 당신의 행동이 달라질 것이다”라는 문장은 늘 마음에 새겨두어야 할 경구이다. 나 역시 인생을 살면서 그런 욕망이 생길 때마다 자기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어떤 기회나 욕심이 왔을 때에는 항상 마음을 멈춰서서 심사숙고했다. 특히 머지않아 은퇴를 할 사람이다 보니 더 욕심이 생길 수 있고, 기회도 더 주어진다는 느낌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서울대 관악 캠퍼스 안에 있는 ‘민주화의 길’을 걸으며 생각을 정리한다. 그 길을 조성하는데 나도 함께 동참했었다. 엄혹한 시절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다 먼저 간 민주열사들의 표지판과 비석 등을 보면서 과유불급(過猶不及), 일장춘몽(一場春夢) 등을 떠올리며 스스로 마음을 다져왔다.


2) 자기반성과 성찰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즉 나라와 세상을 바로 잡고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몸가짐과 마음부터 수양하라는 말을 거울삼아, 농축산 교육을 올곧게 세우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나부터 교육자로서 스스로 반성하고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해왔다. 훌륭한 족적을 남기신 대선배님들의 가르침과 자세를 떠올리며 되새기고자 했고, 꾸준히 서울대 교정을 산보하며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축산학 교육자로서 진정한 자기반성은 개인을 돌아보는 것에 멈추지 않고, 농축산업 전체를 되돌아보고 비판적으로 고찰하며, 바르고 실현 가능한 전망을 세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축산업이 겪어온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지금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올바른지에 대해 늘 고민하면서, 강의실과 연구실에서 가르쳤고, 정부와 산업체 인사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끊임없이 충언과 독려를 이어왔다.
축산업이 과거부터 지적받거나 겪어왔던 문제점은 환경파괴 및 지구온난화의 원인, 미흡했던 질적 성장, 항생제 오남용, 가축분뇨 문제, 질병·방역 문제, 자급자족형 축산, 사료비 문제,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부족, 보호무역의 울타리 안에 안주하려는 경향, 전통축산 방식의 고수 등이다. 이러한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대부분의 축산인들은 관망해오거나 알면서도 눈감아왔다. 대표적인 예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사료비 문제에 대해 ‘대책 없음’이라는 태도로 일관해왔고,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 및 전문가 양성에도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 왔다.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미래의 발생 가능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수립하는 것만이,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과실과 누를 진실 되게 성찰하는 길이며, 뒤늦게라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에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국제환경조약 및 국내 환경규제조항 준수를 통해 환경파괴와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노력을 축산농과 축산업계가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선진 축산업 국가들을 모델 삼아 축산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의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균제와 같은 항생제 대체제 개발 및 철저한 관리를 통해 항생제의 오남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 가축 분뇨를 자원화하여 농토에 귀중한 비료로 활용하는 순환형 농축산업을 실현시켜야 한다. 질병·방역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ASF, 구제역과 AI 발생을 막고, 발생 시에는 확산을 막는 시스템 마련과 더불어 자발적이고 철저한 방역과 지침을 수행하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 축산물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차별화 된 제품 개발을 통해 수출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사료비 절감을 위해 대체 원료사료 수급책 확보 및 연구개발에 힘쓰고, 국내 조사료 및 원료 사료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항상 고심해야 한다.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축산업자들은 수익을 재투자해야 하며, 정부는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농장을 적극 지원하고, 축사시설 개선과 환경 정화시설 마련 및 충분한 사육 공간을 확보하도록 다양한 대책과 지원 및 철저한 관리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으로 인한 농축산업 위기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품질 좋은 축산물 생산에 쓸 수 있도록, 차별화를 통한 수출시장 확보에도 기술과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농축산업이 사양 산업으로 되어가는 흐름을 막기 위해 신학문·신기술 분야 투자와 함께 축산업 후계자와 전문가 양성에 온 힘을 기울이며, 농축산 농가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생산비 절감과 함께 수익성 보장이 담보되도록 힘써야 한다.
우리 농축산업을 되돌아보며 미래지향적인 성찰을 멈추지 않고, 효과적인 전략 수립, 투자, 적절한 역할분담, 성실한 수행과 관리감독을 통해 현재와 앞으로 있을 역경들을 극복해 나갈 때 농축산인들의 자신감이 회복되고 미래를 향해 큰 포부를 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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