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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최윤재 교수의 '목소리' <42>친환경 축산과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2)

조사료 자급 촉진, 다양한 순기능 불구 품질개선 과제
국내 환경 최적화 품종 개발…사료가치 높여야

  • 등록 2020.03.13 10:40:01


(서울대학교 교수,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2. 청정 양질 조사료 확보
친환경 축산의 전제 조건으로 자급사료의 확보, 특히 양질의 조사료 확보가 중요하다. 조사료란 건물 중 섬유질이 18% 이상이고 지방, 단백질, 전분 등의 함량이 적은 사료로, 섬유질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짚류, 건초류, 생초류나 청예작물, 사일리지와 근채류 등이 이에 속한다.
위가 하나뿐인 단위동물은 영양소를 농후사료로부터 전량 공급받지만, 반추동물의 경우에는 농후사료와 함께 조사료를 섭취하여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받는다. 조사료 섭취를 통하여 반추동물의 위벽에 물리적 자극을 가해서 되새김을 촉진시키고, 그에 따라 침의 분비량이 늘어나서 완충작용(buffer action)을 높이게 된다. 낙농의 경우 만복감을 주어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서 우유생산에 도움을 주고, 반추위내 초산 생성이 많아져서 유지방 함량을 증가시킨다. 비육에서는 반추위와 장을 발달시켜 소화기관의 용적을 높여서 사료흡수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대사성 질병 및 번식장애를 막아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국내 조사료 공급량은 2017년 4백72만7천톤으로 자급률 82% 수준으로(농림축산식품부, 2018), 2000년 초에 비해 공급량은 늘었으나 자급률은 여전히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자급률 82% 수준은 질이 떨어지는 볏짚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허수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최근 국내 재배면적의 확대, 부존자원의 이용 활성화 등으로 국내 조사료 공급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소 사육 마리수의 증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수급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조사료 자급률이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2020년에는 국내산 조사료 자급률을 8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며, 향후 간척지 및 겨울철 유휴지를 활용하여 동·하계 작물의 재배면적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품질검사와 등급제를 확대 적용하여 품질개선도 도모할 예정이다. 조사료의 생산 확대를 통하여 수입대체효과가 있고, 벼 재배농지에 사료용 벼를 재배하여 쌀의 과잉생산 문제를 해소하여 수급이 안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나아가서 가축분뇨를 활용하여 조사료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경축순환 농축산업까지 실현할 수 있다(농림축산식품부, 2019). 국내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고 쌀 시장이 개방되면서 쌀 저장비용도 증가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국제 사료원료 및 수입 조사료의 가격 상승에 대비하여 사료비 절감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양질의 조사료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최근 들어 농촌 지역 광역지자체는 양질의 조사료 자급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하천부지, 댐 주변, 도로변 등의 공한지나 유휴농지 등을 활용해서 조사료의 생산 기반을 확보하여 사료작물의 재배를 확대하는 등, 농가 사료비 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조사료 생산 장려금을 지원하고 종자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농촌 지역 내 농축산 관련 공공기관들 역시 해당 지역 내 조사료 생산을 위한 홍보와 지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천안시 농업기술센터는 2019년 봄 동남구 광덕면 매당리에 사료용 벼 ‘영우’를 시험 파종했다. 센터는 사료용 벼 생산의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협동 연구과제로 벼 ‘영우’를 수확 후 벼 사료가치에 대한 평가 및 사일리지 이용 기술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연구와 실용화를 통해 사료용 벼 생산체계의 기반이 확립되면, 가축 사료비 폭등에 대비하고 활용도가 높은 대체 조사료원을 확보하게 되어서 가축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천안농업기술센터, 2019).
조사료의 자급률 증가를 통해서 양적 문제가 해결되고 더불어 질적으로 우수한 양질의 조사료 생산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9년 7월 19일 국회도서관에서 ‘조사료 수급 및 정책방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국산 조사료의 질에 관한 고민도 토론되었다. 낙농의 경우는 고품질 원유 생산을 위해서, 한우는 양질의 고기 생산을 위해서, 영양 성분이 우수한 수입 조사료의 공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 또한 조사료 수입 쿼터제의 시행 이후 양질의 조사료 부족 문제가 지속되고 있고, 아직은 국내산 조사료로는 충분한 영양 공급은 물론 충분한 사료 공급 자체도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축산신문, 2019).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내산 양질의 조사료 사료작물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 영양성분이 좋은 신품종 육성이 요구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후와 토양 환경에 맞는 내하고성과 내한성이 있는 종자개발이 필요하다. 현재는 겨울철 휴경 논을 이용한 답리작 재배에 알맞은 월동작물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청보리, 호밀, 월동귀리 등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고, 봄과 가을에는 귀리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논에서 벼를 생산하고나서 다른 겨울 사료작물을 재배하여 논의 토지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답리작 사료작물을 생산하고 이에 더하여 옥수수, 수단그라스와 같은 밭 사료작물을 생산하여 양질의 조사료 생산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생산기반을 확충하면 시장개방에 따른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간 배합사료 220여만톤의 절약 효과와 더불어, 생산비 절감효과 및 경제수명 연장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사료작물 재배농가에 대한 지원, 조사료 위탁 생산 사업의 활성화, 일정 규모 이상의 조사료 재배 면적의 확보 권장 등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과 지원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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