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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5주년 특집 / 비대면 시대, 이 길을 뚫어라> 한우자조금-한우협회 역할과 행보

외식시장 강자 한우, ‘HMR’<가정간편식>로 새 소비처 창출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한우업계 소비 트렌드 변화 맞춰 가공제품 개발 주도

고품질 이미지 부각…뼈 부산물, 연중 소비기반 마련

홈쇼핑 통해 충분한 경쟁력 확인…편의점 시장 진출도


한우 HMR(가정간편식 또는 간편조리식품)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보여 진다.

한우는 그동안 가공식품 보다는 1차 가공인 정육이나 부산물 형태로 소비되는 것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프리미엄 식품으로, 외식시장의 절대강자로 탄탄한 입지를 가진 한우였기 때문에 굳이 가공식품형태로 만들지 않아도 충분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한우 소비문화는 달라졌다.

외식이 줄고, 대형마트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고 있으며, 소포장 상품이 주목을 받고, 뼈를 비롯한 부산물의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된 소비 상황에 따라 한우고기 및 부산물 등을 가공한 간편 조리식품의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도 몇 몇 제품들이 온-오프라인 시장을 통해 유통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한우 HMR시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라진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은 한우라고 해서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소비자들이 더욱 간편한 식사와 편리한 장보기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한 한우관련 식품유통업계의 변화는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뼈 부산물 가격의 폭락

한우 사골, 꼬리, 우족 등의 가격이 수년째 폭락하고 있다. 

한우 뼈 부산물로 만든 곰탕은 몸이 허약한 사람, 아기를 출산한 산모, 큰 병을 앓고 나서 영양보충이 필요한 사람들이 먹는 보양식품이었다. 그 만큼 비싼 값을 받았음은 물론이고, 곰탕은 뼈에서 국물을 우려내야 하는 조리법 때문에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귀한 음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뼈 부산물들은 갈 곳 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한우유통물량이 큰 가공업체, 농·축협들은 넘쳐나는 뼈 부산물 재고로 냉동 창고가 터져나갈 지경이라고 하소연하고, 재고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어떤 업체들은 1년 내내 냉동 창고에 뼈 부산물을 쌓아두었다가 결국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에 기증했다고도 하고, 협동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의 선물로 부산물을 제공하면서 재고부담을 낮추기도 한다. 

한 가공업체 관계자는 “뼈 부산물은 1년 내내 보관하고 있다가 겨울철에 판매해 겨우 창고비용 정도만 충당하고 있다. 부산물을 팔아 돈을 번다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귀한 몸값을 자랑하던 뼈 부산물들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처치 곤란한 물건으로 전락한 이유는 소비패턴의 변화에 있다. 소가족, 핵가족을 넘어 1인 가정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지금의 생활 형태에서 한우 뼈를 삶아 국물을 우려먹는 것은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 돼 버렸다.

당연히 뼈 부산물의 소비량은 급감했고, 가격은 매년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한우사골 가격은 2016년 5천673원/kg에서 2017년 4천374원/kg, 2018년 3천797원/kg, 2019년 2천524원/kg(*한우협회 조사자료 참고)으로 매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곰탕, 현 한우 HMR시장 주도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뼈 부산물을 가공한 곰탕제품이다. 대형마트, 온라인 마켓 등에서는 이미 수많은 종류의 한우 곰탕제품들이 출시돼 있다. 

CJ, 동원홈푸드, 오뚜기 등 대형 식품업체들의 제품들은 물론 비전식품 같은 가공제품 제조 전문회사의 제품들, 횡성축협, 김해축협, 안성 고삼농협 등 농축협의 제품, 그 외 다양한 회사의 한우곰탕제품들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한우곰탕이 다양한 한우관련 HMR제품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그 만큼 식품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식품업계에서 한우곰탕에 관심을 갖는 이유와 곰탕 이외의 제품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면 한우HMR 시장의 현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뼈 부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한우곰탕은 원가 부담이 고기부위를 활용한 다른 제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쇠고기 HMR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은 수입 쇠고기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들이다.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품질 면에서 한우가 우위를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가격의 차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비교적 안정적인 원료공급이 가능하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한우 뼈 부산물의 경우 냉동보관이 가능하다. 안정적인 원료의 공급은 제품을 생산하는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곰탕제품의 경우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다.

곰탕은 그 자체로도 간편하게 섭취가 가능하지만 찌개나 전골같은 국물요리의 육수로도 매우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마켓상의 많은 한우곰탕 HMR제품들이 제품 자체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동시에 곰탕제품을 활용한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뼈 부산물의 소비부진이 한우곰탕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리법의 불편함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우 HMR용으로 가장 적합한 제품은 바로 한우곰탕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우협회 HMR 시장 확대 적극 의지 보여

생산자단체인 전국한우협회가 올해부터 HMR 시장확대와 부산물 소비촉진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한우협회는 한우자조금사업을 통해 가정에서 조리하기 어렵고 특정시기에만 소비가 집중되는 한우 뼈 부산물과 정육을 이용한 HMR제품을 개발하고 판매·유통해 한우소비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하에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협회는 작년 연말과 올 상반기에 총 세차례에 걸쳐 한우부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할인판매행사를 진행해 총 3만두 분량의 한우 뼈 부산물을 판매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한우뼈추출액(85%)에 한우스지(12.5%), 정육(2.5%) 등으로 구성된 한우한마리곰탕을 출시해 홈쇼핑을 통해 판매했다. NS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한우한마리곰탕은 4회 방송에 총 5천400세트(1세트=600g/10팩)를 판매해 제대로 만든 한우HMR제품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옅보게 했다.

협회는 자조금 예산 5억원을 투입해 앞으로도 HMR제품 개발과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한우부산물 제품군을 확대해 한우양곰탕, 한우꼬리곰탕, 한우우족탕, 한우육포 등까지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도시락, 컵밥 등 편의점 간편식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한우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는 5천억 규모로 추정되며, 매년 시장이 확대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경쟁 뿐 아니라 메뉴의 다양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어 관련 한우제품개발 및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협회는 보고 있다.


한우 고품질 이미지 HMR에서도 먹혀

한우HMR제품들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한우가 가진 이미지다.

현재 출시 중인 한우HMR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한우 부산물을 사용한 것임을 전면에 강조해 홍보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한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한우를 가공한 제품인 만큼 소비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을 것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있다. 제품명에도 ‘한우’라는 두 글자를 빼지 않고 넣는다.

‘한우’는 고품격의 이미지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그 이름만으로 고급스럽고, 품질이 좋다는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다. 

아직 한우HMR은 이제 시작이다. 하지만 빠르게 소비형태가 변화하는 만큼 이를 따라가는 유통업계의 움직임 또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가공식품의 원산지표시기준 등이 반드시 보완돼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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