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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한국종축개량협회-축산신문 공동기획>개량의 민족 ⑪ / 전남 무안 ‘거기농장’

‘개량 축대’ 다시 재건…명문농장 우뚝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혈통관리 개량 노력, 결핵으로 한순간 물거품

선진기술 접목에 집중…차근차근 경쟁력 쌓아


전남 무안 거기농장의 고봉석 대표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고향인 무안으로 내려와 한우 사육을 시작한 귀농한우인이다.

도시 생활에 한계를 느낀 고 대표는 한우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만 가졌을 뿐 어떤 지식도 없었다. 그는 각 지역의 한우 고수를 수소문해서 직접 보고 느껴보자고 맘을 먹었다.

전국의 농업기술센터에 전화를 해서 우수 한우농가를 한군데씩 소개를 받았고, 그렇게 한 달 정도를 전국 각지를 돌면서 눈으로 보고 익혔다.

“농장을 한 달 정도 돌아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농장마다 다 조금씩은 다른 형태로 나름의 노하우를 적용하고 있었고, 규모도 형태도 모두 다른 것이라 쉽게 판단을 내리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곳은 대규모 사육농장이었다. 방문 당시에 400두 규모 농장이었는데 그 바로 옆에 비슷한 규모의 농장을 신축하고 있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사육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서 현재의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모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데 대해 부정적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순회 방문을 돌던 마지막 쯤에 방문한 농가는 달랐다”는 것.

“경기도 양평으로 기억을 한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농장이 너무 그림같이 예쁜 모습을 하고 있었다. 50두도 안 되는 규모로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냐고 고 대표는 물었다. 그에 대해 농장주는 ‘관리를 잘해서 허실을 줄이고, 개량을 통해 좋은 유전능력을 가진 송아지를 생산하면 그 소가 농장에 수익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그 때 마음을 먹었다. 바로 이런 한우농장을 해야겠다고.

고향인 무안 몽탄에 내려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을 몽땅 털어 넣어 땅을 사고, 농장을 지었다. 의욕이 앞서 처음 지은 우사는 젖소 농장처럼 칸막이가 없는 형태로 지어졌다. 지금은 번식우사로 넓은 통 축사를 가끔 활용하는 곳이 있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흔하지 않은 형태였다. 주위 사람들은 소에 대해 아무도 모르는 초짜가 농장을 엉터리로 지어 헛 힘을 쓴다는 핀잔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목표가 확실했던 고봉석 대표가 농장을 일으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웃돈을 주고 좋은 혈통의 송아지만 구매했고, 태어나는 모든 소를 등록해 혈통을 관리하면서 능력을 높여나갔다. 좋은 결과들을 지켜보면서 주위 선후배들도 하나, 둘 고 대표에게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다가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몽탄황금한우작목반이 만들어졌다. 작목반에서는 한우사육관련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자체에 임신진단사업을 지원받아 생산성을 높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고 대표는 “결핵이 그렇게 무서운 질병인지 처음 알았다. 애지중지 개량하고 만들어온 우리 소들을 하루아침에 모두 잃고 나니 너무 큰 충격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너무 깊이 상심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부모님께서도 걱정이 심하셨다. 그래서 일단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다만 다시 개량을 해서 소를 만들어 나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랬던 고 대표가 다시 개량을 하며 제대로 소를 키우겠다 맘을 먹게 한 사람은 며느리였다.

그는 “당시 며느리가 ‘저는 아버님이 소를 아끼면서 돌보고, 키우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 앞으로도 처음 꿈꾸셨던 그런 농장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개량은 남들이 하지 않던 것에 먼저 집중하고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개량의 기술 또한 나날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우량한 개체를 조기에 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농가들이 이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어 만든 결과를 하루 아침에 잃기도 했지만 그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거기농장의 고봉석 대표는 진정한 이땅의 개량의 민족이라 부를 만하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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