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청년 낙농가들, 생산비 폭등·부채 가중 현실 호소
상생 정신 입각 생산기반 최우선 고려 협상 촉구
올해 원유기본가격 조정을 위한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청년 낙농가들이 유업체를 향해 존폐 기로에 선 농가현실을 반영해 협상에 임해줄 것을 촉구했다.
원유기본가격조정을 위한 협상소위원회가 지난 9일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생산자와 유업체측은 인상폭을 두고 이견이 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낙농육우협회 청년분과위원회(위원장 홍영섭)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통해 유업체는 상생의 대상인 낙농가가 처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청년분과위는 지난해 사료비가 20% 이상 폭등으로 생산비가 급등하면서 기존 낙농가 뿐만 아니라 불과 5~10여 년 전 낙농업에 뛰어든 후계농들도 낙농업을 포기하려 한다며 현재 낙농업계는 아비규환이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생산비가 폭등하면서 연중무휴로 우유를 짜서 수익은 거의 없는데도, 사료가격과 고금리여파로 계속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
실제 2022년 낙농가 호당 평균부채는 2020년 대비 20.8% 증가(약 9천 만원)한 5억1천만원에 달하며, 낙농가 중 절반이 4억원 이상 고액부채를 안고 있다.
게다가 생산비가 원유가격에 신속히 반영되는 미국, EU와 달리, 우리나라는 그 인상분의 반영이 1~2년 늦게 원유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로 농가들은 지난해 급등한 생산비를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에 따라 올해 원유가격 협상범위가 기존 생산비증가액의 90~110%에서 60~90%로 조정됐으며, 쿼터 이내더라도 정상가격을 받는 원유량이 줄어들었다. 이는 생산비 급등과 맞물리면서 2년 사이 원유생산량 10만톤 이상 감소가 전망되는 등 생산기반 붕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청년분과위는 낙농가의 상황은 도외시한 채 소위 ‘밀크플레이션’를 거론하며 원유기본가격 조정이 물가상승의 주범인양 보도하는 언론을 지적했다.
농식품부가 밝혔듯이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류를 제외하면 주요 식품류에서 국산우유 사용비중이 극히 낮아, 원유가격이 상승 시 유제품 이외에 식품 전반의 가격상승을 부추긴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는 것, 오히려 소비자단체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과도한 유통마진 문제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청년분과위는 “원유가격은 낙농가가 미래 원유생산 가능여부를 판단하는 중요 지표로 현재시점은 생산기반 측면에서의 고려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며 “특히 정부의 농정목표가 청년농 육성이듯이 도산위기에 몰린 후계 낙농가들을 위해서라도, 유업체는 낙농가의 현재 상황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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