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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기고>왜 희토류는 되고, 축산은 안되나?

지난 2023년 5월 27일,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미국 주도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회원국들은 공급망 협정에 합의하고, 반도체와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할 경우 공동 대응할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한다. 미국 행정부는 “희토류 원소 채굴은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할 정도이다. 자원의 무기화를 걱정하면서 우리나라도 희토류 관련 많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기술 과정과 내용을 보면 축산업에 대한 기사들과는 불편한 차별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글쓴이가 발견한 불편한 차별을 써보려고 한다

 

첨단산업의 비타민, 희토류

 희토류는 원소기호 57번 란타늄부터 71번 루테튬까지 란탄계 15개와 화학적 특성이 유사한 21번 스칸듐, 39번 이트륨을 포함한 17개 원소들을 통틀어 말한다. 희토류 원소들은 높은 융점과 비중 높은 전도율과 열전도도를 가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좋은 화학적, 전기적, 자성적, 발광적 성질을 갖는다. 이러한 특성으로 매연필터, 컴퓨터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휴대폰 카메라, 액정, 이동식 x-ray, 발광다이오드(LED), 광섬유, 정밀유도탄과 첩보위성 등 광범위하 게 사용된다. 또한 전기 모터와 배터리, 풍 력발전 터빈과 태양광 패널에도 들어가기 때문에 녹색·친 환경산업에 필수적 물질이다. 이에 따라 별칭으로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도 불린다.

 

종합영양식품이며 자원, 축산물

 축산물은 단백질, 지방 등 대량영양소 뿐 만 아니라 각종 미네랄, 비타민, 생리활성 물질, 대사산물을 포함하는 종합영양 식품이다. 그리고 접착제, 정전기방지제, 의약 품, 인화필름, 화장품, 열 차폐재, 향수, 플라스틱 등 2차산업 생산품에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 공급하 는 유통과 관광 등 3차 산업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자원이다. 한우고기의 가격 변동은 그 산업적 연쇄효과에 의해 국민 심리 및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희토류의 딜레마 : 녹색산업에 필수품이지만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 우려

 희토류 원소들은 이름과 달리 흙이 아니고 금속이며, 특별히 희소하지도 않다. 영구자석의 원료인 네오디뮴은 지각에 약 38ppm이 존재하지만, 이것은 납(13ppm) 과 주석(2ppm)보다도 많은 양이라고 한다. 2021년에 채굴된 희토류는 28만 톤이었는 데 이는 1950년대 중반 채굴된 양의 32배였다고 한다. 하지만 희토류 원소들은 화학적 성질이 매우 유사하고 이들 원소들은 산소와 잘 반응하여 안정된 화합물을 형성하기 때문에 희토류 산화물과 염화물, 희토류 금속 화합물의 상태로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화합물에서 희토류 원소들을 분리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희토류 개발과정은 크게 선광공정과 정제공정(분해침출/분리정제)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희토류산화물을 생산한다. 이러한 공정에서 비산먼지, 중금속, 유해가스와 고농도의 산/염기 폐수 등이 발생한다. 특히 토륨과 우라늄 등 방사성물질도 발생한다. 1톤의 희토류 분해침출과 정에서는 황산이 포함된 6.3만 ㎥의 독성가스와 200 톤의 산성폐수가 발생하고, 금속 분류작업에서 1.4 톤의 방사성물질 함유 폐수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러한 물질들이 대기와 토양, 그리고 수계로 배출되었을 때 환경 오염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영구자석에 사용하는 네오디뮴 1kg 생산을 위해서는 61~115 kg CO2eq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한다. 베트남 희토류 생산 광산에서는 선광과정 중 발생한 광물찌꺼기 에서 방사성물질인 토륨과 우라늄이 각각 0.003 및 6.57 g/kg 발생하였다.

 

축산업의 딜레마 : 인류 건강·식량안보·산업에 필수적이지만 환경오염 우려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1차 생산자 (식물 등), 1차 소비자(초식동물 등), 2차 소비자(육식, 잡식동물 등)... 등 다단계를 거쳐 생산된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 서 인간이 소비하지 못하는 비가식성 식물, 그리고 생산 및 유통 과정 등에서 손실된(버려진) 식품(food loss) 등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종합영양식품이며 다른 산업의 자원인 축산물을 생산한다. 하지만 많은 가축을 사육하기 위한 사료 원료 생산을 위해 토양 을 이용하고,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축 분뇨 등 유기성자원의 처리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대기, 토양, 수계 오염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덴마크 돼지고기 도체중 기준 1kg을 생산할 때 3.6kg CO2eq 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한다.

 

희토류와 환경 : 모르는 척

 우리나라 뉴스, 보고서 등을 보면, 희토류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과정에서의 평가 보다는 생산된 희토류에 대한 관심이 대부분이다. 즉, 희토류 매장량과 그 이용에 대한 많은 산업적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자세히 다루고 있지 않다. 또한 선진국과 저개발국·개발도상 국의 환경적 불평등성에 대한 논의도 찾아 보기 힘들다. 생산물에 대한 전과정에서의 평가가 아닌 생산된 원료로서의 희토류에만 관심이 있다. 외국의 희토류 생산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한다는 사실에는 관심이 없다. 희토류 분야와 연결된 녹색산업은 위장 환경주의(그린워싱, green washing)라고 해도 그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현재는 중국이 희토류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지만 1980년대에는 미국이 가장 많은 희토류 생산국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희토류 정제 공정에서 방사성물질을 포함하는 환경오염물질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은 미국에서 생산한 희토류를 중국으로 보내 정제한다(미국은 2022년에 4만3천톤의 희토류를 생산했으나 모두 중국으로 보내 정제 하였다.). 세계 희토류 매장량을 보면 중국 이 4천400만 톤으로 제일 많지만, 베트남(2 천200만 톤), 브라질과 러시아 각각 2천100 만 톤으로 타 국가에도 많은 양이 매장되 어 있다. 현재 중국이 세계 제일의 공급처 인 이유는 이러한 환경오염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1990년대에 중국이 희토류 생산량을 늘려 세계 가격 급락하고 미국 등 서방 희토류 기업들은 상당수 폐업하거나 감산하였다. 중국은 ‘중국 제조2025’ 정책으로 희토류 산업 육성을 하고 공급망을 통합하여 세계 희토류 정제 역량의 90%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2010년~2014년 중국발 희토류 공급 쇼크 에 의해 미국은 2018년부터 국내 생산을 재 개했고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환경 문제 등으로 미국 은 소비하는 희토 류 금속 및 화합물은 거의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축산과 환경 : 아는 척

축산은 다양한 사료 작물을 이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곡물 수출국에서 곡물을 수입하여 가공하고 가축에게 먹인다. 이 과정에서 토양을 사용하게 되면서 나오는 자연환경 오염, 식량 생산의 불균등과 공급 (기아 등), 사회적 불평등(노동력 착취 등) 등 모든 문제들을 축산에 연결시키고 있다. 심지어 비교기준과 비교 방법이 다르다 (예: 이동수단인 자동차의 연료 사용만 반영한 온실가스 배출량 vs. 종합영양식품 생산을 위한 사료 생산-사육-소비 전과정에 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우리는 축산(물)에 대해 익숙하고, 옳건 그르건 많은 부정적 정보들과 함께 부정적 이미지가 확대·재생산된다.

 

맺음말

지금의 축산업과 그 연관산업은 순환 생물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고,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식량안보에 기여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축산과 그 연관산업은 공과(功過)에 솔직하다. 과거의 잘못은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정확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전달하여 경제·사 회·환경 효율적으로 산업을 발전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균등한 정보의 제공으로 인해 미래 산업과 녹색 산업의 비타민이라고 사람들이 믿고 열광하는 희토류 및 그 연관 산업보다는, 이런 면에서 우리 축산업 이 더 ‘깨끗’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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