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국내 양봉산업은 급격한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기온과 꿀샘식물 부족 현상이 날로 심화하면서 이에 따른 위기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한·베트남 FTA 체결에 따른 관세 철폐까지 목전에 앞둔 상황에서 베트남산 벌꿀 수입량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국내 양봉농가의 숨통을 더욱 옥죄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도 업계도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최근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개월 동안 외국에서 들여온 천연꿀과 벌집꿀 수입량은 각각 285톤과 12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총 273톤에 비해 132톤이 급증한 총 405톤의 외국산 벌꿀이 수입됐다.품목별로 살펴보면 천연꿀은 지난해 같은 기간 270톤에 비해 15톤가량 소폭 상승한 285톤을 나타냈다.
또한 벌집꿀은 지난해 같은 기간 3톤에 불과했던 것이 올해 들어 117톤이 급증한 120톤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같은 물량은 지난 한 해 동안 국내로 들여온 벌집꿀 총 105톤의 기록을 올해 들어 단 4개월 만에 깬 규모다.
이는 베트남산 벌꿀이 낮은 수입 관세 영향 때문에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국 나라별로 분석해 보면 천연꿀의 경우 단연코 베트남산이 총수입량의 81.7%에 해당하는 233톤이 수입됐다. 이어 그리스 21톤, 호주 12톤, 뉴질랜드 10톤과 독일과 미국 각각 3톤씩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벌집꿀은 전체 수입량 120톤(사양벌집꿀 포함) 가운데 98.1% 해당하는 118톤이 베트남산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입산 벌꿀 중 국내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독일과 헝가리산이 각각 1톤씩으로 수입 명단에 올렸다.
이처럼 수입산 벌꿀이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정부의 대처 능력은 느슨하다못해 전무하다시피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당국은 현 상황에 대해 남 일처럼 관망만 하지 말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 농가들이 요구한 것도 아닌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왜 우리 힘없는 농가들이 져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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