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모처럼 전국적으로 비 소식 없는 맑고 화창한 날씨가 3~4일간 이어진 지난주 초반 이동 양봉 2차 지역으로 손꼽히는 중부권은 도로 주변 야산으로 아까시나무 꽃이 본격적으로 활짝 피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도로 주변을 벗어나면 상황은 정반대. 아까시나무 꽃 개화 시기에 잦은 비로 인해 일조량 부족과 낮과 밤의 큰 일교차로 같은 지역 같은 나무에서조차 꽃 개화 편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한 산 주변으로 분포된 아까시나무 꽃송이 개수와 꽃 크기도 평년에 비해 작은데다 꽃이 만개하기까지는 지난해에 비해 3~4일 정도가 지나야 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봉산업발전협의회 주관의 이번 ‘민관합동 조사단’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남부권인 경남 창녕군과 전남 화순군 일원 양봉장에서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12일 경북 안동, 13일 경기도 이천, 14일에는 충남 천안 지역에서 조사도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 다만 지난해보다 꽃 개화가 늦어져 생산량 예측은 불가한 상황이다.
지난 14일 합동조사단이 찾은 천안시 동남구 소재 지연수 농가는 양봉업에 입문한지 올해로 15년째 전업농가로 평소 400여 벌무리(봉군)를 사육, 이중 일부인 200여 벌무리는 종봉으로 주변 농가에 분양하고, 나머지 90개(계상 기준) 벌통을 채밀 주력군으로 편성해 소득을 올리고 있는 고정양봉 농가다.
이날 조사에는 곽상익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사무관, 방혜선 농과원 농업생물부장, 박근호 양봉협회장, 이향심 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연구관, 나성준 산림과학원 산림특용자원연구과 산림주무관 등 주무 부처 관계 자들이 자리를 함께해 양봉 업계에 놓인 현안 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이른 아침부터 꿀벌들은 한 방울의 꿀을 더 모으기 위해 벌통을 분주하게 드나들며 모처럼 활기찬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특히 조사단은 아까시나무 개화 상태와 기후 분석, 꿀벌 질병, 응애 밀도, 꿀 수분함량 등 조사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이날 지연수 농가는 올해 아까시꿀 유밀 상황에 대해 “대체로 이 지역은 아침 저온현상 영향 등으로 아까시나무 개화가 지난해보다 3~4일 정도 늦어지고 있다. 내일 오전에 정리채밀 계획하고 있어 향후 3~4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정상적인 꿀 유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박근호 양봉협회장은 “꿀벌은 먹이가 풍부하고 영양만 충분히 공급되면 자연히 면역력을 갖출 수 있게 되는데 그렇지 못하면 질병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며 “꿀벌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풍부한 밀원수 식재와 방역예산의 확충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한편, 남부권에 이어 중부권까지 소식을 종합하면 일부 농가에서 꿀벌응애와 바이러스 질병이 감지되고 있으나, 이는 유밀기 이후 충분히 대응할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한 채밀된 아까시꿀의 색상과 향도 좋으며, 꿀에 포함된 수분함량도 지난해보다 낮아 순도 높은 꿀이 생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쉬운 부분은 아까시나무 꽃이 만개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개화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다 특히 꿀 생산량에 있어 이동지역의 주변 꿀샘식물(밀원수) 분포 밀도와 채밀자격군의 벌무리 세력에 따라 농가 간 생산량이 극명하게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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