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송아지 2두로 시작된 근면·성실의 40년 역사…‘경쟁력 탄탄’
선진기술 배움이 성장 원천…“베풀고 나누며 살자” 삶의 지론
헤퍼코리아 구호 운동 동참…2022년에 네팔에 젖소 5두 보내
가족이 함께 만들어온 튼튼한 농장, 다음 세대도 준비 완료

40년 동안 근면, 성실함으로 일관하여 전업농가로 우뚝 올라선 낙농부부가 최근 아들에게 대물림을 하면서 ‘젖소송아지 보내기 운동’ 등 나눔 행사에도 참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현장은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황골길 46번길 36-33(수촌리) 황골목장<대표 박창규(59세)>이다. 시흥시 군자면 초지리(현 안산시 초지동)에서 태어난 박창규 대표는 어릴 적 부친이 작고함에 따라 가장이 되어 수원농고 축산과를 졸업하면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박창규 대표는 “초지리는 현재 안산시 초지동으로 편입되어 도시화가 됐지만 40년 전에는 여느 농촌과 다름없어 논두렁과 밭두렁을 오가며 풀을 베어다 고등학교 다닐 때 구입한 젖소송아지(2마리)에게 줬다”면서 “송아지가 자라는 만큼 본인의 꿈도 커졌다”고 회상했다.

특히 박창규 대표는 “피어선 선교회 아시아청년협회 주선으로 1990년 일본 이시가와현에서 개발도상국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한 농업교육 7개월을 통해 선진낙농기술을 터득했다”고 전제하고 “당시 배운 낙농기술과 베풀고 나눔의 정신은 오늘날 황골목장이 있게 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가 2022년 시행한 ‘네팔 송아지보내기 운동’에 주저하지 않고 참여했다.
박창규 대표는 “당초에는 송아지 10두를 보낼 계획으로 5대 질병이 없는 개체들을 선별해 놓았다”면서 “그런데 비행기에 태울 규격에 맞지 않은 개체 등 5두를 제외하다 보니 5두만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는 “전국의 35개 목장에서 애지중지 길러온 건강한 젖소 65두를 포함 101마리를 2022년 네팔 신둘리지역 농가에 보급하여 지난해부터 송아지를 속속 출산하여 관련농가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신둘리지역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을 준다”면서 “당시 젖소송아지를 기증해준 낙농목장 가운데 황골목장이 5마리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박창규 대표는 권수경씨(58세)와 결혼하면서 젖소두수는 점점 늘어나 서주우유로 내던 납유처는 1991년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원번호 12105)으로 변경했다. 수촌리 현 목장으로 1995년 이전할 때 착유우는 20두로 당시 조합원 평균 착유우두수로 늘어났다.
황골목장 대지 5천평 가운데 우사는 젖소두수가 늘어날 때마다 이어져 4개동 1천700평이다. 축분처리장은 120평. 후리스톨 우사 바닥은 스크레파를 설치하여 분뇨처리가 용이하다. 중고를 구입하여 10년 사용했던 액비 지중 살포기가 고장이 잦아 최근 필택산업(대표 송준호)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박창규 대표는 “원유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평당 1천200원을 주고 임대한 밭 3만평에는 국내기후와 토양에서 수확량이 가장 많고, TDN(가소화양분총량)이 높은 사일리지용 옥수수를 재배한다. 후작으로는 가을 총각무를 심는 농가에 평당 500원에 임대함으로써 실질적인 임대료는 700원”이라면서 “자가 논 7천평에는 호맥을 재배하여 양질의 조사료확보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골목장에서 5월중 생산한 원유는 1일 3천kg. 쿼터량 2천8kg을 상회하지만 하절기 고온스트레스로 2천600kg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우유의 연간 쿼터적용을 감안하면 큰 무리는 없다는 얘기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서 지난 4월 실시한 황골목장 젖소검정사업실적은 검정두수 192두 중 실제 착유기록이 있는 개체는 95두. 평균체세포수는 16만1천(cell/ml)으로 전달보다 4만2천(cell/ml)이 많아졌다. 50만 이상 개체가 7두로 이들 개체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요망된다. 305일 보정 두당 평균 유량은 9천978kg, 유지율 평균은 5.0%다.
특히 3산차 유량이 305일 보정 1만4천700kg인 ‘황골 767호’를 비롯해 ▲황골 702호(4산)=1만4천539kg ▲황골 789호(3산)=1만3천101kg ▲황골 794호(2산)=1만3천11kg은 황골목장을 이끄는 초고능력우들이다. 이밖에 ‘황골 710호(4산)’ 1만2천932kg 등 1만2천kg 이상 고능력우로 분석된 개체는 모두 12두.
박창규·권수경 부부는 2녀<박유림(34세), 박예림(31세)> 1남<박근원(29세)>이 있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박근원 낙농2세는 “군복무를 마치고 목장우유에 대한 관심이 있어 B우유에서 생활하면서 살펴봤으나 당분간은 목장에 전념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면서 “요즘에는 매일 오전 4시 30분 아침착유를 하면서 시작한 목장 일을 오후 6시 저녁착유를 할 때까지로 정했는데 실제 목장일을 마치면 1시간 늦춰진다”고 했다.
박근원씨는 이어 “황골목장이 더욱 번창토록 계획교배에 의한 젖소개량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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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골목장에서 네팔에 기증한 젖소 5두는?
한국서 시집온 소들, 희망을 낳다
위풍당당하게 태어난 ‘금쪽이들’
네팔 농가들의 삶을 바꾸는 힘

황골목장에서 2022년 5월 10일 태어난 ‘K-057 (코리아)’ 수혜자 부와네 슈오리 다할 카르키씨는 인생에 선물처럼 찾아온 한국 젖소를 ‘한국에서 시집온 우리딸’이라고 부른다.
부와네 슈오리 축주는 지난 2년간 헤퍼농업학교(FFS)에서 받은 낙농교육과 현지 활동가들 그리고 한국에서 끊임없이 신둘리 시범낙농마을을 방문하여 기증 젖소들을 보살피는 헤퍼코리아와 서울우유 파주유우진료소 수의사들 덕분에 무에서 유를 창조. 첫해 여름에는 럼피스킨을, 지난해 여름에는 열사병에 걸렸는데 극복했다.
‘K-057 코리아’는 지난해 5월 28일 수송아지(K-000015)를 출산하여 네팔정부에서 젖소씨수소 후보우로 기르고 있다. ‘K-057 코리아’는 5월 현재 하루 평균 26kg의 원유를 생산하여 농가소득에 큰 도움을 준다. 부와네 슈오리 다할 카르키씨의 삶은 이전과 많이 변화되어 그녀는 점점 더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성이 되고 있다는 것이 네팔을 정기 방문하는 이혜원 대표의 말이다.
황골목장에서 2022년 7월 23일 출생한 ‘K-058(황골)’은 같은해 12월 네팔 니샤 까르끼 농가에 전달됐다. 축주 니샤 까르끼씨는 출산의 징조를 놓칠까 걱정되어 출산 1주전부터 우사에 간이 침상을 만들어 어미소와 함께 잠을 청했다 한다. 이처럼 살뜰한 보살핌으로 ‘K-058 황골’은 2024년 10월 23일 자기를 빼닮은 백색 수송아지를 낳아 축주는 이름을 ‘K-000063 황골주니어’로 지었다.

특히 황골목장에서 2022년 6월 29일 출생한 ‘K-076(선물)’은 다마르마을의 푸르나 쿠마리 타파씨가 수혜농민에게 기증되었다. 네팔 현장 수의사와 한국에서 방문한 파주유우진료소 김준희 수의사의 정기적인 건강진단과 번식관리를 받아 지난해 10월3일 38kg 수송아지를 출산했다.
또 2022년 5월 31일생 ‘K-029’ 수혜자 우샤 카르키씨는 비행기를 타고 희망이 찾아왔다며 기뻐하면서 네팔어로 Akasa Asa(하늘에서 온 희망)이라고 부르며 정성을 다해 키워서 지난해 6월 8일 41kg의 건강한 수송아지를 출산했다. ‘K-029’는 5월 현재 하루 평균 28kg의 원유를 생산하여 농가소득을 높여주고 있다. 아들소 ‘나파나파’는 앞으로 네팔 전역에 한국형 우량유전자 보급에 기여가 기대된다.
황골목장에서 2022년 7월 3일 출생한 ‘K-077 (럭키)’는 전세계 낙농역사상 7전8기의 신화창조가 기대되는 개체다. 이 젖소를 기증받은 칼파나 둔겔가족은 가족에게 행운을 안겨줄 젖소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3대가 함께 살고 있는 이 가족은 손자(10세)부터 할머니까지 모두 정성스럽게 키운다. 그러나 ‘K-077 럭키’는 습관성 유산 진단을 받아 헤퍼코리아 수의사 팀의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받게 했다. 지난해 9월 7번째 인공수정을 시도한 ‘K-077 럭키’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지난해 12월 현장을 방문한 서울우유 파주유우진료소 오정엽 수의사의 초음파 임신감정 결과다.
젖소는 경제적인 동물로 보통 3∼4회 인공수정을 실시했는데도 임신이 안 되면 많은 낙농가는 비육소로 전환한다. 세계적으로도 5∼6회 인공수정을 하여 임신을 못할 경우 비육시켜 고깃소로 판매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인공수정 7회를 실시한 것은 헤퍼코리아는 물론 축주와 파주유우진료소 등 관계자들의 간절함과 숨은 공로다. 이러한 절박함에 화답하듯 ‘K-077 럭키’는 임신 8개월로 접어들었다. 오는 7월출산을 앞두고 세계 낙농업계와 학계의 이목이 ‘K-077 럭키’로 쏠릴 것임은 어쩌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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