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가축전염병의 분류 및 정의가 질병의 전염력, 사후관리 방법, 예방가능 여부 등을 고려해 새롭게 개편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1일과 12일 대구 리더스클럽에서 개최된 ‘한국가축위생학회 제 30차 연구논문 학술발표 대회’에서 충북축산위생연구소의 박재명 연구관은 새로운 가축전염병 분류방법을 제시했다. 박 연구관은 이날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은 국제 기준을 따르다보니 우리나라 실정과 맞지 않는 일이 있다”고 지적한 뒤 “예를 들어 뉴캐슬 질병은 1종 전염병으로 분류돼 있지만, 2종 전염병인 브루셀라보다 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현행 법에서는 전염병 군별 법적 정의가 없고 개별 질병별로 규정하고 있다”며 “군별 분류의 의미와 조치사항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법을 집행하는 일선기관의 입장에서는 전염병의 관리 또는 집행방법상 혼란과 어려움을 야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질병의 전염력, 발생시 사후관리 방법, 예방가능 여부 등을 고려해 분류를 세분화하고 각 질병군별에 대한 정의와 함께 예방에서부터, 발생, 종식까지 표준화된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내놓았다. 이와 함께 박 연구관은 “특정의 지방에서만 발생하는 지방병은 당해 지방정부에서 조례로 전염병을 지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위임근거를 둘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관 외에도 이날 발표대회에서는 전국 가축위생연구관들의 입을 통해 가축 질병 및 위생과 관련해 다양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발표됐다. 최임용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 연구관은 “일부 농장주들이 젖소 경산우를 출산경험이 없는 미경산우로 둔갑해 판매하고 있다. 경산우와 미경산우를 생ㆍ해체 검사를 통해 비교했더니 백체의 존재 유무, 자궁각의 길이, 골반강 직경, 척추 마디 모양, 흉추 극돌기 색깔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변현섭 충북축산위생연구소 연구관은 “최근 충북 소재 도축장에서 결핵병에 걸린 한우를 발견해 폐기처분한 사례가 8건이나 된다. 이들 한우는 겉으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건강한 비육소였지만 육안소견, 병리조직학적 소견을 관찰한 결과 복벽과 융벽, 간, 폐 등의 실질장기 및 부속 림프절에 다양한 크기의 결절이 형성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