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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열정 앞에 좌절은 없습니다

■낙성대에서/ 윤봉중<본지 회장>

  • 등록 2008.01.30 13:58:13
 
김 사장 오랜만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4계절 구분이 무의미하다고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피부에 닿는 바람이 꽤 매서운걸 보면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가 봅니다. 일전엔 서울에도 꽤 많은 눈이 내렸지요. 그간 별고 없으신지요,
얼마 전 축산인 신년교례회 이후 난 김 사장에게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연말 쯤 김 사장이 내게 전화를 한 적이 있지요. 그때 얼굴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김 사장의 심경이 어떤지, 무얼 말하고 싶었는지 마음으로는 헤아리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한 채 서로 상투적인 안부나 묻고 신년교례회에서 만날 것을 기약했습니다.
그리고 신년교례회에서 만났을 때도 두 손만 굳게 쥐며 새해인사만 나누었을 뿐입니다. 난 그 이후로 김 사장을 한 번 만나야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여의치를 않아 이렇게 몇 자 적어 봅니다.
축산인 신년교례회 이후 내 눈앞엔 꺼칠했던 김 사장의 얼굴이 자주 비칩니다. 타고난 건강 체질 탓에 피곤한 모습을 볼래야 볼 수 없어 약골인 내가 철인이라 불렀기에 김 사장의 꺼칠한 얼굴은 안타깝기까지 했습니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얼굴이 왜 그토록 꺼칠했는지 요 며칠 시간을 보내면서야 알 것 같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작년 세 차례나 오른 사료 값이 며칠 전 또 오른데 다 설상가상으로 3월경 또 다시 오른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겠지요. 국제곡물시장의 추이는 올해 사료 값이 얼마나 더 오를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우리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기에 더욱 답답합니다. 거기에다 주변의 소문은 흉흉하기만 합니다. 더러 확인된 것도 있지만 미확인 소문 중에도 온통 도산했다는 소식 밖에 없습니다.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돈가가 형성되는 지금의 현실은 생산성이 높기로 정평이 난 김 사장에게도 위기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난 김 사장이 결코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경제가 빈사상태에 빠졌던 IMF 무렵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만 김 사장이 내게 MSY를 비롯한 각종 생산성지표에 있어 덴마크수준을 반드시 따라잡겠다고 했던 적이 있지요.
김 사장은 그 후 밤낮을 가리지 않는 노력으로 생산성 면에서 톱클래스에 진입해 그 때 그 다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김 사장은 서울 인근의 양돈장을 지금쯤이면 기십 억을 족히 받으리란 걸 알면서도 일찌감치 정리하고, 양돈다운 양돈을 해보겠다며 시골 오지로 터전을 옮긴 프로중의 프로입니다. 김 사장은 한 번 더 생각해보라는 나에게 돼지로 승부하겠다고 말해 열 살 연상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던 장본인입니다.
이처럼 용광로와 같은 열정과 강철 같은 용기, 그리고 투철한 직업의식으로 무장한 김 사장에게 좌절이란 가당치도 않은 말입니다.
더욱이 김 사장에겐 남다른 꿈도 있습니다.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농장을 우뚝 세운 뒤 경관 좋은 곳에 체험농장까지 만들겠다는 그 꿈이 있기에 김 사장은 비록 어렵지만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원동력임을 믿는다고 말한 사람이 바로 김 사장입니다. 또 IMF위기 때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돈사에 야전침대를 두고 돼지와 씨름했던 사람도 김 사장입니다.
김 사장 꿈이 있어 고생도 행복이라고는 하지만 건강은 반드시 챙겨야 할 자산입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일간 에너지 가득 넘치는 얼굴로 점심이나 한 번 하십시다. 메뉴는 철이 철인지라 김 사장이 좋아하는 함경도식 순대 국에 소주 한잔을 곁들여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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