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삼겹살 데이’를 핑계로 집근처 단골 삼겹살집을 찾았다. 평소에는 손님이 적고 한가해 편안한 시간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었지만 이날은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북적였다. 종업원들은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하느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주인아저씨는 문 열고부터 지금(오후 11시가 다 될 때 쯤)까지 엉덩이 한번 붙일 시간이 없었다고 말한다. 준비해놓은 고기물량이 부족해 급히 주문을 넣었지만 업체에서는 재고가 없어 다른 쪽으로 알아보고 있으니 기다리라며, 오후 늦게야 물건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오늘 이렇게 손님이 많을 이유가 없는데…”라며 영문을 모르겠다고 혼잣말을 했다. 주인아저씨는 그날이 ‘삼겹살 데이’였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분명 이 한 업소만의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날 삼겹살 파는 집이라면 어느 집이던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하느라 애를 먹었을 것이다. 행사는 축소됐지만 삼겹살 데이는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한 것 같다.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한우도 11월1일 한우먹는 날이 있긴 하지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인지 그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올해로 3년. 아직 역사가 짧아 소비자들에게 한우먹는 날을 많이 알리지는 못했지만 머지않아 11월1일 어느 한우고기 집 주인이 “도대체 오늘 이렇게 손님이 많을 이유가 없는데…”라며 기분 좋게 웃을 날이 올 거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