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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윤희진 회장의 나의꿈,나의열정 브라보 양돈인생(1)

이병철 회장 직접면접…축산사업 정예팀 합류

[축산신문 윤희진 회장 기자]
 
- 2003년 5월 용인자연농원 양돈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당시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기회를 가질수 있었다. 일본 이코마 고문, 정영철 박사, 우영제 피그엔포크 발행인의 모습이 보인다.

첫번째 이야기 “축산부국을 향해” 용인자연농원(상)

지난 1968년 대학졸업과 함께 당시 축산업진출을 서두르던 삼성그룹 입사를 계기로 사실상 양돈인생의 첫발을 내디딘 윤희진 다비육종 회장. 올해 초 민동수 대표에게 다비육종 경영전반을 일임하며 일선퇴진을 선언, 큰 충격을 던져주기도 한 그는 1세대 양돈인으로서 끊임없는 성장동력 제공을 통해 산업 발전을 주도해온 한국양돈산업의 거목이다. 윤희진 회장의 40여년 양돈인생, 그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굴곡진 한국 양돈사의 면면을 들춰보았다.

박정희 대통령 권유…삼성 축산업 진출 의욕적
대규모 종합축산단지 조성 계획 점차 흐지부지


사라진 삼성목장의 꿈

지난 ’68년 7월, 삼성그룹 비서실로부터 서울 농대로 졸업생 추천의뢰서가 날아왔다. 당시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하고 돌아온 박정희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에게 축산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면서 삼성그룹 차원에서 축산업 진출을 본격 추진했기 때문이다. 삼성빌딩(구관) 505호실에서 이병철 회장의 직접 면접을 거쳐 18명 중 나를 포함하여 4명(축산학과 2, 농경제과 1, 농학과 출신 1)이 선발됐다. 다만 세상 사람들이 궁금해 하듯이 실제로 관상 전문가까지 배석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같은 시기에 서울 공대에서도 특별 전형(전자학과 출신은 첫 모집이라고 하였음)이 이뤄지면서 이들 틈에 끼여 삼성그룹 신입사원 연수코스인 대구 제일모직 공장에서 한달간 훈련을 마치자마자 ㈜중앙개발에 배치됐다.
우리의 팀장은 주현배 박사였는데 이분은 농진청 소속으로 주월남 농업기술지원단장까지 거친 베테랑이었고 후에 미국으로 건너가 네브라스카주와 버지니아주 공무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6개월간에 걸쳐 가칭 삼성목장의 사업계획을 마련했는데 신갈 근처(경부고속도로 건설되기 전)에 300만평의 땅을 매입하고 당시 돈으로 29억원을 투자하여 소, 돼지, 닭 등 종합축산단지를 건설한다는게 그 골격이었다.
사업계획 마무리단계에는 안국화재(현 삼성생명) 손경식 차장(현 CJ 제일제당 회장)이 투입돼 계수 검토를 했고 맹희 부사장(이병철 회장 장남, 당시엔 이렇게 불렀다)까지 직접 들러서 인공수정이 어떻고 등등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이병철 회장의 경우 공개석상에서 “이제부터 삼성그룹의 신규사업은 전자사업과 축산업”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시작하면서 이 회장은 사돈지간이자 절친했던 LG그룹 창업자 구인회 회장과 발을 끊은 상태였다.
문제는 아무리 따져봐도 축산업의 투자 대비 수익성이 영 신통치 않다는 점이었다. 더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의 관심도 수그러들었고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다른 급한 사업이 많았기에 목장 계획은 점차 흐지부지 됐고 우리 팀도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필자는 기획조사실에서 호텔사업 검토(나중에 신라호텔 신규 프로젝트팀으로 발전) 같은 업무를 하기도 했고 경북대 임학과 임모 교수와 함께 삼성 관계사 전 사업장의 조경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던중 용인자연농원(현 에버랜드) 사업이 구체화 되면서 안양 골프장에 내려가 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근처 야산에 개량종 밤나무 3천600그루를 심어도 봤고 카나리아에서부터 여러 종류의 앵무새, 공작새, 사슴, 곰 등 각종 동물은 물론 연못에 키울 비단잉어에 이르기까지 별걸 다 수입해서 통관하고 부화, 증식시키는 것이 나에게 떨어진 임무였다. 창경원의 수의사들과 김정만 과장(작고)은 나의 단골 선생님들이었다.
곰의 경우 일본 북해도에 있는 노보리베츠(자기네 말로는 세계 최대의 곰 목장이라고 함)에서 수입했는데, 안양으로 수송 도중 상자 안에서 질식사, 하는 수 없이 종로 5가에서 웅담으로 처분했더니 곰값을 제하고도 오히려 돈이 남는 등 웃지못할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병철 회장은 1주일에 3번 골프장을 찾았는데 운동 후에는 가끔 새장이나 밤나무 동산에 오르는 등 하여간 매사 연습을 시켜보고 하나하나 챙기는, 그런 타입이었다. 골프장 한쪽에서 닭과 돼지를 기르고, 코스 중간에서는 씨 없는 포도까지 재배하고 골프장 손님들에게 계란을 선물용으로 팔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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