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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축산인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場’ 먼저 마련돼야”

■원로에게 듣는다 / 한인규 서울대 명예교수

[축산신문 김영란 기자]
 
한인규 서울대 명예교수. 그를 떠올리면 한마디로 ‘국보급’ 학자라는 말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농학분야 최초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을 역임하시는 등 이력도 가히 대단하다. 그런 그가 ‘사료자원핸드북’이라는 마지막 역작을 완성, 오는 9월 29일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있다. 그래서 교수님을 만나 그동안의 회고와 이 책을 만들게 된 동기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축산업 쾌속성장 이뤘지만 FTA 대응 경쟁력 ‘아직’…보호·지원 필요
산학협동·학술교류 통한 축산·사료산업 선진화 기틀 마련 큰 보람
‘사료자원핸드북’ 꾸준한 사랑 감사…마지막 열정 담아 4판 개정 마무리

-교수님께서는 세계적인 석학으로서 한림원장도 역임하시는 등 놀라운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 그동안 교수님께서는 불모지인 축산·사료산업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되돌아보면 감회가 새로울텐데 회고를 하신다면.

▶사실 본인이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계열별 모집이었고 2학년으로 올라갈 때 축산학과로 분과, 전공을 축산학으로 정했다. 그때 우리나라에는 축사 하나, 사일로 하나 볼 수 없는 이른바 우리나라 축산업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원시적인 우리나라의 축산업이 지난 60년 동안 괄목할 만큼의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다. 이제 축산업은 부업규모에서 전업 규모로, 사료산업도 삽질배합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유육가공산업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했다.
배합사료 산업의 경우, 50년 전에는 연간 10만 톤 미만을 생산했으나 지금은 연간 1,750만 톤 수준의 생산을 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에서의 양적인 성장은 물론 사료산업은 해외에 진출해 그곳에서 배합사료, 보조사료, 첨가제, 합성아미노산과 조사료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배합사료 산업은 중국을 위시해 동남아 등 해외에서 현재 60여 개의 사료공장이 연간 800만 톤 이상의 배합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보조사료나 첨가제 생산업의 경우 미국이나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 진출해 있고 합성 아미노산 생산산업은 동남아, 남미, 유럽 및 중국에 진출하여 우리나라는 세계 3대 합성 아미노산 생산국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발전이 있기까지 해당 산업체나 농민의 노력과 수고는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 학자들이 선진국으로부터 새로운 기술과 이론의 도입은 물론 국내에 전파하는 일을 열심히 수행한 공로 또한 지대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쌀 생산 등 경종농업의 역사는 수천 년에 이르지만 동물농업의 역사는 불과 60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안해보던 고급 단백질 식품의 생산업이 우리나라에 자리를 잡게 하는 일에 60년이란 길다면 긴 세월동안 헌신을 해온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의 축산과 사료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뒤돌아보면 감회가 새롭다.

-교수님께서는 연구하고 강의하며 후진 양성을 위해 애를 많이 쓰시던 와중에서도 산업계에 남다르게 관심을 갖고 기여한 것에 대한 평가가 대단하다. 어떻게 활동하셨나.

▶그렇다. 교수로서 본업인 연구와 강의에 충실하면서도 축산업체와 특히 사료산업의 발전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산업체의 발전 없이는 대학의 발전도 없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낙후된 축산·사료산업의 선진국 수준으로의 발전을 위하여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산학협동을 해왔다.
1968년에 브로일러라는 용어를 우리나라 양계산업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은 그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1979년에 처음으로 실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사료가공단기과정 등 사료생산기술의 발전과 배합사료 생산시설의 근대화를 앞당겨 실현할 수 있었던 것 등을 크나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국내 산업체와의 산학협동뿐만 아니라 아·태축산학회나 세계축산학회 등 국제 학술활동을 통한 국가 간 산학협동의 추진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 두 국제학회의 장으로서 1985년에는 제3회 아·태축산학회를, 1998년에는 제8회 세계축산학회를 한국에서 개최해 세계 수준급으로 발전한 우리나라 축산·사료산업을 홍보하므로써 그 후 우리나라 축산·사료 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일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러한 국제 학술무대에서의 산학협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입증해 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예컨대 이러한 국제 학술활동이 마침내 중국 정부로 하여금 우리나라 축산·사료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믿게 했고 그렇게 하므로써 그 후 우리나라 사료산업과 축산업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일이 훨씬 용이 해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30~40년 전에는 선진외국으로부터 밀려들어오는 각종 첨가제의 효능 비교시험과 그 결과를 산업체에 보급해주는 기술 세미나도 중요한 산학협동이 되기도 했다.

-특히 교수님께서는 1994년에 사료자원핸드북을 발간한 지 17년이 지난 지금 업그레이드 한 핸드북의 완결판을 막 세상에 내놓으려는 순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각오로 임하셨나.

▶이 사람의 중요한 산학협동의 열매 한 가지에 대해서 말씀해 줬다. 저는 우리나라 배합사료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나라 배합사료 생산량이 100만톤에 불과하던 1976년에 이 사료자원핸드북(초판)을 발간·배부했다. 사료분야 모든 지도자들이 이 책을 애독하여 사료에 대한 이론과 기술을 터득하는데 큰 도움을 준 전문서적이었다. 그때 이 책의 발행 부수도 수천부에 달했다. 그 후 배합사료 생산량이 1,000만 톤으로 성장한 1989년에는 이 책의 제2판이, 배합사료 물량이 1,400만 톤이 되던 1994년에는 제3판을 발간해 분야의 발전을 촉진하는, 말하자면 서적에 의한 산학협동을 수행한바 있다. 그 후에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생각만큼 자주 이 책을 개정 할 수가 없었다. 1998년에는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8회 세계축산학회를 개최하느라고, 그것을 마친 다음 다음해인 2000년에는 서울대학교로부터 정년퇴임을 하는 바람에 이 책의 개정작업을 하지 못했다. 그 뒤에는 우리나라 농학 분야 최초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이 되어 몇 년간 수고하느라고, 또 서울농대 총동창회장의 직무를 수행하느라고 이 책을 제때에 개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많이 보내야 했다.
이젠 나이도 있고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년에 30여 명에 이르는 동학 제자들과 함께 지금의 제4판 사료자원핸드북 개정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이 책에는 현재 우리나라 사료산업의 해외진출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그런 21세기형 첨단 기술과 이론을 모두 수록했다. 이 개정판에는 ① 세계의 사료자원 ② 배합사료, 보조사료 및 첨가제 사업 등 우리나라 사료산업의 해외 진출현황과 전망 ③ 유전자 조작 원료사료 ④ 합성 아미노산 제제 ⑤ 농후사료 가공효과 ⑥ 사료가치 평가법 및 사료에너지 측정법 ⑦ 가축분 사료와 남은 음식물 사료 ⑧ 조사료 자원의 가공방법과 그 효과 등이 신규로 수록돼 내용이나 체제면에서 자랑할 만한 전문서적이라고 확신한다. 자연히 수록된 내용이 많아서 이 책의 제4판에서는 부득이 상·하 두권으로 분리 발행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글로벌 사료 산업으로서의 우리나라 사료산업의 북한은 물론, 해외 여러 나라로의 진출을 촉진하고, 또한 국내 사료산업에서도 제2의 도약을 이룩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나라 축산 사료분야 지도자들에게 비매품(무료)으로 이 소중한 책을 보급하려고 한다. 이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간에 목운문화재단으로 주문·신청하면 된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 제4판 사료자원핸드북의 발간 및 보급이 저의 지난 50여년의 산학협동사업을 마무리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기회를 빌려 그동안 저의 이런 산학협동을 도와주시고 격려해 주신 축산·사료분야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시다시피 FMD 발생으로 국내 축산업이 거의 초토화직전까지 가는 수모와 함께 소비자들로부터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앞으로 우리 축산업이 이를 딛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나.

▶지금까지 어려운 환경속에서 국민들에게 값싼 고기, 우유, 계란 등 동물성 식품을 공급하는 일에 전념해온 축산 농가에게 먼저 우리는 고마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 식량생산지로서의 축산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 뜻하지 않게 FMD(구제역)가 창궐해 많은 양돈 농가와 축우 농가가 말할 수 없는 물심양면의 피해를 보게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이후에 다시는 이런 재앙을 겪지 않으려면 정부의 방역 대책이 보다 철저해야 함은 물론 농가 자신들도 지금까지보다 방역개념을 강화하고 특히 축사 소독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한·EU FTA를 비롯 머지않아 한·미FTA 등 여러 나라와의 FTA가 체결, 발효되면 가장 산업적 타격을 크게 입는 분야가 축산분야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지 결코 약한 축산 농민이라고는 할 수 없다. 물론 축산농민들이 가축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므로써 축산물의 국제 경쟁력을 다소나마 강화하는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직도 축산 농민은 보호와 지원의 대상이지 세원을 증대할 수 있는 계층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인정해야 한다.
농촌 없는 나라가 없고, 농민 없는 백성이 없다. 고급 축산식품 생산자로서의 축산농민들이 정부나 일반 국민들로부터 보다 따뜻한 대접과 존경을 받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1934년 10월 12일 경북 성주
태생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졸업
-제1회 고등고시 기술과 합격
-미국 Cornell대학교 졸업 이학박사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명예교수
-성주중·고등학교 총동창회 회장
-한국축산학회 회장, 한국영양학회
회장
-한국영양사료학회 회장
-제3대 아시아태평양축산학회
(AAAP) 회장
-초대 아세아태평양축산학회지
(AJAS) 편집위원장
-제11대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장
-초대 한국농촌선교협의회 회장
-전국 농학계대학장협의회 회장
-중국 연변대학 및 중국농업대학교
명예교수
-초전초등학교 총동창회 회장
-제8대 세계축산학회(WAAP) 회장
-제3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목운문화재단 이사장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제7대 동창회 회장
-초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협의회
회장
-초대 서울대학교상록문화재단
이사장
-대한민국 과학상 수상
-대한민국 녹조훈장 수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상
-자랑스러운 성주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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