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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차별화·나눔 축산·그린경영에서 답 찾자

■ 기고 / 위기의 한국축산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 등록 2011.11.30 10:15:38
글로벌 재정위기가 실물 경제로 번져 일감이 줄고 돈줄이 끊겨 맷집이 약한 중소기업들이 다 죽게 생겼다고 아우성이다. 축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한EU에 이어 한미 FTA비준 동의안이 통과돼 값싼 외국 축산물이 물밀 듯이 밀려와 대형유통점 진열대의 국내 축산물이 수입품으로 대체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우리 축산물은 구색 갖추기 내지 천덕꾸러기로 전락하지 않을까 매우 걱정스럽다.

#우리축산물 구색갖추기 전락 우려

그동안 세계경제는 저금리에 따른 금융시장 활황으로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자산 가격에 거품이 발생, 고평가된 자산 가격을 기반으로 소비가 늘면서 고성장을 구가해 왔다. 우리나라도 수출이 활성화되면서 동반성장을 해왔으나 세계경제 리더인 미국과 유럽 양대 축이 휘청거리면서 우리 또한 실물경기가 위축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주 소비층인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도 모든 부문의 소비위축에 한몫하고 있다.
축산물 가격 역시 FMD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와 농협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경기 회복세가 전망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미래를 위해 절약과 저축에 힘쓰며 지갑을 쉽게 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순수 내수에만 의존하고 있는 우리 축산업계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여기에다 국제 곡물가격은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어 원자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사료업계는 가격인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어 농가들의 부담은 향후 이중삼중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위기가 곧 기회인 법이다. 앞으로 우리 축산업이 풀어나가야 할 도전과 과제가 녹록치 않겠지만 정부와 농협, 양축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미래축산에 대한 큰 프레임을 다시 짜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

#미래 축산 큰 프레임 다시 짜야

요즘 세상은 디지털시대를 넘어 스마트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점점 똑똑해지며 문화가 담긴 상품을 찾고 있다. 그러나 우리축산은 아직까지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규모의 효과(scale efect)만 노리는 양적팽창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축산도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가치 차별화로 승부해야 한다. 필자가 도매사업단장시절 일본의 고베비프, 마쓰자까, 오우미우시 등 유명 화우브랜드를 몇 차례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일본농가들은 규모의 확대보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만의 노하우로 온갖 정성을 들여 가축을 사육하고 있었다. 당시 동행한 대형유통업체 바이어들이 이구동성으로 “한우도 저렇게 정성을 들여 생산한다면 현재가격의 세 배 이상을 주고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두 번째로 공존 공생의 길로 가야한다. 축산업이 점차 규모화되면서 환경오염 문제로 인한 주민들과의 갈등은 축산업에 많은 장애가 되고 있다. 지난 FMD 파동이후 양돈농가들이 주위 사람들의 반대로 입식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앞으로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미리 방지하거나 개선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농장을 공원화하여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바꾸고 경종농업과 협업을 통해 가축분뇨를 자원화하고 조사료를 계약 생산하거나 전기를 생산해 이웃에 무상으로 공급하는 등 나눔 축산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
세 번째로 그린경영을 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10년 내 국제 곡물가격이 40%이상 급등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년 조사료 주산지인 미국시장을 돌아본 결과 중국, 중동 등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가격이 급등하고 있었다. 사료 원재료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향후 축산에 미칠 영향에 대해 미리 대처해야 한다. 
네 번째로 융합사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자. 축산업도 먹는 축산물만 생산하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의료, 관광 등 다른 산업과 분야와 만나 이종기술이 융합한다면 창조적 재조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올 것이다. 앞으로 아프면 바꾸는 시대, 즉 이종장기가 보편화될 날이 멀지 않다. 따라서 이종장기 생산가축이나 실험용 가축 생산이 우리농촌에 신 성장 동력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고 승마인구 확대에 대비 말 생산 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섯 번째 동물복지를 고려한 축산이 돼야 한다. 최근 소비자들의 안전축산물에 대한 관심증가로 친환경 축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비해 참여농가도 늘고 있다. 동물 복지제도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우리나라도 금년 동물보호법이 국회에서 개정되어 복지개념을 도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집약축산에서 발생하는 폐해를 예방하고 가치 있는 축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축사시설 및 환경을 개선해 선진축산으로 한 단계 성숙시켜야 한다.

#축산 부정 이미지 개선 전력을

결론적으로 이제 우리 축산도 저성장시대에 맞춰 저능력우는 자율 도태하는 등 몸집을 좀 줄이고 그린경영을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는 한편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고부가가치 축산물을 생산하는 것만이 FTA라는 거친 파고를 헤쳐 나갈 수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정부와 농협 그리고 축산인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된다면 우리 축산이 다시 비상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는다.

엄기대 실장 <농협사료 감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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