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최규 수의학박사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조류질병과장
효과적 방역 요령
병든 가금류의 분변이나 콧물과 같은 분비물 속에는 수백만개의 보이지 않는 병원체가 묻어 있다. 이러한 배설물에 오염된 시설이나 관리도구를 통하여 건강한 닭이 질병에 노출되어 질병에 걸리게 된다.
농장의 차단방역조치는 크게 외부로부터 농장으로 유입되는 병원체를 차단하는 외부 차단방역과 농장 내에 존재하는 병원체에 의한 농장 내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내부 차단방역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차단방역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어려운 기술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농장에서 행해지는 청소와 소독을 통하여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외부병원체가 농장내로 들어오는 경로를 살펴보면 드물게 야생동물, 설치류, 곤충류 및 바람의 이동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차량과 사람의 출입 및 외부 구입 동물이 원인이다.
농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차단방역조치를 상황별로 정리해보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일상 차단방역 조치, 계사가 비워지고 신규로 닭이 입식될 때 행해지는 입식 차단방역 조치, 그리고 특별히 양계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하는 수송 차단방역 조치로 대별할 수 있다.
또한 외부로부터의 병원체의 유입을 막고, 농장내부에서 계군 및 개체간의 질병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청소와 소독을 통한 시설과 관리도구의 청결상태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예방접종은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 바이러스 및 원충에 대한 항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특정 항원을 접종하여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이다.
내 농장에 질병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차단방역, 질병이 있어도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위생(소독), 질병 감염을 예방하는 예방접종, 이 세가지가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질병이 유입되지 않도록 차단방역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가금산업은 여러 차례 반복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엄청난 피해를 경험했다. 이들 발생사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애초 발생은 철새로 의심되지만 이후 농장간 전파는 감염조류의 이동과 사람, 차량 등에 의한 기계적인 전파로 이루어졌음이 밝혀졌다. 그만큼 농장 차단방역이 허술하다는 것이다.
철새가 옮기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입 자체는 막을 수가 없지만 내 농장으로 들어오는 위험요인은 철저한 차단방역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악성전염병 뿐만 아니라 농장에 상재하는 질병들도 차단방역, 위생조치 및 예방접종을 철저하게 이행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