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소 소비활성화가 한우업계의 중요한 해결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암소는 본래 송아지 번식을 목적으로 키웠기 때문에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고기용으로는 잘 활용되지 않았다. 한 한우농가는 “일본의 경우 고베지역에서 미경산 암소를 비육해 마쓰자카 비프라는 고급육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암소의 경우 사료 급여량에 비해 체중이 작게 나가 비육용으로 사육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암소 등급별 가격차 거세우 보다 커…고급육 부가가치 유리
충분한 사육기간 확보· 비육 프로그램 체계화 필요성 강조
전문가들은 암소고기의 소비활성화를 위해서는 품질을 향상 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농가의 입장에서도 암소의 등급별 가격차가 크기 때문에 고급육을 만들어 내는데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올 상반기 가격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우거세우의 1++등급과 1+등급의 가격차가 1천578원/kg인데 반해 한우암소 1++등급과 1+등급의 가격차는 2천740원/kg으로 훨씬 크다. 그만큼 고급육 생산으로 인한 소득은 암소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1++등급을 생산했을 경우 암소는 1만8천114원/kg을 받지만 거세우는 1만7천330원/kg을 받았다.
부가가치 면에서 거세우보다 암소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등급이 낮아지면 암소의 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올 상반기 암소 3등급의 가격은 kg당 7천959원, 거세우 3등급은 kg당 9천189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1++등급과 3등급의 가격차가 암소는 1만155원/kg이지만 거세우는 8천141원/kg으로 상대적으로 암소의 격차가 훨씬 크다.
올 상반기 암소의 평균 도체중 314.5kg을 기준으로 산출해 보면 1++등급과 3등급의 두당 가격차는 319만3천747원에 달한다. 농가들이 암소 고급육 생산에 더욱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암소의 경우 너무 산차가 높지만 않으면 품질경쟁이 심한 고급육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한 한우전문 유통전문가는 “암소의 경우 거세우에 비해 풍미가 진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부산지역 등에서 암소 고급육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이 활성화 돼 있으며, 거세 고급육 못지않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최대 60개월령 미만의 암소를 제대로 된 비육프로그램으로 특화시키면 새로운 한우시장을 충분히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에서는 암소 고급육 생산을 위해서는 충분한 비육기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암소는 분만 후 6개월 정도를 비육해 출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고급육 생산을 위해서는 최소 8개월에서 10개월 이상을 비육해야 고급육 출현율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축산과학원 한우시험장의 장선식 박사는 한 교재에서 “엄밀히 말하면 암소로부터 나오는 수익은 송아지라를 과실 외의 부가소득으로 보기 때문에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또한 엄연한 농가수익이니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조속히 암소비육에 대한 기초가 정립되야 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