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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꿀 생산중지·국산꿀 독보적 가치 알려야

■ 기고 / 꿀 풍년 속에 근심어린 양봉업계


조상균 조합장 <한국양봉농협>

올해 5월에는 일찍 이상고온이 찾아와 아카시아꽃이 남부와  중부 동시 개화로 흉년을 맞는가 했는데 꽃이 질 때까지 고온 현상이 지속적으로 유지돼 한곳에서 예년보다 1회 정도 많은 3회 이상 꿀을 채밀했다.
가뭄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보니 꿀 속에 들어있는 수분도 좋은 편이라서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품질이 우수한 아카시아 꿀이 생산됐다. 아카시아 꽃이 지고 난 이후에도 잡화 꿀도 기온이 높아 꿀이 잘 났고 밤 꿀은 기온이 높고 습도가 높은 불쾌지수가 높을 때가 꿀이 잘 나는데 습도가 부족했는데도 기온이 워낙 높다보니 밤 꿀 또한 잘 났다. 
그러다보니 조합에 예년에 4천 드럼 정도 들어오던 꿀이 올해는 약 9천 드럼이 들어와 쌓아 놓을 장소가 부족해 당장 창고를 지어야 할 형편이다.
그러나 시중에는 사양꿀 등 품질저하 꿀을 일부 대형할인마트나 작은 마트에서 조차 오랫동안 팔면서 국내 양봉산업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대기업이 도덕성 없이 돈만 벌겠다는 생각 때문에 소비자들은 설탕이 대부분인 사양 꿀을 싸게 파는 진짜 꿀로 오인해 사가고 결국 벌꿀이 불신 식품의 대명사가 됐다. 
더욱이 한미 FTA와 한EU FTA로 인해 약 250톤의 무관세 벌꿀이 올해부터 들어올 것으로 보여 국내 벌꿀과 판매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 생산된 양이 예년 같으면 2년 정도 팔릴 물량이 생산됐는데 이 꿀을 소진할 수 있는 길은 식약청에서 한시적으로 2년간 실시해 본 사양꿀(설탕을 고의로 주어 생산하거나 무화기 때 식량으로 준 설탕이 많이 섞인 꿀) 제도를 당장 없애고 순수한 꿀 위주로 정책을 바꾸어 소비자가 질 좋은 꿀을 먹도록 하는 것이 풍년을 맞은 양봉업계를 도와주는 지름길이라 생각된다. 
또한 오랜만에 풍년을 맞긴 했지만 모든 원자재나 기름값이 오른 상태에서 양봉농가들은 매우 어렵다. 그래도 애써 생산한 꿀 소비촉진을 위해 조금이라도 가격 할인행사를 해야 경기침체 속에서 소비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정부는 다른 축산물이나 농산물만 대량 생산되었을 때 비축할 것이 아니라 벌꿀도 처음으로 대량 생산되었으므로 이중 일부를 비축해 어려운 양봉업계를 도와주어야 하겠다.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은 UMF라는 등급을 표시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항산화 물질의 함량에 따라 10, 15, 20, 25, 30 단위로 등급을 매겨 신뢰 받는 제품을 만들어 가치를 몇 배 높여 세계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제도다. 우리나라의 밤 꿀이나 감로 꿀에는 마누카 꿀 이상의 항산화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러한 가치가 소비자들에게 인식이 안 돼 있어 가격도 마누카 꿀보다 몇 배 낮게 팔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벌꿀 검사는 지금과 같이 여러 곳에서 검사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인정하는 축산물품질평가원 같은 기관에서 전담토록 하여 신뢰를 쌓고 자조금을 활용해 홍보하면 빠른 시간 내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다. 
또한 FTA 협상으로 개방화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이 불신하는 식품 중에 대명사로 낙인찍힌 벌꿀의 품질을 강화하여 차별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국토에서 생산된 벌꿀이나 로열젤리나 프로폴리스가 맛과 향과 약효도 좋기 때문에 수입제품과 가격 경쟁은 어렵더라도 품질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일본은 우리나라 아카시나무 같은 주 밀원이 없다보니 생산량이 적어 꿀벌 사육군수가 우리나라 사육군수의 1/8 수준인 20만군 밖에 안 되어 사과나 딸기나 참외 하우스에 벌 한통 임대하려면 우리나라 돈으로 40만 원 이상을 주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원예 농가들은 10만 원 미만에 수십만 군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양봉농가 때문에 원예농가들의 생산비가 낮다는 계산이 나온다.
개방화 시대를 맞아 꿀벌이 적정한 사육군수가 유지되어야 매년 6조원 이상의 화분매개 가치를 과수나 원예 농가들에게 해줄 수 있고 자연 생태계 보존도 할 수 있어 대량 생산된 벌꿀 판매를 위해서 정부가 일부 비축해주고 사양 꿀 판매 중지를 위한 특단의 정책을 펼쳐 줄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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