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축산경제가 축산물 산지가격 하락과 소비침체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의 경영안정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남성우 농협축산경제대표는 지난 9일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사료비는 덜 들고, 축산물 판매가격은 더 받을 수 있는 내용을 주요골자로 한 ‘농협 축산농가 경영안정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농가경영안정 지원대책은 사료가격 안정대책, 어미가축 감축과 축산물 소비촉진 병행추진, 판매농협 역할 강화, 위생안전관리체계 구축으로 국내산 축산물 신뢰 제고 등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남 대표는 “축산물 산지가격 하락 장기간화로 농가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고, 농가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축산업 발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영안정 대책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축산농가 경영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소비자에게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제시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은 가축생산비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사료비의 부담 완화와 생산 감축·소비촉진을 통한 가격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 가지 추진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료가격 안정대책=해외 사료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국내산 조사료 유통을 활성화한다. 올 7월 완공되는 중국 사료공장과 내년에 설립 추진할 인도네시아 타피오카펠렛 사료원료공장을 통해 해외사료자원 개발을 적극 추진한다. 러시아 연해주 옥수수농장 개발도 추진된다.
또한 미국 현지 조사료 공장인 NH-HAY를 통해 직수입 물량을 올해 10만톤으로 늘린다. 이럴 경우 연간 200억원 이상의 조사료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사료 거점조합 육성을 통해 2017년까지 국내산 조사료 생산량을 120만톤, 생볏집 유통물량도 20만톤으로 현재보다 두 배 늘린다. 이를 위해 농협축산경제는 거점조합 육성자금 400억원과 유통활성화 지원자금 200억원 등 총 600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정부의 특별사료구매자금 1조5천억원에 대한 농가 금리부담 완화를 위해 농협은 자체 예산으로 금리 1%를 농가 대신 직접 부담한다. 농협사료 이용 농가만이 아닌 구매자금을 쓴 전국의 모든 농가를 대상으로 연간 150억원에 달하는 금리 1%를 부담해주겠다는 것이다.
▲어미가축 감축 및 소비촉진 캠페인=생산과 수요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어미가축 감축과 소비촉진 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한다. 정부 대책과 연계해 한우암소 20만두와 어미돼지 10만두를 감축해 축산물 공급과잉 구조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축제 및 계절과 연계해 매월 축산물 할인판매를 진행한다. 5월에는 19일까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우리한우 대축제’를 전국 농협판매장 300여 곳에서 30~61% 할인된 가격으로 실시하고 6월에는 ‘축산물 브랜드 특판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판매농협 역할 강화=직거래장터와 소비지 판매장을 대폭 확충하고,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에 축산물코너를 설치해 언제 어디서나 값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대도시 중심으로 축산물 전문판매점을 2016년까지 1천600개소로 현재보다 1천개소 늘리고 소규모 매장은 신개념의 칼 없는 정육점 형태로 운영해 위생적인 포장육 유통 활성화를 추진한다. 축산물 이동판매차량을 2016년까지 78대에서 100대로 늘려 이동차량을 이용한 직거래 판매도 연간 8천500회 이상으로 확대한다. 축산물코너를 운영하지 않고 있는 조합 하나로마트에는 축산물코너를 신규 설치토록 지도하고, 현재 149개에 달하는 마트 내 임대·위탁 정육매장은 농협 직영으로 전환한다. 직거래를 통한 산지·소비지 가격연동체계를 구축해 유통마진을 최대한 낮춘다는 복안이다.
▲국내산 축산물 신뢰 제고=축산물안전지킴이(Inspector)와 축산식품안전관리본부를 신설해 일관 위생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한다. 축산물안전지킴이를 통해 도축-가공-판매 등 축산물 유통단계별 상시 감독시스템을 가동한다. 농협계통매장에 대한 위생안전 점검 및 교육도 강화된다. 판매장 위생 점검 및 지도를 연간 1천개소 이상 실시하고 종사자 위생안전 순회교육도 연간 2천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한우 DNA·항생제 검사 대상 매장도 1천개소로 확대한다.
특히 축산식품안전관리본부를 신설하고 농협 전체 계통 판매장에 대해 HACCP 인증을 추진한다. 현재 30.6%인 HACCP 적용 사업장을 2016년까지는 100%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