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계기로 본 축산/ 협동조합
한국축산의 발전사에서 협동조합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지대한 기여를 해왔다. 부업축산에서 전업축산으로 축산농가들이 규모화되고 정예화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협동조합은 지도경제사업을 통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신용사업으로 얻어진 자금력도 협동조합이 축산발전을 견인하는데 한몫했다. 농협축산경제(대표 남성우)와 일선축협은 한국축산이 농촌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발전해 오는데 때론 버팀목으로, 때론 디딤돌로 뒷받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계기로 본 한국축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의 대미를 협동조합으로 마무리한다.
>>농협축산경제 조직과 사업 변천사
# 조직으로 본 농협축산경제
▲전업축산시대 이전=이 땅에서 축산분야 협동조합의 역사는 멀리 보면 일제강점기인 1911년 일본이 밀양과 언양에 조직한 축산조합, 그 후의 축산동업조합까지 거슬러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진 축산협동조합은 1952년 가축보호를 위해 전국 153개 시군에 본격 설립된 축산동업조합이 사실상 최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958년 농협법에 따라 시군조합, 축협, 원예조합을 회원으로 농협중앙회가 출범하면서 지금의 농협축산경제의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농협중앙회에는 축협담당부서가 없었다. 1962년 12월 2차 기구개편 때 판매부에 축산과를 설치했지만 그마저도 3차 기구개편 때 부서가 폐지됐다. 1966년 축산개발부가 신설돼 축산개발과, 사료자재과를 두고 서삼릉목장과 한독목장, 가축인공수정소를 담당하게 됐다. 1972년엔 축산개발부가 폐지되고 신설된 특수조합부에 축산과를 두었다. 이 때 배합사료공장을 부산에 건설했고, 1974년에는 축산물공판장과 고창에 시범양돈장이 신설됐다. 1977년 특수조합부가 축산원예부로 개칭되면서 축산물유통과, 축산과, 사료과가 생겼다.
이런 가운데 국민소득이 500달러서 1천 달러로 넘어가면서 축산물 수요가 급증하자 농수산부는 1977년 5월 축산진흥사업단의 준비작업에 착수, 1978년 4월 축산진흥회가 발족됐다. 더 이상 부업축산이 아닐 정도로 전업화되기 시작한 농가에 대한 축산기술지도 등 지원대책에서 미곡을 중심으로 한 경종농업의 농협중앙회가 한계성에 부딪친 것이 이유였다. 정부는 1980년 축협법을 제정, 1981년 1월1일 농협중앙회의 회원조합이었던 100개 축협과 축산진흥회를 통합한 축협중앙회가 탄생됐다.
미곡 중심 농협 축산지원 한계 부딪쳐
1981년 축협중앙회 출범 전업축산 선도
2000년 다시 통합, 농협축산경제로 새출발
10년새 사업실적 45% 증가 자립경영기반 구축
생산 유통 대부분서 시장 점유율 1위 자리 지켜
▲축협중앙회=축협중앙회 설립사무국은 축산진흥회에 있었다. 설립사무국은 농협의 축산관련 업무 전반과 회원축협 인수 작업을 진행했다. 축협중앙회는 출범 당시 임원 7명, 직원 823명, 3실8부17지사무소 체제를 갖췄다. 기획실, 감사실, 비서실, 총무부, 지도부, 진흥부, 조사부, 구매부, 판매부, 군납부, 금융부가 그곳이다. 지사무소는 도출장소 6개와 서울공판장, 시범목장, 인천과 부산, 군산사료공장, 가축개량사업소, 인천사업소, 부산사업소, 전주사업소, 시범양돈장, 사료검사소 등이다. 회원축협은 92개 지역조합과 8개 업종조합으로 출범했다. 회원조합은 이 후 1983년 143개로 늘었다.
중앙회 조직은 1986년 6실9부1국35과로 늘어나는 등 출범 이후 90년까지 19차에 걸쳐 개편해 본부에 6실13부2단, 부서소속 3단48과를 구성했다. 지사무소는 시도지회 10개, 금융점포 48개, 공판장 등 사업소 8개, 사료공장 8개 등 68개를 뒀다.
축협중앙회는 은행법과 한국은행 개정 시까지 유보됐던 신용사업을 1983년 6월 은행감독원의 금융점포 설립인가에 따라 12월1일 여의도에 첫 영업점포를 열었다.
협동조합의 주인이 대표를 뽑는 제도전환도 있었다. 축협법 개정에 따라 1989년 3월8일 청주축협을 시작으로 1990년 3월27일 경기 광주축협 조합장 선거까지 1년 동안 전국 165개 축협의 민선조합장 선거가 끝나고, 중앙회는 1990년 3월27일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 4월13일 민선 임원 선거를 실시했다.
▲농협축산경제=1990년대 축산발전을 선도해오던 축협중앙회는 비등해진 협동조합 개혁여론에 밀려 뼈아픈 시련을 맞는다. 결국 2000년 7월1일 축협중앙회와 농협중앙회가 합쳐져 새로운 통합농협이 출범했다.
통합직전 농·축협중앙회 기구는 48부4처5분사26지역본부(도지회), 918개 금융점포, 82사업소였다. 이 중 본부 부서 12개, 지역본부 10개, 금융점포 44개, 경제사업장 2개를 줄여 통합농협은 39부1처5분사16지역본부, 874금융점포, 80사업소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축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지도관리기능은 농협의 신용부문과 교육지도부문으로 흡수됐고, 경제사업은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부문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농협축산경제 시대의 출발점이다. 통합 과정에서 축협중앙회를 떠난 임원 및 집행간부는 25명. 2000년 6월말 4천26명이었던 축협중앙회 직원 중 909명이 조직을 떠났다. 2004년 농협에 남은 인원은 1천300여명에 불과했다. 2012년 3월 축산경제 인원은 737명으로 농협중앙회 전체 1만3천685명 중 5.4%의 비중을 보였다. 올해 정원은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됐다.
축산경제 본부부서는 2000년 7월 축산기획부, 축산개발부, 축산유통부, 한우낙농부, 중소가축부, 육가공분사, 계육가공분사, 유가공분사, 사료분사 5부4분사 체제로 출발했지만 몇 번의 통폐합과 매각 등 구조조정을 거쳐 2005년에는 4부3분사로 줄었다. 유가공분사는 청양유가공공장 매각으로, 사료분사는 주식회사인 계열사로 전환됐다. 남아있던 축산경제기획실, 축산지원부, 축산컨설팅부, 축산유통부, 육가공분사, 계육가공분사, 축산물판매분사 중에서 2006년 육가공과 계육가공이 농협목우촌으로 계열사로 전환됐다. 계속된 구조조정 과정에서 축협유통의 농협유통과 흡수합병, 축산물판매장 폐쇄 등의 조치가 이어졌다.
현재 농협축산경제는 축산경제기획부, 축산경영부, 축산유통부, 축산컨설팅부(축산자원국), 안심축산분사 4부1분사로 운영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전체는 36부, 농협금융지주는 8부체제이다. 2000년 통합 당시 6명이었던 농협중앙회의 축협조합장 이사는 4명(지역 2, 품목 2)으로, 축산경제대표이사 임기는 4년에서 2년으로 줄었다.
# 사업으로 본 농협축산경제
1980년 이전 부업축산시절의 농협중앙회 축산사업이나, 지도사업과 경제사업, 신용사업까지 총 망라돼 있던 축협중앙회 시절의 사업규모는 지금의 농협축산경제와 기준점을 찾아 비교하기 어렵다. 따라서 통합농협 출범 이후 농협축산경제, 즉 경제사업 위주로 사업변화를 살펴봤다.
농협축산경제는 통합 첫 해인 2000년 하반기 1조2천617억원의 사업물량을 기록했다. 사실상 원년인 2001년에는 2조6천256억원, 2002년 2조2천253억원에 이어 사료가 계열사로 분리된 2003년에는 1조4천258억원, 2004년 1조5천792억원, 2005년 1조6천734억원의 실적을 보였다.
농협축산경제 사업물량은 2009년을 기점으로 3조원을 넘어선다. 2009년 3조326억원, 2010년 3조2천712억원, 2011년 3조4천926, 2012년에는 3조7천906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과 비교하면 44.4%가 늘었다.
올해 목표는 3조8천122억원이다. 농협축산경제는 특히 당기순이익이 2000년 적자 224억원, 2008년에는 적자 1천55억원까지 떨어졌지만 2010년 적자 24억원으로 자립경영기반 구축에 성큼 다가선데 이어 지난해에는 흑자 145억원으로 우뚝섰다. 올해도 흑자경영을 위해 뉴-스타트 2013운동을 전사적으로 전개 중이다.
한편 시장에서 농협축산경제의 위치를 살펴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한우개량에선 191만2천str(100%), 젖소개량은 40만8천str(55%), 배합사료(계통사료포함) 598만7천톤(32.4%), 동물병원 98개(3%), 가축시장 80개(100%) 등에서 1위를 점하고 있다. 종돈은 10.2%의 비중으로 3위를 지키고 있다. 소 도축 45만8천두(47.3%), 돼지도축 384만1천두(27.4%), 원유집유 145만톤(68.7%), 소 소매 1조1천948억원(21.4%), 돼지 소매 7천876억원(12.2%), 축산물 군납 3천128억원(100%)등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식육가공품은 1천517억원(11.4%)으로 3위를, 벌꿀은 173억원(4.3%)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농협축산경제는 2012년 기준으로 축산운전자금 5천80억원, 젖소산유능력검정자금 120억원, 계통사료전이용자금 300억원, 농업인실익지원자금 2천300억원 등 7천800억원을 일선조합과 조합원에게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축산운전자금 6천490억원, 젖소산유능력검정자금 150억원, 계통사료전이용자금 300억원, 농업인실익지원자금 2천540억원 등 지원규모를 9천48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해 교육지원사업비로 238억4천200만원을 지원한데 이어 올해는 243억9천400만원이 지원될 예정이다.